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Poppoya)

눈보라를 헤치며 달려오는 기차를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 낡은 철도원 제복을 입고 있는 그는 아내가 죽은 날도, 하나뿐인 딸이 세상을 떠난 날도 그렇게 그자리에 서 있었다. 눈 덮인 산속의 허름하고 보잘 것 없는 기차역, 그리고 앞에서 잃어버린 젊은 날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는 한 중년의 모습….

‘철도원’은 바싹 말라버린 우리 현대인들의 정서를 촉촉히 적셔주는 한편의 포근한 동화다. 일본 문단에서 밀리언셀러 작가로 통하는 아사다 지로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관객 450만명이라는 최고 기록을 세웠을 만큼 일본 영화계가 자신있게 내보이는 작품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작가 아사다 지로의 훈훈한 감성을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은 영하 20도가 넘는 혹한속에서 미적인 영상으로 스크린에 담는데 성공했다.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은 지난주 방한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의 수준을 끌어올린 ‘쉬리’의 일본 상영과 맞춰 한국에서 일본의 최대 흥행작을 거의 동시에 올리는 것은 양국 영화 발전에 큰 의미 있는 일”이라며 내심 자신감을 피력했다.

주인공 샤토 오토마츠역을 맡은 일본의 국민 배우 다카구라 켄은 자신의 202번째 작품인 이 영화에서 투명한 슬픔과 신화같은 그리움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켄은 지난해 제23회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남우 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장인 바비 앤더슨이 “사람을 감동시키는 놀라운 힘을 가진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

상대역을 맡은 히로스에 료코는 일본 10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이돌 스타다. 여기서 그는 티없이 말고 깨끗한 마법같은 사랑으로 주인공 오토마츠에게 삶의 희망을 던져주는 역을 무리없이 소화했다. 2월4일 피카디리 코아아트홀 등서 개봉.


[국악]

ㆍ새즈믄이를 위한 우리 음악회

올해로 만 20세의 새즈믄이들이 꾸미는 우리 국악 무대. 국악과 대학생 6명이 매일 한명씩 나와 해금 피리 거문고 가야금 독주로 실력을 뽐낸다. 국립국악원 연주단과 무용단은 북춤, 거문고·가야금 합주의 창작곡 ‘일출’, 궁중음악 ‘보허자’, 풍물놀이, 민요 등을 선보인다. 또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임동창과 가야금 연주자 백인영이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시나위 합주와 함께 즉흥 무대를 펼친다. 한국일보 후원. (02)580-3041

■국립국악원이 청소년들의 전통문화예술 체험 및 정서 함양을 위해 제28차 청소년 국악문화강좌를 연다. 1월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국립국악원에서 열리며 장구 사물놀이 탈춤 판소리 부문에 총 500명을 모집한다. 국악 체득 적령기인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3년 사이 재학생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02)580-3059

ㆍ클래식 전도사 신동호교수

국내 정상의 테너인 신동호(46·중앙대 성악과)교수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성악 레슨을 펼쳐 화제다.

신교수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세실아트홀’에서 매월 1,3주 목요일에 2~3명의 중견·신예 성악가들의 공연과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개 레슨(마스터클래스) 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신교수는 파바로티·질리·푸치니 콩쿨 등 세계 유수 콩쿨을 석권, 해외 언론으로부터 ‘동양의 파바로티’라는 애칭을 얻고 있는 실력가.

아카데미가 있는 날이면 수백만원의 개런티를 받는 연주회 초청도 사양할 만큼 강좌에 열정을 쏟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이런 신교수의 취지에 동감해 프로그램 인쇄물, 초청연주자 사례비, 다과회비용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이 행사에 참가하는 관객들은 성악 연주 감상에서 직접 레슨 수업과 다과회까지 아무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신교수는 “일반인들이 전문적으로 성악을 배울 수 있는 길이 매우 제한돼 있는 것이 안타까워 이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클래식 인구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02)543-6752


[영화]

