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무서워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 임원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경영간섭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총수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에 놓인 국내 임원들을 감시하는 제도적 장치까지 요구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분 6.48%를 보유한 타이거펀드는 1998년 연말 ‘기업투명성 제고’를 명분으로 자신들이 지목한 사외이사를 임명케 한데 이어 지난해말에는 100억원 이상의 해외투자는 반드시 자신들이 지정한 사외이사의 동의를 얻으라는 요구를 했다.

이들은 또 SK텔레콤에 대해 이사들의 직무수행을 객관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감사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자신들이 지목한 감사위원을 통해 한국인 이사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제하겠다는 것이 타이거펀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사외이사를 선임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코리아펀드는 최근 전세계 개발도상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EMI와 함께 삼성전자 주식 100만주를 사모은뒤 삼성측에 자신들이 지목하는 사외이사의 임명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요청이 제대로 관철되지 않자 참여연대에 의사결정을 위임, 개별이사들의 권한을 정관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LG전자는 미국 제니스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반발한 현지 소액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받은 상태이다. 미국 소액주주들은 LG전자가 갑자기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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