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의 용병회사 ‘아웃컴스 이그제큐티브(EO)’는 현대적 용병기업의 효시다. 1989년 남아공 특수부대 대령 출신 에벤 바로우에 의해 설립됐다. EO의 회사원은 2,000여명으로 대부분 남아공 퇴역군인들이다.

인터넷을 통해 해외에서 인력을 구하기도 한다. 회사원들은 계약에 따라 상여금을 포함한 급여, 보험혜택 등을 받는다. 군 재직시 계급도 인정받는다. EO는 계약국의 정규군 훈련 뿐 아니라, 실제 전투에 참가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O의 첫번째 주요 고객은 앙골라 정부. 1993년 5월에서 96년 1월까지 무기를 포함해 매년 4,000만달러를 받고 회사원 500명을 공급했다. 주요 업무는 소요 유전지역을 반군 앙골라완전독립국민전선(UNITA)으로부터 보호하고, 정부군 5,000명을 훈련하는 것. EO는 때마침 해제된 앙골라에 대한 서방의 무역금수 해제에 힘입어 UNITA에 괴멸적인 피해를 입혔다.

1995년 5월에는 시에라리온 정부와 계약을 맺고 22개월간 서비스했다. 계약금은 당시 시에라리온 국방비의 3분의 1인 3,500만달러. EO는 현지 민병대와 협력해 반군인 혁명연합전선(RUF)을 항복시켰다. EO는 1997년 2월 영국 용병회사 샌드라인 인터내셔널(SI)의 하청을 받아 파푸아 뉴기니에 투입됐지만 현지 여론 악화로 중도하차했다.

EO는 저강도 전쟁에서 뛰어난 능력을 과시했다. 러시아제 MI-17 수송용 헬기와 MI-24 전투용 헬기, 근접지원 전투기를 활용해 반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원주민을 위무하는 심리전, 첨단장비를 이용한 정보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반군에게는 생소한 야시경과 전파도청장비를 이용해 허를 찔렀다.

EO측이 공개한 손실은 경미했다. 앙골라에서 회사원 11명이 죽고 7명이 실종됐으며, 시에라리온에서는 4명이 피살되고 2명이 사고사를 당했다. 에벤 바로우는 1997년 뉴스위크와의 회견에서 “EO는 합법정부에 합법적인 군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기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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