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년을 맞은 일본 경제계에서 언론의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놀랍게도 새천년 일본 재계의 가장 큰 스타는 카를로스 곤(Carlos Ghosn)이라는 프랑스인이다.

닛산자동차의 수석 부사장인 카를로스 곤은 지난해 4월 닛산자동차를 인수한 프랑스 르노사에서 파견한 구조조정 전문가이다.

그는 일본으로 부임하기 전에도 대규모 비용절감을 성공시켜 ‘원가 파괴자(Cost Killer)’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일본에서도 하루 14시간씩 근무하고, 6개월만에 일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카를로스 곤이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일본경제가 ‘3종의 신기(神器)’라고 자부해온 ‘종신고용’, ‘연공서열’, ‘기업별노조’등 기존 인사관행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곤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리바이벌 플랜’을 통해 2002년 3월까지 전체 직원의 14%인 2만1,000명을 감원할 예정인데, 이는 일본 기업사상 가장 규모가 큰 감원이다.

카를로스 곤의 구조조정 작업이 성공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1980년대 ‘3종의 신기’로 세계경제를 호령했던 일본 경제로서는 뼈아픈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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