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 박병우 기자]일반적으로 고물가 현상이 나타나면 채권금리는 상승한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석 달째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되레 하락했다.

지난 14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5.4% 올랐다. 13년 내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또한, 가격 변동이 심한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4.5%로 지난 199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공급망의 병목 현상과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최근 물가 상승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관련 압력의 완화를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도이치뱅크 역시 모든 부문으로 강한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높은 물가 수준이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시각을 지지한 것이다. 반면,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분석가는 “수개월 이내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수 있으나, 양호한 수요는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연구원은 “연준이 시행하는 대규모 자산매입의 근거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30% 이하로 떨어졌다. 고물가 소식에도 거의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채권시장에서는 “이번에는 물가와 금리의 법칙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1995년으로 돌아가서 근원 소비자물가 4.5% 변수 하나만으로 2021년 중반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전망을 예측할 때, 어느 누가 1.30% 미만의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을지 반문하는 것이다.

그 때의 상관관계를 대입하면, 근원 소비자물가 4.5%이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7% 부근에 형성된다. 채권 전문가들은 “연준이 2008년 대금융 위기 후 첫 양적완화를 시작하고 2015년 마지막 금리 인상을 가동하면서 물가와 금리 간 고리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2021년에 물가와 금리의 연결 고리는 완전히 단절됐다고 설명했다.

( 출처=스테이트 스트리트 )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