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명태와 복어가 돌아오고 대구도 크게 늘고 있다.

국립수산진흥원에 따르면 1999년 경북 울진연안에서만 모두 90톤의 대구를 잡아 98년 64톤, 97년 44톤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동해연안에서 대구 어획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수심 70-150m의 수온이 대구가 분포하기에 적당한 섭씨 5-10도로 예년보다 섭씨 1-2도 가량 높은데다 대구 먹이인 청어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동해안은 여름철에도 수심 150m 이하에서 섭씨 12도 미만의 수온을 유지해 여름을 난 대구가 겨울철 산란기를 맞아 연안바다쪽으로 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울진연안에서 잡히는 대구는 3-10년생으로 몸무게는 1㎏부터 최고 10㎏까지 나가며 상품성이 높은 4-6㎏짜리 대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의 주 산란처였던 진해만 등 남해연안도 연안환경이 개선되었고 산란을 위해 대구들이 동해남부해역을 지나면서 지역 특산품인 가덕대구도 심심찮게 잡히고 있다.

수진원 관계자는 “90년대 들면서 남획으로 자원량이 급격히 감소했던 대구가 최근 겨울철 고수온 등 해양환경 변화로 동해와 남해동부연안으로 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와 함께 대표적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최근 2∼3년동안 거의 잡히지 않다가 올해들어 동해안 거진, 아야진, 대진 등지에서 하루 1,000상자의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산 명태의 출하가 지난해 연말보다 60%가까이 줄어드는 등 국산 명태시장이 서서히 회복돼가고 있다.

복어도 풍년이다. 속초, 거진 등지에서 하루 200상자(10㎏짜리)가 출하되는 밀복(1㎏ 기준)의 경우 반입물량이 늘면서 예년(9,000원)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장 비싸고 고급종인 참복도 출하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들어 ㎏당 3만∼3만5,000원의 가격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참복은 예년에 없이 출하량이 늘어나 현재 일본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잇따른 상어 출몰에 근심도

이같은 변화와는 달리 달갑지 않은 소식도 있다. 다름아닌 상어의 잦은 출현이다.

1999년 12월5일 경북 울진군 기성면 구산리 동방 4.5마일 해상에서 5.5톤급 경진호 선원들이 전날 쳐놓은 그물속에서 죽어있는 6.4m크기의 밍크고래 한마리를 인양했다. 밍크고래는 목과 배부위, 표피 등이 심하게 물어 뜯긴 상태였다. 어민들은 상처부위나 고래를 공격한 점 등으로 미뤄 상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에앞서 11월 29일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월포리 월포동방 8마일 해상에서 월포항소속 4.99t급 수성호 어민 2명이 전날 문어와 고동을 잡기 위해 쳐 놓은 통발어구에서 밍크고래(길이 4m, 무게 450㎏)와 상어(길이 3m,무게 300㎏)가 각각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밍크고래는 상어에 의해 여려 곳을 물어 뜯긴 상태였다. 어민들은 상어가 밍크고래를 잡아 먹기위해 그물속에 들어 갔다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어는 난류성 어종으로 한류가 흐르는 동해안에는 지금까지 거의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연안까지 나타나 그물에 걸려 잡히자 어민들은 동해안에도 상어가 서식하는 것이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산 관계자들은 “초대형 상어의 잇따른 출몰이 수온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추이를 더 지켜본뒤 계속 출현하면 피서철 피서객들의 안전대책도 함께 수립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정훈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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