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느낌처럼 상쾌한 청춘 영화가 보고프다. 그래서 고른 것이 제프 폴락 감독의 1999년 작 ‘로스트 앤 파운드’(Lost and Found, 12세 이용가 등급, WB 출시)다. 잃기도 하고 찾기도 했다, 잃은 만큼 얻은 것도 있다, 잃어보니 얻게도 되더라, 작은 것을 베풀었는데 오히려 큰 것을 받게 되었다, 뭐 이런 해석과 결론이 나는 영화다.

청춘의 사랑이 대개 그러하듯 별스럽지 않는 일로 아웅다웅하다가 젊음의 용기와 순수로 화해한다는 건강한 영화다. 남녀의 캐릭터로 승부하는 이런 로맨틱 코믹물에서 배우의 캐스팅은 성공의 절반을 좌우한다. 이렇다 하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엉뚱하고 순수해서 우여곡절 끝에 아름다운 여주인공의 마음을 사로잡는 남자 주인공은 데이빗 스페이드가 맡았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1991년부터 NBC-TV의 주말 코미디 ‘Saturday Night Live’(SNL)에 출연하기 시작해 1996년까지 출연이 이어지더니 코미디 스타의 산실인 SNL 사단의 일원이 되었다.

영화 출연작으로는 아담 샌들러, 크리스 팔리, 신밧드 등을 발굴한 코미디의 컬트물 ‘콘헤드’, 엎치락 뒤치락하는 코미디 시리즈물인 ‘폴리스 아카데미 4’, 요절한 코미디 스타 크리스 팔리와 공연한 ‘크레이지 토미 보이’, 저예산의 아이디어 영화 ‘가방 속의 8 머리’, 그리고 ‘청춘 스케치’와 ‘Baywatch’가 꼽힌다. 라라 플린보일, 크리스티 스완슨 같은 미녀 여배우와의 스캔들로 언론을 장식하기도 했다.

최근의 인기 있는 코미디 스타들이 그러하듯 평범한 얼굴과 진지한 표정으로 의외 상황을 잘 연출하는 데이빗 스페이드는 ‘로스트 앤 파운드’의 각본을 직접 쓰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로스트-’를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가 출연한 할리웃 영화라고 강조하고 있다. 소피 마르소는 최근 관객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프랑스 여배우이므로. 귀엽고 풋풋한 모습을 보였던 데뷔작 ‘라붐’에서부터 난해한 영화 ‘나의 밤은 당신의 밤보다 아름답다’를 거쳐, ‘안나 까레리나’같은 문예물과 ‘007 언리미티드’와 같은 액션물까지 연기 폭을 넓히려고 애쓰는 전 과정이 국내에 상세히 소개되었다.

연기력으로는 앞길이 좀 막막해 보이지만, 프랑스 여배우라는 프리미엄과 동양적인 아담함으로 계속 출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친구와 동업중인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매출이 시원치 않아 고민하고 있는 노총각 딜런 램지(데이비드 스페이드)의 옆집에 눈이 번쩍 뜨이는 아름다운 프랑스 아가씨 라일리 드브와(소피 마르소)가 이사온다.

첼리스트인 라일리에게 은근히 마음을 두고 있던 딜런은 수시로 가출하는 그녀의 개를 찾아주는 것으로 착한 이웃 사촌이 된다. 그러나 엄청난 부자에다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라일리의 약혼자 르네(페트릭 부엘)가 찾아오면서 딜런은 초라한 이웃으로 낙하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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