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가 보았는가. 세계 제1의 도시라 일컬어지는 뉴욕은 매우 독특한 도시다. 뉴욕의 풍경은 뭐니뭐니해도 아침이고 밤이고 거리를 가득 메우는 뉴욕사람들이 만들어낸다. 보잘 것 없는 것에서 큰 일에 이르기까지 늘 뭔가 대단하고(great) 창조적인(creative) 일을 하려 드는 뉴욕커들…

이국인들에게 이런 뉴욕의 모습은 늘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유럽 최고의 데생 화가로 꼽히는 프랑스인 장 자끄 상뻬 역시 자신의 그림 속에서 자신이 파악한 뉴욕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뉴욕스케치(원제 Par avion)는 상뻬가 뉴욕커에 연재했던 그림을 묶은 것이다.‘아직도 저런 여자가 있다니’(There are still women like that!)‘계속 연락하자’(To Keep in touch)‘넌 할 수 있어’(You got it!) ‘키워라’(To grow)등 4개장으로 나눠 요약된 뉴욕사람들은 늘 적극적이고 열정적이다.

‘수도 없이 전화를 한 끝에 열리게 된 디너 파티라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프로그램쯤은 당연히 마련되어 있어야만 하는 거야. 문앞에 도착하게 되면 기쁨에 겨운 환호성을 질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탄성도 연발해야만 하네. 그래야 그날 파티가 살아난다는 거지.’(이상 You got it!에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심지어 어휘가 달려서 끝내는 상대방의 횡설수설에 까지‘맞아요’(I see) ‘멋지군요’(Fantastic!) ‘대단해요’(Great!)를 연발하는 뉴욕사람들. 뉴욕 사람들의 이런 말투가 뉴욕을 그저 파티나 일삼는 사회로 비쳐지게 할지 모르나 실은 얼마나 차갑고 엄밀한 계산속에 만들어진 사회의 놀라운 사람들인가 이 책에선 이야기한다. 침묵조차 일에 더 강한 신념과 확신을 갖기 위해 잠시 쉬는 것일 뿐이라는 것.

볼수록 아름다운 상뻬의 섬세한 그림과 함께 화자(話者) 장 폴 마르티노의 유머가 정말 재미있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