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이 도난당했던 롯데그룹 신격호회장의 선친 신진수(辛鎭洙)씨의 묘터를 다른 곳으로 옮길지에 대해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기존 묘터가 ‘명당’ 으로 알려져 범인검거후 장례문제가 새로운 관심사항으로 떠올랐다.

묘터는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물줄기가 발아래서 굽이치고, 뻗어내린 문수산 줄기가 양팔로 안은 듯해 득수(得水), 발복(發福),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의 명당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신회장 동생들은 장례일정과 더불어 묘터를 옮길지를 논의하고 있으나 장자인 신회장이 귀국한 후에야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 살고 있는 신회장 친인척들중 일부는 “한번 파헤쳐진 묘터는 기(氣)가 다한 것” 이라며 묘터를 옮기는 것이 옳지않겠느냐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들은 “유족이나 친인척들이 도굴된 묘터쪽을 바라볼 수나 있겠느냐. 주변에 좋은 땅이 많기 때문에 묘를 옮기는 것이 좋겠다” 고 말했다. 묘터가 아무리 길지(吉地)라 하더라도 본의 아니게 망자를 볼 면목이 없는데다 이미 명당으로서의 기운이 다했기 때문에 옮겨야 한다는 분위기다. 만약 묘터를 옮긴다면 현 위치에서 가까운 곳이 적지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또 일부에서는 “꼭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아도 현 묘터에서 방향과 위치만 약간 옮겨 다시 매장해도 된다” 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또 다른 일부에서는 “묘터를 옮기는 것은 좋은 날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일단 다시 매장했다가 길일을 잡아 양친을 함께 이장하는 것이 좋다” 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이름있는 풍수지리가나 지관들과 함께 이장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울산=박재영·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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