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부동산시장] 주민들이 직접 나서면 '기쁨 두배'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에 직접 참여해 2년만에 무려 5억5,000만원을 절감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관리비 횡령비리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수도권 아파트단지들은 관리비 거품제거에 성공, 대조를 이루고 있다. 주민자치의 성공사례들이다.

97년부터 아파트 주민자치운동을 시작하고 있는 경기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 삼환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97∼98년 결산보고서를 받아보고 뿌듯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7년 4억1,970만원, 98년 1억3,980만원 등 2년간 총 5억5,950만원의 아파트관리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가구당(1,680가구) 33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른 아파트단지들이 관리비를 인상하는 가운데 얻어낸 성과여서 이들의 기쁨은 배로 크다.

이 아파트 주민들이 직접 아파트운영에 나선 것은 97년초 가구당 평균 15만원꼴이던 관리비가 갑자기 25만원대로 폭등하면서 부터.

이해할 수 없었던 주민들은 관리사무소에 자세한 관리비 내역을 요구했다. 이를 토대로 자체조사한 결과 청소비 소독비 등 대부분 항목에서 관리인이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으면서 거품이 더해졌음을 확인했다.

입주자 대표자 자체관리, 비리 없애

이들은 곧바로 ‘아파트관리비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를 구성, 아파트관리소장을 해임한뒤 직접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을 뽑아 자체관리에 들어갔다.

아파트 관리에 필요한 유류 자재 등을 구입할 때 주민들에게 입찰내역서를 공개, 가장 낮은 액수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했다. 일부 주민은 관리비집행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아예 관리사무소 서무일을 자원하기도 했다.

결과는 대만족. 난방용 유류를 공장도가 보다 ℓ당 10원이 낮게 구매해 2년간 2억9,038만원을 절약했다. 청소비도 평당 192원에서 133원으로 낮춰 4,389만원이 절감됐다.

또 지난해에는 기관실 전기실 관리인을 18명에서 12명으로 줄여 7,912만원의 인건비를, 전등교체까지 꼼꼼이 살펴 5,734만원을 각가 절약했다. 보험료 오물수거료에 대해서도 협상을 통해 398만원을 아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가을 중앙난방을 지역난방으로 교체하면서 32평형 기준, 고정적으로 부과되던 한달 18만원의 난방비를 2만∼5만원대로 떨어뜨려 올해도 상당액의 관리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입주자 대표 신희준(51)씨는 “관리비 절감을 위해 함께 머리를 싸매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웃간의 정도 싹텄다” 면서 “아낀 관리비로 단지안에 열린문화교실과 발레강좌 등도 개설했다” 고 자랑했다.

분당신도시에서도 아파트 절감운동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효자촌 임광아파트는 용역계약때 받는 견적서류를 동대표가 별도로 시장조사, 각 항목별 적정가격을 주민들에게 일일이 공개하고 있다. 견적서보다 몇만원이라도 할인된 가격이 아니면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기가 어려워짐은 물론이다.

이 아파트는 또 재취업 알선을 통해 경비원 48명을 16명으로 대폭 줄이고 지하주차장 사용시간을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는 통제, 범죄도 막고 인건비 전기비도 아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그래서 절약한 관리비가 지난해 1억900만원에 달한다.

이 아파트는 부녀회의 잡수익금까지 반상회때 주민들에게 공개, 잡음소지를 원천적으로 막는다.

주민들 공동체의식 회복으로 분위기 좋아져

탑마을 선경아파트도 각동별 민원함을 설치, 주민들에 의해 업무부당처리 사례나 개선사항이 접수되면 아파트발전추진위원회를 통해 즉각 조치를 취한다. 이 아파트는 올해만 시설개선 등 벌써 20여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장안타운 건영아파트도 관리사무소직원, 경비원들의 평소 친절도 등 근무실적을 주민투표에 부쳐 50명을 감축함으로써 연간 4억9,000만원의 관리비를 절감했다. 또 용역을 주던 단지내 청소업무를 직접 계약으로 전환, 실직자들을 고용함으로써 역시 2,700만원의 관리비절감을 달성했다. 이밖에 소독비를 입찰을 통해 절반으로 줄이고 각 층마다 설치된 등을 센서등으로 바꿔 1,700여만원을 절약하는 등 지난해만 모두 5억7,000여만원의 관리비를 절약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부조리조사위원회 하자보수대책위원회 등 6개 위원회를 구성, 관리사무소가 독점적으로 운영하던 아파트 관리를 일일이 챙김으로써 관리비 대폭 절감과 주민간의 공동체의식 회복을 이뤄내고 있다.

청솔마을 서광·영남아파트와 정든마을 동아2차아파트는 지하주차장과 공용면적 형광등을 격등 소등해 연 수천만원의 관리비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투명경영과 관리비절감 노력 덕분에 현재까지 분당구내 120여개 아파트 관리사무소중 경찰에 진정이 접수된 곳은 몇곳에 불과하다.

성남시는 이같은 주민들의 관리비 절약노력을 다른 지자체로 확산시키기 위해 관리비 절감사례를 수집하는 한편 주민신청이 접수될 경우 관리비 감사팀까지 파견하고 있다.

성남시 주택과 김낙중(39)계장은 “난방비 수도료 전기료 소독비 약품투입비 등 관리비로 사용되는 모든 항목을 꼼꼼이 살피면 반드시 거품이 있게 마련” 이라면서 “올 1·4분기 분당지역 5개 아파트 단지를 점검한 결과 최하 수천만원에서 최고 5억여원의 아파트 관리비 절감사례가 발견됐다” 고 말했다.

수원 삼환아파트 주민 구순연(43·여)씨는 “아파트 주민들이 피곤한 일을 기피하는 풍토 때문에 공동체의식 붕괴와 더불어 관리비 전용사례가 일어난다” 고 지적하고 “주민들이 협의를 통해 직접 감시에 나선 결과 관리비 절감은 물론, 이웃간의 정도 돈독히 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고 말했다.

이범구·사회부기자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권동철의 미술산책
삐따기의 영화보기
배너
2021년 06월 제2882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1년 06월 제2882호
    • 2021년 06월 제2881호
    • 2021년 05월 제2880호
    • 2021년 05월 제2879호
    • 2021년 05월 제2878호
    • 2021년 05월 제2877호
    • 2021년 05월 제2876호
    • 2021년 04월 제2875호
    • 2021년 04월 제2874호
    • 2021년 04월 제2873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호수, 기암괴석 품은 안달루시아 마을 스페인 로스로마네스& 안테케라 호수, 기암괴석 품은 안달루시아 마을 스페인 로스로마네스& 안테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