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뉴스 프로그램 내용ㆍ형식 대폭 손상

방송사 뉴스가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뉴스 시청률을 떨어지고 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간판 뉴스인 오후 8·9시대 뉴스가 내용과 형식에서 크게 바뀌고 있다. 국제·문화뉴스 전면배치, 대표 리포트제, 일반 시청자가 원하는 뉴스 전진배치 등 방송사마다 다양한 제도와 형식이 도입되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뉴스’를 지향하며 변화를 모색해온 KBS는 지난해말부터 대표 리포트제를 시행하고 있다. 대표 리포트제는 중요사안에 대해 취재기자 3~4명이 취재와 인터뷰를 하고 뉴스 취재경험이 많은 부장이나 차장들이 이를 종합 분석해 보도하는 제도이다. 대표 리포트 뉴스는 보도 시간도 일반 뉴스의 2~3배인 3분정도로 할애해 집중 분석이 가능하게 했다.

KBS는 대표 리포트제가 심도있는 뉴스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한 KBS보도 제작국은 2월부터 전문기자제를 도입한다. 법조 재정금융 통일안보 등 각분야 전문인을 선발, 이들에게 현장취재와 보도를 맡겨 뉴스의 심층성과 신뢰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문에 대대적인 기자와 뉴스 광고를 한 바 있는 MBC는 심층적인 국제·문화 뉴스를 메인 뉴스인 ‘뉴스 데스크’에 전전 배치하는 등 뉴스의 내용을 대폭 손질했다. 또한 사건 중심보다는 기획뉴스 중심으로 보도한다는 전략으로 나가고 있다.

이밖에 3억원을 들여 밀레니엄 뉴스룸을 건설, 입체적인 뉴스를 전달하고 있다. 새로운 뉴스룸에는 다양한 자막처리기, 고해상도 프로젝션, 50인치 고선명모니터 등 첨담장비를 설치해 영상시대에 걸맞는 총체적인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SBS도 올들어 뉴스 프로그램의 혁신을 기하고 있다. SBS는 시청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뉴스 집중공략으로 다른 두방송사와 차별화를 꾀한다. 우선 경제뉴스를 늘리되 수치경제나 산업경제보다는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경제정보 뉴스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또한 취미 패션등그동안 방송 뉴스에서 소홀히 다뤘던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각 방송사들이 이처럼 뉴스 프로그램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도 시청률은 떨어지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TNS가 최근 발표한 뉴스 시청률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8일 오후 9시 시청률은 MBC ‘뉴스 데스크’15.6%, KBS 1TV ‘뉴스9’ 17.8%, SBS ‘순풍산부인과’ 20.8%, KBS2TV ‘체험, 삶의 현장’11.7%였다.

12월 12일 오후 9시대 시청률은 ‘뉴스 데스크’14.4%, ‘뉴스 9’13.6%, SBS ‘파도’28.7%, KBS 2TV ‘오! 해피데이’7.9%로 나타났다. 1월15일 뉴스 시청률을 더 하락했다. KBS 2TV ‘개그 콘서트’(21.2%)와 SBS주말극‘왕룽의 대지’(15.6%)보다 ‘뉴스 데스크’(10.2%)와 ‘뉴스 9’(12.2%)가 현저히 떨어졌다.

이같은 뉴스 시청률 하락에 대한 원인은 무엇일까? MBC엄기영 보도국장은 “시청자들이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뉴스에 적응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뉴스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시청자단체에서는 “시청자들이 지난해 9월부터 새로운 사실없이 지리하게 보도했던 옷로비사건, 파업유도사건, 정치개혁법관련 뉴스 등에 신물이 나 뉴스를 보지 않게됐다”고 말한다.

뉴스 시청률 하락을 IMF사태와 연관 짓는 전문가도 있다. TNS조성아 팀장의 설명. “IMF사태가 풀리면서 뉴스 주시청자인 남성들이 경제활동을 활발히 벌이면서 TV를 보는 시간이 현격히 줄었다. 주부들은 아직까지 뉴스보다는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을 선호해 뉴스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

배국남·문화부기자


배국남·문화부 kn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