( 출처=블룸버그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지난 1년간 전 세계 150개 도시 중 128개 도시의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이 중 43개 도시는 두 자릿수 폭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포모’(FOMO)심리에 충동 받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택 투기 광풍에 뛰어들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Fear Of Missing Out'의 머리글자를 딴 FOMO는 다른 사람은 모두 누리는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걱정하고 불안한 마음을 갖는 상태를 지칭한다.

라이오넬 로랑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최근 “뉴질랜드 부동산의 혼란, 밀레니얼 세대의 FOMO”란 글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로랑은 “지금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부양책, 생존주의, 주거 공간 확대라는 투자심리가 팽배해 어떠한 경고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부동산에 덩거스(Dungers)라는 주택용어가 등장했다. 황폐하고, 무너져가는 주택을 의미한다. 지난 1월에 180만 뉴질랜드 달러( 미화 130만 달러, 약 14억원)에 매매됐다. 블룸버그 경제분석팀에서 왜 뉴질랜드를 6월에 가장 위험한 부동산 지역으로 선정했는지를 알려주는 근거이다.

로랑은 “집을 사는 데 하자도 따지지도 않고, 가격도 불문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따라서 정책 당국자들이 상세히 주시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뉴질랜드만의 일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5조4000억 달러( 약 6182조원)의 여유자금이 휩쓸고 다니고 있다. 여기에 주거 공간을 넓히려는 욕구와 투자 욕망이 엉켜 있다.

부동산 업체인 나이트 프랭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이후 1년간 세계 150개 도시중 128개 도시의 주택값이 상승했다. 이중 43개 도시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상승률의 두 배 이상이다.

로랑은 “수년간 기회를 놓쳤다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택 사다리에 뛰어들어 부의 단계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투기적 열정과 심지어 절망감도 표출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20개 부동산 시장은 이미 임대료 또는 구매자의 소득이 감당할 수 있는 20년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부동산 광풍은 호주의 한 주택경매에서 중국 심천 투자자에게 입찰 보증금 1백만 위안과 신용보증서 제출까지 요구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로랑은 “감당할 수 없는 주택 가격에 시달리는 국민은 임대료 정책 등 효과가 작은 대책에 분노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비록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나, 결국 집을 더 많이 짓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도시 전문가들은 사무실 공간을 줄여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내놓고 있다.

로랑은“최근 은행들의 대출 관행이 느슨해지고 있는 점은 감독 당국이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미국의 4대 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수준으로 대출을 늘린다면, 즉 예대 비율을 80%까지 올린다면 추가로 풀릴 자금은 2조1000억 달러( 약 2400조원)에 달한다. 그중 일부라도 주택 시장에 흘러들어 온다면 쌓여 있는 저축자금과 합쳐 부동산 시장은 다시 한번 들썩거릴 가능성이 있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