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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빼면 내가 최고"

‘1인자 이창호만 있을 뿐 2인자가 없다.’ 이창호만 날이 갈수록 독야청청할 뿐 그를 바짝 추격하는 ‘2위그룹’이 혼미하다. 선두만 있고 선두그룹은 없는 바둑계다.

이미 이창호가 1인자라는 사실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똑같은 상황이다. 한때는 ‘4인방’이란 것이 있어서 그를 추격하는 후미그룹의 분전이 신선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따라가는 것도 지쳤을까. 날이 갈수록 이창호의 위세는 강성해지는데 그를 쫓아가는 도전자는 보이질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도전자는 난무하고 눈에 띄는 ‘물건’이 없다.

흔히 도전자라고 하면 조훈현을 연상한다. 그리고 ‘한방’이 있는 유창혁을 연상할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조훈현은 이창호를 만나본 적도 없고 유창혁은 이창호까지가 문제가 아니라 대국수 자체가 다섯판도 안될 정도로 극심한 부진이다.

조훈현의 노쇠화는 눈에 띈다. 95년 즈음부터 이창호의 유일한 적수이던 그는 최근 지천명을 바라보며 체력적인 저하가 심할 뿐 아니라 그간 ‘공매’ 를 많이 맞은 탓에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되었다. 뿐만 아니라 기성전 최고위전 등에서 꾸준히 도전의 꿈을 꾸었지만 신예들에게 도전권 문턱에서 좌절하는 바람에 도전무대에 서보지도 못했다.

조훈현의 노쇠화는 세계무대에서도 마찬가지. 그는 작년부터 세계무대에 4강조차 한번도 진출한 적이 없다. 여타의 강호들이 강해진 것보다 자신이 약해졌다고 보는 편이 옳다. 아직 한해가 가려면 창창하지만 조훈현의 이창호에 대한 도전은 갈수록 보기 힘든 광경이 될 것 같다는 것이 바둑가의 정설이다.

올해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던 유창혁도 잠잠하긴 마찬가지다. 유창혁은 아직도 페이스가 떨어진 것은 아닌데 워낙 시합수가 적어 컨디션을 잃어 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해마다 연초에는 각별히 강미를 띄던 그는 기전축소로 인해 대국수가 줄어들면서 피해를 보고있다.

익히 아다시피 유창혁은 이창호를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존재다. 수년전부터 보았던 이창호와의 명승부는 매번 빅뉴스가 되기도 했다. 작년말 배달왕전에서 이창호를 꺾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문제는 이 상승세를 이을 후속타가 없다는 점이다.

도전을 하기위해선 꾸준히 각 기전에서 이겨있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유창혁은 작년 한해동안 거의 ‘놀다시피’ 한 까닭에 앞으로 바라볼 기전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다.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 올 하반기부터 도전무대에 등장할 것같다.

두 도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2인자를 노리는 세력이 생겨나고 있다. 신예딱지가 아직도 또렷한 목진석과 안조영이다. 이들은 올해 19세로 여전히 미약한 단계이지만 패기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이창호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목진석은 기성전에서, 안조영은 최고위전에서 각기 필마단기로 덤벼들었다. 그들은 이창호보다 어린 도전자들이다. 그러나 이창호의 벽은 역시 높았다. 그들은 한판도 건지질 못하고 그대로 줄줄이 영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아직은 이창호의 맞상대는 아니라는 평.

조훈현 유창혁이 흔들리는 사이 신예들이 바짝 따라붙는 형국이다. 이창호가 과연 누구에게 먼저 당하느냐가 관건이 되어야 할 바둑계 판도가 어이된 일인지 2인자가 누구냐의 화두로 급격히 옮아오고 있다. 모두 이창호가 매우 강하다는 완곡한 표현들이다.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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