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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노사관계, '태풍의 눈'으로

날씨변화가 심하다. 겨울옷을 집어넣었다가 다시 꺼내입을 정도다. 그러나 계절의 질서야 속일소냐. 봄은 역시 봄일 수 밖에 없고 서울인근에서의 봄다운 봄은 이번주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것 같다.

요즘 경제계의 분위기가 날씨같다. 풀리는듯 싶다가도 꼬이고, 겉으로는 분명 해결된 것 같은데 속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한치의 진전도 없다. 풀린듯 만듯한 경기가 그렇고 해당 그룹간, 정부와 재계간 벌이고있는 기업구조개선작업과 빅딜이 그렇다. 지난주와 이번주에 걸쳐서는 여기에 통상문제가 가세했고 노동계의 움직임도 경제계 최대 복병중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 현안 역시 이번주중 큰 고비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적으로 가장 앞서 해결방안을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빅딜이다. 삼성차에 대한 삼성과 대우의 빅딜이 지난주 양대그룹 총수간 담판으로 실마리를 찾은데다 4월10일로 예정된 정부 재계 간담회를 앞두고 정부의 직간접적인 해결압박이 해당 기업들에게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 해결의 출발은 현대와 LG간 반도체빅딜이다. 이는 현재 주식가치에 대한 평가를 놓고 양 그룹이 한치의 양보도 하지않아 완전 교착상태다. LG는 최소 3조원은 받아야겠다는 입장이고 현대는 1조2,000억원을 크게 넘을 수 없다고 주장, 양 그룹의 가격차가 1조원 이상에 달한다. 중대결단을 하지 않는한 도저히 접점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양 그룹을 둘러싼 전반적인 분위기로 미루어 반도체 빅딜은 상당부분 의견접근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우기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주 “현대측이 가격에 대해 신축적인 입장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취지의 공식 발언을 함으로써 반도체 빅딜에 대한 정부의 의도를 짐작케 했다. 청와대쪽도 정부 재계 간담회 이전에 반드시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빅딜 역시 양 그룹 총수간 담판을 통해 해결되고 그 시기는 이번주와 내주중일 것으로 예상된다.

빅딜에 다소 훈풍이 일고 있다면 노동계의 움직임은 찬바람의 진원지다. 본격적인 춘투시즌을 앞두고 경영계와 노동계간 갈등은 이미 수면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노조전임자의 임금지급 처벌조항 삭제와 고용안정협약 체결 문제 등에서 노사간 대립이 치열하다.

양대노총, 매주 장외집회 공식선언

사용자측을 대표하는 경제5단체장은 3월2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만나 정부의 노조달래기식 노동정책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노조 전임자의 임금지급에 대해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특히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처벌조항 삭제는 무노동 무임금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조전임자의 급여지원을 올부터 매년 30%씩 삭제해 2002년에 완전 중단한다는 것이 사용자측 입장이다.

노동계의 입장은 다르다. 특히 양대노총은 정리해고로 이어지는 구조조정 중단과 임금삭감없는 근로시간 단축, 사회안전망확충, 노조집행부 임금지급 금지조항 삭제, 산별교섭체제 인정 등을 강력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의 이같은 요구는 그러나 사용자측은 물론 정부에서조차 반발이 커 협상여지가 그만큼 없는 상태다.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양대노총은 이미 대규모 집회를 가졌고 4월중에는 거의 매주 번갈아가며 장외집회를 열겠다고 공식 선언해놓고 있다. 가동정지 상태에 빠져있는 노사정위원회의 정상화도 불투명해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게 됐다. 결국 노사관계는 회복국면에 접어든 국내 경제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태풍의 눈일 것 같다.

3월27일부터 시작된 국내 유가인상 움직임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10년만에 복부인이 나타날 정도로 불이 붙은 부동산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관심사다. 더우기 올 1·4분기가 마무리되면서 이번주와 내주에 걸쳐 올해 경제정책 및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와 성장 수출 국제수지등 경제 전 부문에 대한 각계의 활발한 평가가 있을 전망이다. IMF 2년차에 대한 1차 성적표가 나오게 되어 있다.

이종재·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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