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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금융시장과 연결, 등락폭 커진다

작년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은 통계 작성이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작년 한해동안에 토지 13.6%, 주택 12.4%, 전세 18.4%나 하락했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수요 위축 요인도 있었으나, 이보다는 기업 구조조정, 도산 증가, 실업 증가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부동산 공급(매물) 확대 요인이 더 컸다. 이에 따라 주요 대도시 지역과 대형 아파트 등 기존에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도하던 상품의 가격 하락폭이 컸었다.

다만, 작년 8월 이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올해까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와 주택 가격은 1월에 1.2%, 2월에 0.2%로 상승폭이 둔화된 반면 전세 가격은 1월에 2.1%, 2월에 2.8%로 상승폭이 확대되었다.

작년에 가장 하락률이 컸던 전세가격이 올해에는 오히려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이는 전년에 금융 경색으로 인한 전세금 파동으로 이사를 미루어왔던 가구들의 이사 수요가 작년 말에서 올 초에 집중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규주택분양시장으로 수요 몰려

작년 하반기 이후 주택 부문은 급매물, 경매 등 가격 하락폭이 큰 상품들에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올해는 신규 주택 분양 시장으로 옮아가고 있다. 또 작년에는 고금리로 금융 상품의 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에 이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 상품들만 부분적으로 거래가 활성화했으나, 올해는 금리 인하 추세와 함께 점차 예상수익률이 낮은 부동산 상품에까지 투자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 정부의 주택 부문 규제완화로 분양권의 전매 제한이 완전히 사라져 소액 투자로도 단기간 내에 높은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신규 주택 분양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들의 최근 분양 아파트는 80년대말 이후 몇십대일의 경쟁을 보이는 곳도 등장했다.

이러한 올해의 신규 분양 시장의 열기가 재고 주택이나 기타 토지, 오피스, 상가 등 다른 부동산 상품에까지 확산될 것인가? 또는 금융시장 환경변화 즉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시장 진입확대, 주택저당채권(MBS)이나 부동산투자신탁(REITs) 등 선진 부동산 관련 제도가 국내에 도입되면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우선 신규주택 분양열기는 최소한 신규 분양 주택의 분양가가 주변의 재고 주택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될 때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 한 입주시까지 투자 자금의 이자를 제하더라도 차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규 주택의 분양가가 다시 상승하여 재고 주택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게 되면 분양권에 대한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부터는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도 재고 주택의 수요와 마찬가지로 향후 국내 경기나 부동산에 대한 전망, 정부의 지원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IMF로 인해서 재고 주택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금리 인하나 정부의 등록세, 취득세, 양도세 혜택이 한시적으로 주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수록 재고 주택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주택과는 달리 기존의 상가나 오피스는 침체 기간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품은 현재 초과 공급상태에 있고, 또 국내 경기 의존도가 주택보다는 높기 때문에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지 않는 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요인,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 커질 듯

다음으로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금융시장 개방이나 선진 부동산 기법의 도입, 그리고 주택 보급률의 상승 등 환경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에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 시장은 상대적으로 다른 요인에 의해서 움직여 왔으나, 향후에는 보다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움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 시장의 요인이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즉 기존에는 금리나 부동산 담보 대출 등을 통하여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이 부분적으로 연결되었으나, 향후에는 주택 저당 채권이나 부동산 투자 신탁이 도입되면 자본 시장의 기관 투자자들도 부동산 시장의 투자자로 등장하게 될 것이고,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부동산 시장도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로 변화할 것이다.

즉 부동산 가격의 회복기에도 금융권의 주요 투자자들이 투자를 회수하면 부동산 시장 회복을 지연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부동산시장 침체기에 금융권의 투자자들이 투자를 확대하면 부동산시장의 회복을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금융권의 부동산 기관 투자자들은 다른 금융 상품과의 투자 수익률을 비교하고 부동산시장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투자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수요 변화가 심한 토지나 상가나 오피스 부문 등 비주거 부문에 먼저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큰이익 노린 투자는 위험한 시대 도래

향후 주택 보급률의 상승과 정부의 주택 관련 규제의 완화, 주택 수요 등에 따라 주택 공급의 변화폭도 커질 것이다. 물론 주택 보급률이 100% 이상에 도달해도 신규 가구의 지속적인 증가나 멸실 주택 등으로 인해 신규 주택 수요는 꾸준히 있겠으나, 일년에 몇십만 가구 등 과거와 같은 정책 목표는 사라지게 될 것이고 수급 변화에 따라서는 가격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기관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 시장 진입이나 주택 보급률의 상승으로 향후 주택시장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동안에는 주택 초과 수요로 항상 오를 가능성이 있었지만, 향후 주택 시장에서는 금융 시장과의 연결되어 주택 등 부동산은 가격 등락이 큰 시장이 될 것이다.

즉 이제 부동산 투자는 과거와 같이 인플레도 헤치고 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도 이제는 안전하게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라기 보다는 리스크를 가지고 투자를 하는 금융 상품과 같은 속성을 지니게 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가격 상승의 기대로 거의 전재산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

김선덕·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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