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에 연산 30만대 규모 생산체제 구축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아시아시장 교두보로 한국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 연간 30만대 생산규모의 자동차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1월26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정몽구회장과 리충쓰(李允石) 장쑤(江蘇)성 성장 등 현대·기아와 중국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합작 파트너인 장쑤위에다그룹(江蘇悅達實業集團)과 연산 30만대 규모의 승용차 생산공장을 건설키로 합의하고 조인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중국내 최대 자동차생산업체의 하나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같은 생산 규모는 중국 정부가 ‘3대(大) 3소(小) 3미(微)’자동차 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육성하는 8개 자동차 회사중 가장 큰 상하이(上海)자동차와 같은 것으로, 이번 합의는 현대·기아차가 중국 대륙에 본격 진출하는 계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황금시장 중국대륙 진출

현대는 기아차와 위에다그룹이 70대30 지분으로 장쑤성 옌청(鹽城)시에 설립한 기존 합작사인 위에다기아자동차(悅達起亞汽車有限公司·YKMC)의 중국측 지분 20%를 추가 인수, 양측 지분을 50대50으로 조정했으며 경영권은 현대가 갖기로 합의했다.

현대·기아는 앞으로 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올해 2만5,000대에서 2002년까지 15만대 규모로 확장하고 단계적으로 30만대까지 늘려나가는 한편 최신 소형 승용차 모델 생산을 추진키로 했다.

현대자동차가 YKMC의 경영권을 쥐고 생산능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키로 한 것은 중국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세계자동차업계에서 13억 인구의 중국은 ‘지구상 마지막 황금시장’으로 꼽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신차시장은 95년 143만대에서 지난해 184만대 규모로 늘어났다. 지난해 생산된 자동차 가운데 승용차는 57만대, 버스·트럭등 상용차가 127만대로 집계됐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에는 200만대, 2005년에는 300만대, 2010년에는 5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은 팽창하고 있지만 해외기업들이 중국 자동차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비유될만큼의 고관세장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국내 최대 생산업체로 부상

중국이 수입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차종별로 80~100%. 중국은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추진하면서 자동차 관세율을 낮춘다는 방침이지만 관세율 인하폭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높은 관세장벽 때문에 선진 각국의 자동차업체들은 중국 현지공장 설립을 추진해왔다.

아우디·폴크스바겐과 제휴해 제타, 아우디, 홍기(紅旗)브랜드의 승용차를 생산하는 ‘제일기차’, GM·크라이슬러 제휴로 산타나, 뷰익을 제작하는 ‘상해기차’ 프랑스 PSA그룹과 함께 시트로앵을 생산하는 ‘동풍기차’등이 ‘3대’에 속하는 자동차회사다.

또 베이징기차(제휴선 크라이슬러), 톈진기차(〃다이하쓰), 광저우기차(〃혼다)등 ‘3소’회사와 창안기차(〃스즈키) 귀저우항공공업(〃후지중공업)등 ‘2미’회사가 중국내 8개 자동차회사로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 자동차회사들에게 대해서는 국산화정책에 따라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그밖의 자동차회사들이 해외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는 고율의 관세로 방어장벽을 구축해놓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이들 8개 회사 이외에 장쑤성 옌청시에 ‘우에달기차’를 육성한 것은 이 곳이 공산당 신사군(新四軍)의 근거지이자 혁명도시이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지역발전 배려’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우에달기차는 지난해 9월부터 프라이드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의 경우 5,000여대를 생산했고 올해에는 2만5,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는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이 공장에서 중·대형차 라인업을 구축해 중국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박정규·경제부기자


박정규·경제부 jk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