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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인생이 이렇게 썰렁할 수가..."

‘일장춘몽’ ‘후회는 앞서지 않는다’ 부실경영으로 퇴출된 재벌총수들의 근황을 보면 생각나는 말들이다. 기업경영의 황제로 군림했던 옛 총수들은 요즘 쓰리고 멍든 가슴을 남 몰래 쓰다듬고 있다.

30대그룹중 환란(換亂) 이후 침몰한 그룹은 11개. 숱한 기업들이 강제퇴장됐다. 몇몇 인사들은 경영권은 뺏겼지만 ‘재기의 꿈‘을 다시 키우는가 하면, 일부는 세상과 통하는 문을 걸어 잠그고 칩거중이다. 퇴출총수의 한 측근은 “뿌린대로 거둔다는 격언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고 소회를 전했다.

집까지 뺏기고 어머니집으로 들어간 최원석씨 리비아 대수로공사의 신화를 일궈내며 재계 10위권을 지키던 동아그룹 최원석전회장. 지난해 5월 그룹이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경영권을 포기한 이후, 서울 장충동 자택까지 채권단에 내주고 인근 어머니집으로 ‘피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권(金權)’을 박탈당한 때문일까. 재산권을 놓고 법정소송까지 벌였던 어머니와 화해했다. 그러나 지병이 악화, 지난 달 치료차 일본으로 건너갔다. 출국금지된 상태에서 40일동안의 치료기간을 얻은 것이어서 이달 귀국할 예정이다. 최전회장은 측근들에게 “언제가는 얘기할 게 있다”고 밝히는 등 경영권 포기에 대한 억울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철 전삼미그룹회장에게서 경영권을 물려받아 고군분투했던 김현배 전부회장은 처지가 더 딱하다. 그룹이 도산한 97년3월 이후 서울 서초동 자택이 경매에 넘어가고 측근들도 등을 돌려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를 보필했던 삼미특수강 관계자는 “챙겨놓은 돈도 없어 친척들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있다”면서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영어와 인터넷등을 공부하면서 마음을 정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중원 전한일그룹회장도 지난 해 6월 부도 이후 서울 역삼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안병균 박건배 장진호 나승렬 등 재기 모색중 황제의 꿈을 다시 쫓는 옛 총수들도 적지 않다. 중국음식집 종업원에서 출발, 나산그룹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던 안병균 전회장. 지난해 6월 주요계열사가 법정관리로 넘어가면서 사무실과 고급승용차를 비롯한 총수 프레미엄을 모두 박탈당했다. 요즘은 강남 수서의 한 오피스텔에 조그마한 개인사무실을 차려놓고 재기를 모색중이다.

박건배 해태그룹회장은 채권단이 경영권을 장악했지만 아직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채권단이 “구조조정이 끝날 때까지는 경영권을 잠정 인정한다”고 양해했기 때문. 박 회장은“해태라는 이름은 살려야 한다”는 집념으로 회생의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채권단이 구조조정 후에도 경영권을 인정할 지는 미지수다.

나승렬 전거평그룹회장도 공개입찰 예정인 거평화학 재인수를 추진하며 재기에 나섰지만 주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김동영·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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