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지난해 12월19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대유고 군사작전은 99년 최대의 불안정화 요소”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99년을 회고하면서 “코소보 내전은 냉전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NATO의 개입은 “이들이 여전히 냉전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해방군보가 NATO, 즉 미국을 비난한 이유는 간단하다. 인권의 이름 아래 주권국가에 대한 내정간섭을 정당화하기 위해 ‘코소보 모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분리독립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소수민족을 진무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인권논리가 곱게 보일리 없다.

이 신문이 “코소보 모델은 주권과 영토고권에 기반을 두고 있는 현재의 국제질서를 붕괴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소수민족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골칫거리다. 이런 점에서도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존립근거를 갖고 있다.

체첸 분리독립세력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서방의 개입 의사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중국이 러시아를 편드는 것은 이와 연장선상에 있다. 이같은 견지에서 본다면 중국과 러시아의 동반자 관계는 현상유지와 수세적 입장에 바탕을 둔 경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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