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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DO이야기3] 북한, 직원들 통행.통신에 '민감'

케도협상에서 공로이용 문제는 해로보다 더 복잡했다. 북한측은 남북한 직항로 개설에 반대하면서 일본_북한간 전세기 항로 이용을 고집했다. 북한은 또한 남한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비행기 동체 날개부분에 그려진 태극기 표식을 지워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남한 비행기보다는 일본 비행기를 이용할 것을 권유했다.

케도로서는 일본 경유 항로를 이용할 경우 경제성이 없고 경수로 사업이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항공기를 이용한 대량 인원 수송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와 함께 비행기 동체에 그려진 태극기 표식을 삭제하라는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우선은 북경_평양노선에 정기 취항하는 북한의 고려항공을 이용하고 평양에서 선덕공항(함흥인근)까지는 북한이 유료로 제공하는 전세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북한과 타협했다.

그러나 경수로 사업이 본격화해 대규모 인원이나 물자투입이 필요해지는 시점에 가서는 남북한 직항로개설 문제를 협의하는 것으로 북한과 합의했다. 최근 남북한간 관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고 남북한간 민간차원의 교류가 활성화함에 따라 경수로 사업 목적의 남북한 직항로 개설은 한층 그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선덕공항, 관제시설 없어 낮에만 이용

북한이 경수로 사업을 위해 개방한 선덕공항은 규모가 작은 비행장으로 군용이었으나 민용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공항에는 관제시설이 없어 야간 비행이 불가능해 주간에만 이용되고 있다.

북한은 선덕공항을 경수로 사업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사용하기 위해 외국회사와 합작으로 선덕공항 시설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케도인원이 북경에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면 북한측이 준비해 놓은 전세기로 선덕공항으로 가게된다. 공항에서 경수로 건설현장까지는 차량이나 기차 편으로 이동한다.

북한측은 대개 야간에 이동하도록 교통편을 주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낮에 선덕공항에 도착하면 인근 마전휴양소에 가서 저녁이 될 때까지 기다리도록 되어있다.

마전휴양소는 평양에서 340km, 함흥에서는 24km 떨어진 동해안 해변 휴양지로 20여개의 단독 주거시설이 해변을 따라 산재해있다. 해변 길이는 1km, 폭은 50m 정도로 모래가 곱고 깨끗한데다 주변 풍광이 수려해 휴양지로서 손색이 없다.

금강산 관광사업에 이어 백두산, 칠보산 관광사업 추진설도 우리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 여름 휴가철을 위한 마전 관광사업도 언젠가는 추진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선덕에서 마전으로 가자면 함흥과 흥남을 지나도록 되어 있다. 함흥과 흥남은 일본 식민지 기간중 공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과거 일본이 함흥지역에서 핵 개발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최근 미국 역사 학자에 의해 제기되었다. 미국의 역사학자 Robert Wilcox는 최근 발간한 저서 ‘일본의 극비 전쟁(Japan's Secret War)’에서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일본은 미국의 맨해튼 원폭개발 계획을 탐지하고 자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궁화위성 통한 독자 통신망에 민감한 반응

그는 미국 공군기의 일본 본토 폭격으로 핵무기 개발 연구가 지장을 받게 되자 일본 군부는 미군의 폭격 대상지역이 아닌 한반도 지역으로 핵무기 개발 연구시설을 이전키로 하고 농축 우라늄 생산에 많은 전기가 필요하므로 당시전력이 풍부한 함흥지역으로 연구시설을 옮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폭개발에 먼저 성공한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함으로써 일본은 항복했지만 항복하기 수 일전 일본 연구팀도 함흥지역 지하장소에서 원폭실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항복으로 북한지역에 진주한 소련군은 함흥지역에 남겨진 일본군의 연구시설을 모두 뜯어 소련으로 가져갔으며 이것이 소련의 핵무기 개발에 도움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Wilcox의 주장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 대가로 추진되는 경수로 사업이 과거 일본의 핵 개발설과 관련된 함흥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연치고는 흥미있는 면이 있다.

통행로 문제와 함께 통신망 확보 문제에 관한 북한과의 협상도 쉽지는 않았다. 수백명의 남한 기술인력이 경수로 건설 현장에 체류하게 되는 상황에서 상시 통신망 확보는 북한에 체류하는 우리 인력의 신변 안전 확보 면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였다.

북한은 케도가 무궁화 위성을 이용한 독자 통신망을 갖는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 체제의 특성에 비추어 북한 당국은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대사관이나 국제기구 대표사무소에 대하여만 북한의 통제가 불가능한 통신망을 허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케도의 독자 통신망 요구에 대해 북한은 첩보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협상결과 공사 초기 단계에서는 이용가능한 북한 통신망을 이용하되 경수로 건설 현장에서 남한으로 직접통화가 가능하도록 일본을 경유하는 수 개의 전용 회선을 북한이 유상 제공하는 것으로 타협됐다.

그러나 북한이 제공할 수 있는 통신망의 한계를 고려하여 경수로 건설 공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에서는 케도가 무궁화 위성을 이용하여 독자 위성 통신망을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북한과 합의됐다. 위성 통신 장비 반입을 위해 북한 당국의 승인을 사전에 받아야 하고, 북한의 통신법규를 존중한다는 전제 조건이 달려 있기는 하지만 북한이 독자 위성 통신망 운영을 허용했다는 사실은 북한이 경수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바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은수 외교부 조약국 심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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