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은 여야 각 당이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30~40대 신인을 대거 발탁했다. 이들 신인이 참신성과 도덕성 등에서 호소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에 밀려 낙천된 인사들이 반발할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기존 지구당 조직이 물갈이에 어느 정도 호응할지가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일부 지구당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새 인물이 기존 지구당 조직의 비토로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앙당 차원에서 교통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번 서울지역 총선은 당내 신구세력의 갈등으로 얼룩질 공산도 없지 않다.


노원 갑

터줏대감인 백남치 의원이 한나라당에서 자민련으로 말을 바꿔타고 4선에 도전한다. 동아건설 비리연루 의혹으로 총선연대의 낙천자 명단에 포함돼 당 공천에서 떨어진 백 의원이 자민련으로 당적을 바꾼 것. 민주당과 한나라당에서는 함승희 변호사와 최동규 전 동력자원부 장관을 대항마로 내세웠다. 함 변호사와 최 전장관은 지역구에서는 비교적 새 얼굴.

민주노동당에서는 이상현 전대변인이 ‘아래로부터의 공천’을 통해 후보로 나선다. 정연한 논리와 친화성, 개혁의지가 이 전대변인이 내세우는 무기. 고영하 전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고영하씨는 15대 총선에서 백 의원에 1.7%의 득표율 차이로 낙선했던 터라 미련을 버리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 고씨가 출마할 경우 민주당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도 백 의원이 고정표를 갖고 당적을 바꾸는 바람에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 의원은 장애인후원회장, 장애인복지협의회 고문 등으로 활동하며 소외 계층을 겨냥한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 고영하씨도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을 지낸 깨끗한 이미지를 무기로 지역구 관리에 충실해 왔다. 이밖에 15대 총선에 출마했던 유영래, 박남수씨도 판세를 지켜보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노원 을

민주당 중진인 임채정 의원이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장두환 역사비평사 대표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뛰어들었다. 자민련은 아직 후보를 내지 못했다. 지구당위원장을 맡아오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송덕빈 유성출판사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조종만 변호사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임 의원은 국민회의 정책위의장과 국회 정치구조개혁특별위 위원장을 지내 중앙당 활동이 돋보이는 인물. 지난해 말부터는 매주 말 주민간담회를 열고 산악회 활동을 강화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열중해왔다. 한나라당은 공천받은 장두완씨와 낙천된 송덕빈씨 사이에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출혈이 예상된다.

15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선거대책공동위원장을 지냈던 조종만 변호사도 한나라당 공천을 못받은 케이스. 조 변호사는 1991년 이 지역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으며 자유총연맹 노원구 지부장도 맡고 있다. 김용채 전의원이 노원 갑·을 두 지역중 한 곳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은평 갑

민주당 손세일 의원이 무리없이 공천받아 4선을 목표로 뛰고 있다. 여기에 도전장을 낸 한나라당 공천자는 강인섭 전의원.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동아일보 기자 선후배 사이다. 자민련에서는 아직 공천자가 없지만 9대 의원을 지낸 임인채 지구당위원장이나 서울시의원 출신의 박인호씨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육군 학사장교 총동문회장인 김해업씨와 김신호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여지가 남아 있다.

지난 15대 총선에서 손 의원과 강 전의원은 3,000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이같은 양자 구도는 큰 변화없이 백중지세로 진행될 것이란게 일반적인 분석. 손 의원은 부산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 정책위의장과 원내총무 등 요직을 지낸 경력파. 지역구에서도 ‘청계산악회’를 조직해 부지런히 바닥표를 고르고 있다. 강 전의원은 1992년부터 꾸준히 지역구 관리를 해온 덕분에 중앙당의 평가도 상당히 좋은 편. 역시 ‘통일산악회’를 통해 지역구민 접촉을 늘리며 손 의원에 대항하고 있다. 임인채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은 뚜렷한 움직임을 자제한 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평 을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서울고법판사 출신인 민주당 이석형 변호사, 자민련 노양학 지구당위원장이 각각 공천을 받아 출전 채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공천에서 일격을 당한 이원형 전의원이 도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윤재술 전 국회부의장의 손자로 언론인 출신인 윤산학 경기대 홍보실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관건은 이원형 전의원의 무소속 출마가 초래할 민주당 고정표의 분산 여부. 이 전의원은 15대 총선에서 국민회의 소속으로 출마해 이재오 의원에게 9,000표 차이로 석패한 바 있다. 14대에서는 이 전의원이 당시 민중당 후보로 출마한 이 의원을 꺾고 당선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 전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올 경우 이재오 의원이 어부지리를 얻을 공산이 커진다.

