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은 인간이 중심이 된 ‘생명사랑 문화’의 정점이다. 의료기술의 발달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 것들 중에 비인간적인 요소를 하나 꼽으라면 획일화한 병원 편의주의적 분만문화라고 하겠다. 인간은 원래 자연 분만하도록 수백만년 동안 잘 가다듬어진 신체구조를 물려받았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세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왕절개 시술 국가이다.

예로부터 인간의 탄생 과정은 그 문화의 기초가 되는 매우 성스러운 의식이었다. 우리가 자연분만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잘못 알고 있는 제왕절개분만은 자연분만보다 사고율이 10배가 넘는다. 그 후유증도 매우 심각하다.

제왕절개분만은 병원의 입장에서는 시간을 절약하고 수익을 높여주며 의료사고 분쟁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육을 잘못받은 환자쪽에서는 출산의 고통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 이같은 이해가 맞아 떨어져 그야말로 무분별한 시술이 벌어지고 있다. 제왕절개 비율이 1960년대 5%, 1970년대 15%. 1980년대 25%, 1990년대 45%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대학병원이 40%, 종합병원은 50%이다.

현재 제왕절개 비율이 40%를 넘어서고 있다. 즉 다른 나라의 4~5배 수준인 상황에서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산모나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자연분만율을 높이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이제 자연분만의 비율을 높여 분만문화를 정상화해야 한다. 필자 어머니의 경우 누이는 병원에서 낳았지만 필자와 필자의 동생들은 집에서 분만했다. 집안분만도 이제 산모들이 관심을 갖고 의사나 조산소의 도움을 받으면 둘째아이 때는 고려해 볼 만하다.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난 아이의 IQ가 낮다는 연구결과도 우리의 관심을 끈다. 수술시 사용하는 마취제는 태아의 뇌를 일시적으로 마취시키며, 뇌의 산소를 부족하게 하여 아기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경우에는 산모의 출혈, 감염, 통증이 심하고 일주일을 입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수술 후 양수가 핏줄을 타고 들어가 산모의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초래하기도 하는 위험한 수술이다. 제왕절개수술이 비교적 안전한 수술이라고는 하지만 자연분만과 비교할 때는 산모에게 엄청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이제 제왕절개수술의 비율을 줄이는 운동을 해야 한다. 산부인과 의사와 임산부가 서로 협조해야 한다. 아울러 분만 수가도 현실화해야 한다. 이 두가지가 조화돼야 우리나라의 분만문화는 제왕절개수술이 아닌 자연분만으로 돌아올 것이다.

독재자로 몰려 피살된 로마의 율리우스 시저는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났다고 전한다. 그의 탄생과정과 그의 업적, 죽음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쨋든 한국인은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분만문화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탄생의 혁명을 이루려는 운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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