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문화가 변하고 있다. 옛날부터 다양한 출산방법이 있었다. 누워서 혹은 엎드려서 분만하는 방법 외에 일어서서 하는 방법도 있고, 좌식분만의 한 방법인 수중분만도 있다.

좌식분만에는 분만용 의자에 앉아서 하는 방법과 산모가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하는 두가지가 있다. 수중분만은 산모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편안한 자세를 마음대로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인들의 병원분만이 본격 시작된 것은 한국전쟁이후부터. 이후 병원분만이 늘어나면서 자유로웠던 분만체위가 병원 침대에서 반듯이 누워서 하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집에서 낳는 가족분만이 아니라, 홀로 외로이 아이를 낳는 ‘스트레스 분만’으로 문화가 바뀌어 왔다.

물론 아기가 많이 죽었던 과거와 달리, 임산부와 태아의 상태를 전자 태아감시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게 됨에 따라 안전성이 커진 장점도 있다.

필자가 산부인과 의사가 된 이유도 사실은 필자의 할머니가 아기를 낳다가 돌아가신데 있다. 작은 아버지를 낳다가 탯줄이 나오면서 출혈이 심해 돌아가셨다는데, 아마도 전치태반에 의한 산부출혈로 생각된다.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자연분만비 30만원, 제왕절개비가 150만원이라 의사의 과도한 제왕절개 수술을 부른다. 일본의 자연분만비는 300만원, 미국은 기본이 150만원이다. 우리나라도 자연분만 수가를 올려야 제왕절개 수술이 줄어들 것이다.

수중분만은 미국의 일부와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다. 물론 감염의 위험도 있지만, 최근 SBS TV ‘생명의 기적’프로에서 보듯이 비교적 안전한 방법이다.특히 프랑스에서는 산모에서 빠져 나온 아기가 물속에서 자연스러운 호흡과 동작을 하도록 해 적응시킨 뒤, 비로소 아빠가 탯줄을 자른다. 출생 직후, 모체 태반속의 양수와 조건이 비슷한 물속에서 그 친화적인 환경을 다시 만끽하게끔 수영을 시키는 재미있는 방법이다.

이제 분만환경은 보다 인간적이고 품위있게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수가 현실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80만원짜리 수중분만이 유행할 조짐을 보인다. 임산부의 바람과 의사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면서 21세기 한국의 분만문화를 수중분만으로 바꿀 가능성이 보인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