재야운동가 출신의 이재오 의원은 초선에도 불구하고 의정활동이 돋보였다. 부인 추영례씨도 ‘은맥회’를 이끌며 여성표를 겨냥한 활동을 계속해 왔다. 14, 15대 총선에서 연거푸 낙선한 자민련 노양학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뛰고 있다.


서대문 갑

5선 관록의 김상현 의원이 민주당에서 낙천된 후 민주국민당으로 당적을 옮겨 전국구를 희망하는 바람에 무주공산이 됐다. 민주당에서는 386세대 운동권 출신인 우상호 전 연세대총학생회장을 공천, 바람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역시 연세대총학생장 출신에 YS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이성헌 지구당위원장을 내세워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자민련은 15대 총선에서 4위를 한 이의달씨를 공천했다. 자민련 공천에서 낙천한 유갑종 전의원의 무소속 출마 여부도 관심거리.

386세대의 대표주자에 속하는 우상호씨는 모교인 연세대가 위치한 이곳에서 ‘젊은 피’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성헌씨는 지난 대선 직후 미국 컬럼비아대 동아시아연구소로 유학했다 지난해 3월 귀국해 일찌감치 조직정비에 나섰다. 이씨는 ‘서대문산악회’와 ‘우리문화사랑회’ 등 조직을 가동해 지역주민과 접촉을 강화해 왔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내세운 30~40대 신진 정치세대와 지역구 관리에 매진해 온 기존 정치인과의 쟁패가 관전 포인트. 이의달씨측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출마자간의 선명성·출혈 경쟁을 이용해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노리고 조직을 다져온 유갑종 전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올 경우 자민련 표는 분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서대문 을

민주당 장재식 의원의 3선을 저지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40대 초반의 정두언 전 국무총리 공보비서관을 공천했다.

하지만 지구당위원장을 맡아오던 김태원 변호사가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공산이 커 한나라당도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자민련은 아직 뚜렷한 후보를 찾지 못했지만 김병호 한성중·고 재단이사장이 낙점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국세청 차장과 주택은행장 등 오랜 공직생활을 거쳤다. 정두원씨 역시 총리실을 비롯해 20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았던 터라 행정관료 출신 노-장층 대결이 될 전망이다. 장 의원측은 이곳 유권자의 40%가 호남 출신인데다 시의원, 구청장 등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 승리를 낙관하는 인상.

이에 대해 정씨는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과 ‘바꿔’바람을 이용해 자신이 신선한 인물임을 적극 부각시킨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정씨는 젊은 유권자층에 호소하기 위해 신세대식 이색선거방법을 동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병호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은 15대에 이어 두번째 출마를 준비중이지만 움직임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마포 갑

민주당이 386세대 운동권 출신의 김윤태 전 고려대총학생회장을 공천, 한나라당 박명환 의원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아온 김용술 전경향신문 편집국장이 ‘386바람’의 유탄을 맞고 낙천됐다.

김용술씨는 15대 총선에서 박 의원에 맞서 5,000표 차로 떨어진 뒤 명예회복을 별러온 터라 쉽게 물러설 기세는 아니다. 김용술씨가 무소속으로 나선다면 김윤태씨가 상대적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자민련은 공천자를 내지 못했지만 마포구의회 의장을 지낸 김원태 서서울호텔 대표가 유력하다.

박 의원은 공덕초등학교와 숭문중학을 나온 지역 토박이로 조직이 탄탄한 편이다. 박 의원은 각 동별로 조직된 ‘나루터 산악회’를 중심으로 조직을 관리해 왔다. 김윤태씨는 영국 런던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 386세대 중에서도 전문가 그룹에 속한다. 고려대와 한국외국어대 강사로 활동해 온 그의 강점은 신선함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것. 문제는 김용술씨가 관리해 온 지역구 조직을 무리없이 인수할 수 있는가에 있다.


마포 을

2선의 한나라당 박주천 의원과 민주당 홍보위원장인 황수관 연세대 의대 교수가 맞붙게 됐다. 서울의 대표적인 저개발 지역이지만 월드컵 주경기장 공사가 상암동에서 진행되고 있어 향후 상당한 변화가 예고된다.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어떻게 표로 연결될지가 관건. 자민련에서는 인천대 교수를 지낸 장덕환 지구당위원장이 공천을 받았다.

