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 홈페이지. 사진=홈페이지 캡처​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 홈페이지. 사진=홈페이지 캡처​

예전 동네 어르신들이 아이들을 만나면 즐겨하던 질문 가운데 하나는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것이었다. 이 같은 질문에 대부분 남자아이들의 대답은 대통령이나 장군, 과학자 중 하나였으며 여자아이들은 보통 선생님, 간호사를 자신의 미래로 언급하였다.

직업의 범위가 넓지 않았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는 더욱 다양해진 꿈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최근 초등학생은 운동선수, 의사, 경찰관을, 중학생들은 교사, 의사, 군인을, 고등학생들은 교사, 간호사, 군인 순으로 장래의 희망 직업을 꼽았다. 이외에 10위권 내의 희망직업으로 (유튜버로 더 잘 알려진) 콘텐츠 크리에이터, 조리사, 프로게이머 등이 순위에 오른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그만큼 다양화되고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은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고, 코로나 시대 이후 급속한 비대면 환경의 확산으로 바야흐로 디지털 기술은 청소년의 꿈에 더욱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기성세대들은 이러한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꿈이 아름답게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청소년들이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그들의 꿈과 이상을 펼칠 수 있을 때 대한민국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대한민국의 영향력이 글로벌하게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개최된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는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활동프로그램을 한 자리에 모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청소년 축제인데, 최근의 프로그램을 보면 디지털 대전환이 이미 청소년에게 자리잡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작년 주제는 ‘청소년,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을 열다’로, 우리 청소년들이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등 시대적 과제에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소통·활동의 장이 마련된 바 있다.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는 홈페이지 및 유튜브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청소년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청소년들은 참여형 가상 전시관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아바타를 생성해 가상세계 속 각 지역의 관광 명소와 맛집 골목 등을 방문하고 쉽게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한 공익재단에서 지원하는 디지털 전환사업에서 나온 젊은이들의 목소리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새로운 사회를 위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상에서 더 많은 교육참여자들과 만나고 싶어요.”, “사회문제로 이슈화되는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더 많은 시민의 의견을 모아 보고 싶어요.”, “현장의 강연, 세미나, 인터뷰들을 영상으로 송출하여 더 많은 사람에게 우리의 모습을 알리고 싶어요.”, ”수중촬영을 통해 해양생태계와 관련된 우리의 활동들을 단순히 종이가 아니라 영상, 온라인데이터로 아카이빙하고 싶어요.”

젊은 세대의 열망은 디지털 기술 등이 뒷받침되면 그만큼 수월하게 달성될 수 있는 디지털 중심의 시대적 배경이 도래했다고 하겠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동일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유럽연합(EU)은 2019년 디지털 청소년 사업 (Digital Youth Work)에 대해 기존 청소년 사업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라고 정의 내린 바 있다.

이제는 청소년들이 4차산업혁명의 물결과 디지털 대전환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된다. 본 고에서는 디지털 대전환과 청소년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청소년 활동에 대하여 몇 가지 제언과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첫째, 청소년들의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및 디지털 활용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고도화가 요구된다. PC 기반 콘텐츠에서 모바일로, 또 3D에 인공지능(AI)이 가미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활용하고 또 이를 전파하는 데에 필요한 청소년들의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맞춤형 디지털 전환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농업을 하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날씨와 습도, 일조량, 토양 등의 데이터를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받아 실시간 진행하는 빅데이터 분석, 모바일 스마트폰 기반 작물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재배하는 스마트팜의 구성, 스마트 재배를 위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 활용법 등의 맞춤형 교육은 스마트 농업 분야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줄 것이다.

또한, 유튜브 등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은 포토샵 등의 그래픽 툴, 영상 제작 및 편집, 자막 삽입 등의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맞춤형 디지털 콘텐츠 교육이 필요하며 이러한 맞춤형 디지털 리터러시를 확보할 수 있는 보다 세분화되고 실질적인 디지털 대전환 관련 교육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디지털 대전환에서 소외되는 청소년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젊은이들 누구도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의 물결에서 소외되거나 도태되면 안 될 것이다. 학교와 국가가 지원하는 청소년 활동 등을 통해 청소년 모두가 디지털 대전환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와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지능정보사회로부터 소외되는 청소년들이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가급적 많은 사람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 중심의 청소년 교육과 활동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최근 국내 한 지자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4차산업 교육을 확대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이 로봇, 드론 등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소년 에듀투어'를 기획하고 시행하였다. 이러한 투어 및 활동은 디지털 포용으로 가는 청소년 활동의 좋은 시도라고 보여진다.

셋째,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과 교류협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과 채널 등을 만들어 자극적인 콘텐츠를 통한 왜곡된 글로벌 경험이 아니라, 비슷한 또래 친구들인 다른 나라 청소년들과 쉽게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AI 기반의 언어 통·번역, 이미지 자동 인식 기능 등등이 제공되는 클라우드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공하여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세계를 경험하고 웅지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디지털 대전환에서 자연스럽게 제공해주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소년 진로를 위한 현재 제공되고 있는 진로와 진학 관련한 정보이다. 진로와 진학에 관련된 정보 중심의 진로정보망 커리어넷, 미래 세대를 위한 진로 체험을 제공해주는 꿈길, 자신의 진로를 창의적으로 개척한 선배들이 직접 멘토링 수업을 실시하는 원격 영상 진로 멘토링, 온라인 창업 체험교육 플랫폼 옙, 진로 직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워크넷 등이 현재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진로와 진학 관련 사이트들은 앞으로 더욱 고도화되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보다 편하게 진로와 적성 등을 발견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의 꿈이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보다 쉽게, 보다 편리하게, 또 보다 효과적으로 세계 만방에 펼쳐질 수 있는 진정한 ‘K-청소년 디지털 시대’가 빨리 전개되어 우리 청소년들이 꿈이 모두 이루어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손연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1958년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그후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사회학과 학사를 거쳐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학과장을 거쳐 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소장으로 근무했다. 특히 한국정보문화진흥원(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을 연임한데 이어 ICT 폴리텍대학 학장 과 행안부 산하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원장도 역임했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과 한국정보통신보안윤리학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다.

 


주간한국 편집부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