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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애들 일찍 재워야지, 큰일 나겠네"

야한 밤이 이어지고 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全裸) 여배우 모습은 예사다. “남편이 너무 자주 부부관계를 요구해 고민”이라는 아내의 푸념도 흘러 나온다.

케이블 TV들의 달라진 밤 풍경. 케이블 TV들이 이달 프로그램 개편을 계기로 심야 시간대 성인 프로를 대폭 강화했다. 과감한 성적 묘사 장면이나 노출도를 높인 프로가 대부분. 심지어 포르노를 보는 듯한 프로그램도 있다.

‘야한’ 경쟁에 불을 붙인 곳은 유료 영화채널 캐치원(Ch31). 매주 금요일 밤 방영하는 ‘은밀한 고백’의 원작은 미국 케이블 채널 시네맥스에서 수입한 ‘Erotic Confessions’TV 시리즈물. 매회 에피소드식으로 20분씩 방영하는 ‘은밀한 고백’은 전라 남녀배우의 성관계로 일관한다. 12일 방송된 ‘헬스 클럽’의 경우, 트레이너와 눈이 맞은 회원이 클럽에서 벌이는 정사 장면은 보기에도 민망하다.

대사도 화면 못지않게 선정적이다. 성관계를 끝낸 여배우는 말한다. “당신은 2점이야”라고. 불만족을 털어놓는 말이다. 이 프로가 끝나면 ‘에로티카’라는 코너가 이어진다. ‘와일드 오키드’등 성인영화를 집중 방영한다. 한때 은밀한 곳에서만 유통되던 ‘엠마누엘’등도 4월중에 내 보낼 예정이다.

영화채널 DCN(Ch22)도 금요일 밤 ‘나이트무비’코너에서 18세이상 시청할 수 있는 성인영화를 방영한다. 여배우들의 노출이 심한 ‘위험한 질주’ ‘누드모델’ ‘애증의 시나리오’등이 이 코너를 수 놓았다. 오락전문 채널 HBS (Ch19)도 질세라 합류했다. 토요일 밤 ‘심야극장’에서는 ‘육체의 행로’등 제목만 봐도 야릇한 감정을 일으키는 영화를 방영했다.

드라마 채널인 드라마넷(Ch36) 역시 4월부터 심야시간대에 그리스에서 제작한 TV시리즈물 ‘템테이션’을 방영할 예정. 살인누명을 쓴 신문기자가 사건을 파헤치면서 상류층들의 성관계 등 스캔들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작품이다.

의료·건강 채널 다솜방송(Ch22)의 성교육 프로그램 ‘남과 여 그리고 성’도 야한 농도가 다른 프로에 뒤지지 않는다. 조루증, 오르가즘 등 주제별로 실제 인물이 나와 성에 관련된 문제를 토론하고 상담하는 프로. “포르노를 보고 그대로 해 달라고 해요”등의 표현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쇼핑채널인 39쇼핑(Ch39)은 지난 해부터 속옷 판매시 마네킹 사용을 줄이는 대신 실제 여자모델을 등장시켜 시청자 눈길을 잡으려고 한다. 속옷을 입고 상품을 선전하는 모델들의 모습이 아슬아슬. 하얀속옷을 입고 나올 경우, 눈이 절로 아래로 숙여진다.

m.net(Ch27)와 KMTV(Ch43)등 음악채널 역시 선정성 경쟁에 빠지지 않는다. 두 채널은 ‘오늘 밤 널 유혹할래…’노랫말에 노출이 심한 가수 엄정화와 남자 백댄서들의 뇌쇄적인 춤동작으로 일관한 뮤직비디오 ‘초대’, 사창가를 무대로 촬영한 드렁큰 타이거의 ‘난 널 원해’등을 방영하다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끝내 ‘난 널 원해’는 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방송중지 명령을 받았다.

이같은 프로에 대해 시청자 반응은 엇갈린다. 아무리 심야 시간대라 해도 작품성 없이 본능만을 자극하는 외설물은 방영을 중지해야 한다는 측과, 케이블 TV 가입자들은 당연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할 권리가 있다는 측이다.

사후 심의와 감독을 담당하는 종합유선방송위원회는 캐치원의 ‘은밀한 고백’에 대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차별화도 좋다. 케이블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한 공격적인 편성 명분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케이블TV 편성자들은 혹시라도 그들의 어린 자식들도 이 프로들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봐야 한다.

배국남·문화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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