박 의원은 김덕룡 한나라당 부총재를 통해 정계입문했으나 이회창 총재와도 가까워 당내 기반이 탄탄한 편. 지역구에서도 상암동 주경기장 유치, 망원동 중앙배수로 공사를 통한 수재방지 등 굵직한 사업실적이 있어 지지세력이 만만찮다.

황수관 교수는 ‘신바람 건강학’으로 확보한 높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바닥표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황 교수는 또 월드컵을 문화축제로 연결시켜 마포를 종합 문화타운으로 육성할 계획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충현 전의원은 15대 총선에서 박 의원에게 4.2%차이로 낙선한 인물. 그는 낙천되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국민회의 부대변인 출신의 장신규씨도 출마의사를 갖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김현철씨의 국정개입 사실을 폭로한 비뇨기과 의사 박경식씨도 최근 법정구속된 뒤 옥중출마를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양천 갑

목동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서울의 대표적인 중산층 밀집지역. 한나라당에서 국민신당으로, 다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다닌 박범진 의원이 공천받아 3선을 향해 뛰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전문가 그룹의 386세대로 통하는 원희룡 변호사가 치열한 공천경쟁을 뚫고 낙점을 받았다. 자민련에서는 미 조지아대 컴퓨터 물리학 박사인 김도영 넥서스정보개발 대표가 공천을 받았다.

이밖에 민주당의 한기찬 변호사와, 자민련 한영수 전의원 및 양재호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양천구 초대 민선 구청장을 지낸 양 변호사는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반드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박 의원은 국회 교육위원으로서 목동의 초등학교 급식과 난방시설 확충 등에 기여한 의정활동 성적을 강조하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 변호사는 서울대 전체수석과 사법고시 수석합격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386세대의 대표주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박 의원을 ‘철새 정치인’으로 몰아 붙이면서 자신의 신선함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자민련의 김도영씨는 전문경영인 경력을 이용해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양천 을

5선을 기록한 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는 지역. 한나라당에서는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30대 ‘젊은 피’ 오경훈씨를 내세워 성곽을 무너뜨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 자민련 주자는 서울시의원을 역임한 탁형춘 지구당위원장. ‘젊은 피’에 밀려 낙천된 한나라당 최후집 지구당위원장이 탈당 뒤 무소속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측은 강서·양천지역에서만 내리 5선을 한 만큼 지역내에서 경쟁자가 있을 수 없다며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다. 따라서 김 의원은 국민회의 총재대행을 지낸 당내 세력에다 그동안 닦아온 지역조직을 바탕으로 업적홍보에 치중하고 있다.

386 운동권 출신인 한나라당 오경훈씨는 김 의원을 ‘구악(舊惡)의 표본’이라고 공격하며 자신의 참신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자민련 탁형춘씨는 항공기소음공해 대책위원장을 지내 지역민원사업에서 낯익은 인물. 탁씨 역시 김영배 의원이 구태정치 인물임을 강조해 이탈표를 끌어 모으는 쪽으로 방향을 맞추고 있다.


강서 갑

굵직한 인물이 없어 군소 후보가 경쟁하는 형국이다. 강서갑은 운동권 출신의 박계동씨가 14대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파란을 일으켰던 곳. 하지만 그는 15대 총선 때 선거법 위반 시비를 불러온 시국강연회 문제로 지난해 초 유죄확정 판결을 받아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민주당에서는 초선의 신기남 의원이 공천을 받아 재선길을 닦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도현 전 문화체육부 차관을 공천했다. 자민련에서는 납품업을 하는 백철씨가 최덕수 지구당위원장을 누르고 낙점을 받았다. 민주노동당에서는 노회찬 당부대표가 나섰으며 유영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신 의원측은 지난번 총선에서 자신과 경쟁했던 신한국당 출신의 유광사 산부인과 원장을 지구당 고문으로 영입해 세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의원은 자신이 초선이란 점에서 비교적 기성정치인 냄새를 덜 풍기는데다 언론과 시민단체가 매긴 의정활동 성적이 우수한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강서 을

‘DJ 저격수’를 자임하며 대여 폭로전을 주도한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이 ‘표적 공천’을 다짐한 곳이다. 민주당이 내세운 ‘이신범 잡기’의 선봉장은 김성호 전 한겨례신문 기자. 자민련에서는 서울시지부 부위원장을 지낸 이경표 지구당위원장이 공천티켓을 거머 쥐었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최두환 지구당위원장과 박홍엽 부대변인의 거취가 주목된다. 특히 최두환씨는 15대 총선에서 이신범 의원에게 득표율 4.9% 차이로 낙선해 권토중래를 다짐해 왔다.

