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미국 경제에 대해 확장 국면이 진행 중임을 믿고, 채권을 매도하라고 모건스탠리 증권이 18일(현지 시각) 주문했다. 다만, 이번 경기 사이클은 과거와 달리 “더 화끈하지만, 더 짧게 끝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앤드류 시트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가 과거 경험을 떠올려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기 위해 ‘정상’이라는 개념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과 관련, 추락과 상승이 전통적인 ‘재설정’을 벗어나면서 정상적인 사이클 여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시트에 따르면, 지난 2003~2007년의 사이클은 1930년 대공황 이후 최대의 은행·주택 위기로 파국을 맞았다.세계를 뒤흔든 대금융위기다. 그에 앞서 1992~2000년의 사이클은 엄청난 주식 거품을 쌓다가, IT 붕괴라는 비참한 결말로 끝났다. 거기에 엔론 회계 사기까지 가세하면서 증시는 처참하게 난도질당했다.

이처럼 발생할 때는 기억의 거친 가장자리에 놓여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매끄럽고 부드러워진다. 마치 정상 사이클인 것처럼. 사이클의 정상을 규정화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그럴듯하다. 그러나 현실 속에선 쉽지 않다. 그 세계에서는 오리처럼 걷고, 오리처럼 꽥꽥거리는 것이 정상일 수 있다. 지금 미국 경제에서 나타나는 현상들도 정상일 수 있다. 지금까지 일들이 '정상' 사이클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면,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시트는 “전염병 역사상 최단 시간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추락한 경기였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으로 극적으로 탈출했다. 시트는 “가장 주목할 점은 회복의 진행 속도”라고 지적했다. 경제 활동 저점에서 올라온 지 겨우 16개월 지났음에도 이미 사이클 중반부에 올라왔다. 이런 신속한 회복 현상은 지난 2004년 상반기와 유사하다. 그 당시에 상승장이 뒤따라왔다.

시트는 이어 “일각에서 성장 공포를 제기하고 있으나, 세계 경기 회복론을 고수한다”라고 밝혔다. 거시 지표, 시중 크레딧 사이클 등 10가지 항목으로 구성한 자사의 사이클 모델도 확장 국면에 놓여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에 ‘하강(downturn)’ 국면에 진입한 후 지난해 4월 사이클 초반부를 의미하는 ‘개선(repair)’ 국면에 들어섰다. 시트는 “이후 급속한 가속 페달을 밟아 순식간에 ‘회복(recovery)’을 지나쳐 곧바로 ‘확장(expansion)’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이례적 흐름인 점은 분명하다.

지난 1980년 이래 경기 하강이 끝난 후 ‘개선’과 ‘더 나은 여건’을 의미하는 ‘확장’국면에 도달하기까지 평균 35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저점에서 16개월만에 확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엄청난 정책적 지원 덕택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시트는 “경기 확장을 믿고 채권을 팔아도 된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화끈한 사이클이 더 짧게 끝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시트는 “사이클 주기가 짧을수록, 다른 위험자산보다 회사채 투자 시 신경을 더 써야 한다”라고 밝혔다. 회사채는 경기 확장 시 짧은 주기로 인해 차익을 누릴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다른 자산보다 조기에 하강 사이클에 노출될 수 있다. 주식의 경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 미국·유럽의 헬스케어 업종에 대해 재무구조 등 품질·저평가·저변동성 등을 고려해 선호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사이클 중반에는 유럽·일본 증시가 유리하다고 추천했다.채권시장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인 성장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시트는 지적했다. 통계적으로, 경기 확장 국면에서 미국 10년물 국채의 12개월 기준 초과손익은 평균대비 97bp 저조했다. 따라서, 자사의 미국 금리 전략팀은 미국 10년물 국채에 비중 축소 상태이다. 글로벌 자산 배분팀에서도 국채 비중을 축소했다..

( 출처=모건스탠리 )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