ㆍ내 어머니의 모든 것

‘스페인의 악동’으로 불렸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일약 ‘세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 시킨 작품.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에 탄탄한 구성, 드라마틱하고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인 내용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해말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99년 10대 영화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타임은 마지막 멘트에서 “이 영화를 보고 감동받지 못하면 심장전문의와 상의를 해봐라.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1월29일 개봉/코아아트홀 시네하우스 동숭시네마텍 MMC 등

ㆍ바이센테니얼 맨

‘미세스 다웃 파이어’의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 ‘스타워즈’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노만 레이놀즈, ‘LA 컨피덴셜’의 프로듀서 댄 콜스러드, ‘타이타닉’의 음악감독 제임스 호너 등 헐리웃 최강 드림팀이 모여서 만든 영화.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된 평면 로봇과 달리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로빈 윌리엄스)가 직접 로봇 의상을 입고 연기를 했다.

1월29일 개봉/서울 강변CGV 시네코아 등


[콘서트]


ㆍ조성모 밀레니엄 콘서트

‘서태지와 아이들’을 필두로 온통 댄스음악 일변도였던 90년대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조성모 신드롬’이라는 발라드의 물결을 몰고 왔던 조성모가 여는 새천년 첫 콘서트. 깨끗한 미성과 감미로운 목소리는 댄스음악에 식상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감성을 전해 줄 듯. 지난해 10월 시작된 전국 15개 도시 순회 콘서트에서 전회 매진이라는 신기록을 수립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번 무대는 이달 발표될 클래식 앨범 수록곡들로 꾸며진다. (02)325-7766

1월29일 오후6시30분,30일 오후4시/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연극]

ㆍ나는 고백한다

평범한 개인이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저지를 수 있는 크고 작은 잘못을 고백하는 형식을 통해 사회와 개인을 정화(淨化)하자는 의도로 기획된 연극. 90년대 대표적인 연출가의 한사람으로 지목받는 김광림이 4년만에 내는 신작이다. 기존 연극의 기본 요소인 인물과 플롯을 배제하고 삶의 편린들을 간결하고 경쾌하게 구성한 실험극 형식을 취하고 있다. (02)3444-0651~4

1월28일~3월5일 오후8시, 주말 오후4·7시/유시어터

ㆍ내게 거짓말을 해봐

지난해 두달동안 무려 7,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하재봉 연출의 ‘내게 거짓말…’을 재구성해 선보이는 2탄. 초연때와 달리 객석과 무대를 뒤바꾼 공간 전이를 시도했고 남녀 주인공 역할을 각기 내·외면의 분신으로 분리해 4명의 배우가 해체적이고 파편적인 포스트모던 방식으로 연기한다. 남자 주인공 제이의 내면적 상처를 치유하는 씻김굿으로 형식도 새로 도입됐다. 반면 음악은 현대적인 테크노를 사용했다.

2월26일까지 오후4시·7시30분/씨어터 제로

ㆍ고도를 기다리며

산울림의 대표작인 ‘고도…’가 지난해 11월 동경 초청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온 것을 자축하는 무대. 일본 유력 일간지 마이니치신문은 1면 칼럼에서 ‘일본에서도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극찬했을 정도. 일간지 아사히 신문이 매년 연극 평론가 5명을 위촉해 뽑는 ‘베스트5’에서 일본과 외국 작품을 제치고 최다 득표의 영예를 차지했다. 69년 연출가 임영웅이 처음 만든 이후 12번째 앵콜 무대다.

1월27일~3월5일 오후3·7시/소극장 산울림


[게임]

ㆍ가디우스(Godius)

순수 국내 컴퓨터 게임 1세대들이 모여서 자체 개발한 머그게임. 2D 방식이지만 기존 것보다 화면이 선명하다. 올해 1월1일부터 상용화돼 현재 회원만 6만5,000여명에 달한다. 동시 접속자수도 평균 900~1,000명 수준. 게임상에서 옷을 갈아 입거나 칼을 취하게 되면 캐릭터 자체가 변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홈페이지에 와서 30메가 용량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회원가입은 개인 2만7,500원, PC방일 경우 12만원(5대 기준). 멀티서버를 사용해서 2만~3만명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다. (http://www.come2east.com)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송영웅·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