이신범 의원은 민주당의 ‘표적 공천’을 부각시켜 이번 총선을 여당 후보와의 대결이 아닌 ‘정권과의 대결’쪽으로 선거전 방향을 몰아간다는 계획. 민주당 대항마인 김성호씨는 386세대의 참신성을 무기로 이 의원의 ‘무작정 폭로’전력을 집중 공격해 상처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련 이경표씨는 12~14대 총선에 내리 출마하면서 주민에게 얼굴을 알려 왔다. 특히 서민 밀집지역에서 불우이웃돕기와 노인복지 등에 앞장서 왔다. 이씨는 여의도행 4수에 나서는 만큼 동정표에도 기대를 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 갑

민주당 정한용 의원이 공천탈락 후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겨 인천 연수에서 출마하는 바람에 현역의원이 없다. 전대협 초대 의장을 지낸 386세대 이인영씨가 민주당 주자로 나섰다. 한나라당에서는 12, 13, 14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달았던 김기배 전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자민련은 성성용씨에게 공천티켓이 돌아갔다.

민주당 이인영씨는 정한용 의원이 탈당하는 바람에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게 됐다. ‘젊은 피’의 신선함을 이용해 시민사회의 ‘바꿔’열기를 어느 정도 표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가 이씨의 관건. 한나라당 김기배 전 의원은 15대 총선에서 정한용 의원에 불과 2,000여표 차이로 석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3선을 하며 안일한 생각에 빠졌다는 반성 아래 지역주민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자민련 성성용씨는 지역내 충남향우회 부회장과 서울지검 청소년 선도위원으로 활동하며 넓힌 인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구청장 재선에 성공할 만큼 지역내 조직과 인맥이 탄탄한 박원철 구청장이 출마할 경우 선거판도에 일대 변화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로 을

민주당 한광옥 의원이 철옹성을 구축했으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무주공산이 된 지역. 민주당은 대타로 중량급의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을 기용해 의석 사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대선본부 부본부장을 지낸 이승철 당부대변인을 카드로 꺼냈다.

자민련은 11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단 이홍배 전의원을 공천했다. 공천탈락한 민주당 김병오씨와 한나라당 조은희 ‘이웃사랑실천회’이사의 무소속 출마 여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장영신 회장은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과 국민회의 신당 창당발기인 공동대표를 지낸 여성계 거물. 장 회장측은 재계 경험과 당내 입지로 볼 때 지역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장 회장측은 특히 ‘성공한 여성’이라는 트레이드 마크를 십분 활용해 여성표를 끌어 모은다는 심산이다.

한나라당 이승철씨는 386신세대 정치인으로서의 도덕성과 깨끗한 이미지를 강점으로 홍보하고 있다. 자민련 이홍배씨는 ‘구로민들레회’와 ‘송백회’명예회장으로서 가꿔온 지역기반을 토대로 밑바닥 접촉을 늘리고 있다. 김병오씨도 40여년간 닦아온 지역조직을 추스리며 추이를 관망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천

한나라당 이우재 의원과 민주당 장성민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간의 ‘세대 전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당초 이 의원과 민주당 이경재 전의원의 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장성민씨가 공천받는 바람에 싸움이 복잡하게 됐다. 낙천된 이 전의원이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자민련에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유지준 지구당위원장이 낙점을 받았다. 국민승리21 집행위원장을 지낸 최규엽씨가 민주노동당 깃발 아래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에 이원영 변호사와 서울시의원인 김기영씨, 농림부 장관 자문관인 황장수씨가 무소속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우재 의원은 지역구 공헌도 면에서 다소 약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는 눈에 띄는 활동을 많이 했지만 지역개발에서는 특출한 성과가 없었다는 것. 장성민씨는 청와대에서 근무한 386세대라는 경력을 부각시켜 DJ와의 친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공천과정에서 나타난 동교동 실세들과의 거리감 때문에 다소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자민련 유 위원장은 40대의 젊은 후보이자 지역 토박이라는 점을 홍보하며 애향심에 호소하고 있다.

배연해·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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