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파이낸셜타임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감독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헤지펀드들이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소를 탈출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최근 FT에 따르면, 몇몇 헤지펀드들이 감독 당국이 규제를 바짝 조이자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소 바이낸스에 대한 거래와 기타 활동에서 손을 떼고 있다. 이미 은행과 결제회사들과 단절된 그룹에 대한 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다. 바이낸스는 홍콩의 가상자산 거물 자오 창펑이 설립한 거래소이다. 공식적으로 본사의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가상자산 전문가 타이르 캐피탈은 “익스포져(거래 활동)를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ARK36은 “세심하게 조준된 규제 공습 같다”고 표현했다. 감독 당국은 자신들의 영역 내서 미허가 사업 활동으로 가상자산이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에드 힌디 타이르 캐피탈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동시다발적인 거래소 단속 뒤에 미처 알지 못하는 숨은 악재로부터 우리의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릭 리키 ARK36 전무이사는 “규제 공습을 받은 거래소는 자본 유지를 위해 관련자들에게 적신호를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의 노출을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의 거래자들은 차입 거래를 위한 보증금 용도로 가상자산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바이낸스는 투자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신들의 코인을 빌려주고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해준다. 울릭 리키 헤지펀드(ARK36) 전무이사는 “최근 바이낸스의 영업 형태는 은행·지급결제 같은 금융권 전반의 기업들이 포함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영국·홍콩·일본의 금융 감독은 바이낸스에 대해 ‘경고와 제한 조치’를 발령했다. 또한 바클레이스, 냇웨스트, 산탄데르와 같은 영국의 대형 은행들은 소매 고객들이 거래소에 돈을 보내는 것을 금지했다. 바이낸스의 지급결제 파트너중 일부도 관계를 끊었다. 지급결제 회사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암호 금융 시스템 사이의 게이트웨이를 제공해왔다.

이처럼, 거래소에서 직접 파운드를 인출하기 어려워지자 바이낸스에서 파생상품거래를 개시할 예정이었던 헤지펀드들이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이 결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금은 바이낸스를 조금 떠나 있는 것이 최선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외에도 많은 거래소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의 파산으로 고객들은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당시 기관투자가들은 거래상대방 위험에 시달렸다. 이런 기억들이 기관투자가의 바이낸스 접근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바이낸스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관투자가의 활동이 둔화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오히려 기관투자가들은 자신들의 암호화 기술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공간에 꾸준히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당국은 바이낸스가 영업을 허가받지 않은 많은 국가의 거주자에게 서비스를 사용하게 하는 관행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당국은 자금 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소들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규제에 나서면서 자금 세탁 관련해서 번 돈을 잃을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바이낸스의 소비자 고객층은 매우 넓다. 거래소는 금융 회사들의 주요 거래처이다. 바이낸스에는 낮은 수수료와 빠른 시스템 접근 등 특혜를 제공해주는‘VIP’라고 부르는 빅 플레이어들도 존재한다. 거래소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것은 가상자산 관련 파생상품이다.

바이비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바이비트·후오비·오켁스 등 주요 거래소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 규모는 총 1조 달러(약 1,154조 원)에 달했다. 규제 공급 이후로 선물 거래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더 블록크립토는 추정했다.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오늘날 전 세계 거래의 대부분을 촉진하는 반면 유동성은 매우 빠르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선두권은 12개월에서 18개월마다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