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즐거움을 준 연기자들은 누구일까. 연말 방송 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수상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BS가 29일 오후8시45분 연기대상 시상식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MBC가 30일 오후9시55분, KBS가 31일 오후9시30분 각각 올해 최고의 연기자를 가린다. 시상식은 모두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이미 KBS와 MBC는 후보자를 가려놓은 상태. 가장 눈길이 모아지는 방송사는 단연 올해 드라마시장을 거의 싹쓸이하다시피한 MBC이다. 대상, 남녀 최우수연기상을 비롯해 모두 24명에게 상이 주어진다.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일일연속극 ‘보고 또 보고’와 코믹한 중견 연기자의 활약으로 큰 인기를 누린 ‘그대 그리고 나’가 주요부문상을 휩쓸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 후보로는 ‘보고…’의 은주 역을 맡고 있는 김지수와 ‘애드버킷’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이고 있는 손창민이 올라있다. 인기로는‘보고…’가 우세하지만 드라마의 메시지는‘애드버킷’이 강하다. 우열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손창민은 남자 최우수상 후보에도 끼어있어 김지수에게 대상이 돌아갈 것이란 조심스런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성 최우수상은 ‘사랑과 성공’의 오연수와 차분한 연기파 탤런트로 자리잡은 이영애가 경쟁을 벌인다.

가장 각축이 예상되는 부분은 여자우수상 부문. ‘보고…’의 중견탤런트인 사미자 박원숙 김창숙이 경쟁을 벌인다. 연기력에서는 모두 나무랄데 없지만 ‘그대…’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박원숙의 우세가 점쳐진다.

‘보고…’의 명원 역을 연기하는 박용하와 연극배우출신으로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주연을 맡아 경쟁드라마인 SBS ‘백야3.98’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던 유오성이 남자신인상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KBS는 MBC에 비해 양적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연기의 깊이에 있어서는 MBC를 능가하는 듯하다. ‘야망의 전설’의 최수종과 유동근, ‘왕과 비’의 임동진, ‘은아의 뜰’의 서인석이 남자최우수연기상 후보자이다. KBS 드라마로서는 시청률 톱10에 유일하게 들었던 ‘야망의…’출연자들이 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강인함과 인간미를 함께 보여준 최수종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지난해 ‘용의 눈물’로 대상을 받은 유동근의 연속수상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신인여자연기상에서는 ‘순수’와 ‘종이학’의 명세빈이 수상이 유력하다. 아직 연기는 미숙하지만 젊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이 평가되고 있다. 명세빈과 같은 드라마에서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류시원은 워낙 막강한 남자연기자들이 많아서인지 남자인기상 후보에만 올라있다.

SBS는 ‘미스터Q’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다. 주연배우 김희선과 김민종이

대상후보로, 연극배우출신 정원중이 인기상후보로 꼽히고 있다. 남자신인상 수상자로 유력한 연기자는 ‘홍길동’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국립극단배우 김석훈. 첫 드라마출연 답지 않게 차분하고 매력적인 연기를 펼쳤다는 칭찬을 들었고 여성팬들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랑해 사랑해’의 박철, ‘로맨스’의 이영애, ‘옛사랑의 그림자’의 방은희도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과시했기 때문에 큰 상 하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영 전 화제는 만발했지만 시청률에서 크게 실패한 ‘백야 3.98’에는 어떤 상이 돌아갈지도 관심거리이다.

/권오현·문화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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