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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본격 기지개인가, 이상열기인가"

3월4~6일 올들어 처음 실시된 서울 동시분양 아파트 청약은 한마디로 ‘인기폭발’이었다. 예상을 뒤엎고 평당 1,000만원이 넘는 고급 아파트가 모두 1순위로 마감됐고, 일부 아파트는 최고 1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당분양가가 1,000만원이상인 서초구 롯데아파트는 전평형이 1순위에서 평균 2.89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분양가가 7억9,300만원인 75평형의 경우 모집인원 79가구를 훨씬 넘는 223명이 몰렸다.

124가구를 분양한 현대건설의 광진구 자양동 아파트는 34평형이 11.1대1, 36평형과 30평형도 각각 9.8대1, 10대1을 기록했다.

최근들어 아파트 분양시장이 이상 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조합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고 청약접수를 위해 도심 한가운데서 밤샘 줄서기까지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조차 “예상밖”이라며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다.

청약열기는 특히 조합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말 관련법 개정으로 청약통장이 없어도 기간에 관계없이 무주택자이기만 하면 청약자격이 주어지는등 조합아파트의 문호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조합아파트 청약열기, 접수위해 밤샘까지

2월24일 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뒤편 하이트 맥주 공장부지에 지어지는 대우드림아파트 조합원 모집현장에는 밤새 몰려든 수천명의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26일부터 선착순으로 시작되는 조합원 신청 접수를 위해 23일 오후부터 사람들이 몰리더니 이틀전인 24일에는 끝이 안보이는 장사진을 이룬 것이다. “앉아서 수천만원을 버는데 이틀 밤새는 것쯤은 일도 아니지요.”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한 시민의 말이다.

이날 현장에 왔다 발걸음을 되돌린 시민, 구경인파까지 합할 경우 3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린 것으로 현장관계자는 추산했다. 일부 시민들은 텐트를 치고 이불까지 준비해 새우잠을 청하는가 하면 가족들이 벌갈아가며, 혹은 밤샘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해 줄을 사수했다. 새치기를 막기 위해 평형별 대표자가 번호표를 선착순으로 나눠주고 매시간 이를 확인하는 등 감시와 경계도 철저했다.

대림산업이 2월22일 접수를 시작한 경기 군포시 산본 대림아파트 조합원 모집에도 1,000여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청약 시작 1시간여만에 분양이 마감됐다. 이들 신청자 대부분은 20일 모델하우스 개관 직후부터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틀밤을 노숙한 ‘노력’끝에 끝에 성공했다.

폭발적인 인기의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조합아파트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영등포 대우드림아파트의 경우 33평의 분양가가 1억4,000만원대로 주변 시세에 비해 3,000만원 이상 싸다는 것이 대우측 설명이다. 특히 대우아파트는 아파트부지 주변의 교통여건과 입지여건등도 뛰어나 높은 관심을 얻었다.

신규건설 아파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는 동안 기존 아파트의 매매 및 전세가격도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아파트 매매가격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의 90%수준, 전세가격은 90~100%수준까지 회복됐다.

서울지역 아파트분양가도 ‘기지개’

주택은행이 최근 발표한 ‘2월중 도시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도시의 전세가격은 지난해 12월 0.3%, 99년 1월 2.1% 오른데 이어 2월에도 전월 대비 2.8% 상승해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전세값이 3.6%로 가장 많이 올랐고 중소도시는 2.7%, 광역시는 2.3% 뛰었다. 전국의 주택매매가격도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3개월째 계속됐다.

그러나 기존 주택시장은 신규 시장에 비하면 다소 주춤한 상태.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사장은 “작년 연말까지 기존 주택시장이 상승기였다면 현재는 분양권 전매, 세제혜택이 있는 신규분양 시장이 뜨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이 과열되면 조만간 분양가가 오르고 다시 투자자는 기존 주택시장으로 몰리게 될 것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한단계씩 올라가는 계단식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 분양권가격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문업체들에 따르면 1월말에서 2월말사이 서울 마포 강남 영등포 강서구 등에서 아파트 분양권 가격이 500만~1,000만원가량 올랐다. 마포구 대흥동 태영아파트 32평형은 1억9,500만원에서 2억1,500만원으로 2,000만원 올랐고, 강서구 신정동 서강 LG아파트 25평형은 1억3,500만원에서 1억4,000만원으로 올랐다.

올들어 법원경매나 성업공사 공매에서도 한동안 시들했던 상가나 근린 생활시설 물건 전원주택부지 등이 여윳돈 투자자들에게 매력있는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2월25일 성업공사 3층에서 3차례 실시된 부동산 공매장에는 2,000여명의 투자가들이 몰렸다. 상가 아파트 등 100여건이 공매에 부쳐진 이날 1회차에만 21건이 낙찰, 낙찰률 21%를 기록했다. 이는 평균 낙찰률 3~4%에 비해 4배이상 뛴 것이다.

경기회복기대, 저금리 등으로 뭉칫돈 몰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올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데다 저금리 등의 이유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조합아파트에 대한 각종 규제가 느슨해진 것을 틈탄 가수요세력들이 가세해 과열분위기를 부채질,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의 부동산시장은 내집마련 실수요자보다는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세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3월초 서울지역 아파트 동시분양에서도 대형·고급 아파트는 불티나게 팔린 반면 20~30평형대 아파트중 일부는 청약자가 한명도 없는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부동산시장을 너무 장밋빛으로만 보지말고 분양조건을 확실하게 따져보는 냉정한 투자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분양가가 싸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무조건 청약해보자는 식의 이상 열기에 휩싸인 조합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싼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비용부담이나 추가 부담금등을 고려, 분양가조건이 확실하게 유리한지 따져봐야한다고 충고했다.

남대희 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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