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경류 봉산탈춤 전과정

원조(元祖). 옛 것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논쟁거리다.

13,14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제6회 김유경류 봉산탈춤 전과정 발표회에서는 이런 ‘원조’에 대한 논의 자체를 뒤로 미룬다. 굳이 ‘김유경류’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도 ‘원조’에 대한 평가를 후대에 넘기자는 의사 표시다.

현재 봉산탈춤은 고 김진옥류를 정통으로 여긴다. 그래서 고 김유경류의 봉산탈춤은 그의 추종자 30~40명만으로 어렵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비주류에 속한다.

하지만 김진옥과 김유경은 해방 후 우리 봉산탈춤이 재현되던 시기였던 1950년대말 쌍벽을 이뤘던 라이벌이자 동지였다. 당시 탈춤에 관심이 많았던 이승만 전대통령은 봉산탈춤을 복원하기 위해 경복궁에서 월남한 황해도 유지들을 불러모아 봉산탈춤 행사를 치렀다. 이때 봉산탈춤을 남한땅에서 부활시킨 두 주인공이 바로 김진옥과 김유경이었다.

그런데 그후 두 사람사이에 불화가 생기고 타협을 몰랐던 김유경은 따로 떨어져 나왔다. 봉산탈춤이 중요무형문화재 17호로 지정될 당시 김진옥이 이끄는 봉산탈춤보존협회 소속 탈꾼들이 대거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으면서 봉산탈춤의 원조는 김진옥류로 굳어지게 됐다.

김진옥류와 김유경류의 춤사위는 확연히 다르다.

김진옥류는 봉산탈춤 7과장이 옴니버스 형식처럼 각각 독립적으로 되어 있다고 해석한다. 반면 김유경류는 각 과장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관성을 가지고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다. 춤사위도 김진옥류가 한삼과 몸이 따로 노는 등 기교가 많이 가미된 반면, 김유경류는 한삼과 몸이 한동작이 되어 움직이는 고난도 기술을 구사한다.

첫먹춤에서는 김진옥류가 누워서 춤을 추지만 김유경류는 엎드린 채 춘다. 의상도 다르다. 김진옥류는 제2과장 팔먹중춤에서 8명의 먹중 의상이 각기 달라 화려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김유경류는 붉은색과 녹색 둘 뿐으로 단순하다.

어느 춤사위가 원조인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김진옥류든 김유경류든 다양한 우리 고유의 봉산탈춤 춤사위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비록 비주류지만 김유경류도 우리가 버려서는 안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0342)703-2272


[콘서트]

· 김건모 쇼/사바나로 간 건모

2년간 준비 작업을 거친후 새 앨범 ‘부메랑’과 ‘꼭’으로 멋지게 컴백한 김건모의 대형 콘서트. 자신의 히트곡과 그간의 명곡들을 재편곡해 들려줄 이번 무대는 전문 댄스팀이 가세, 더욱 화려하게 꾸며질 예정. 소울풍의 흑인음악과 재즈, 힙합, R&B 등을 백밴드로 세운다. 장르마다 특색 있는 안무와 색다른 편곡으로 2년간 침묵했던 김건모의 음악을 만끽할 수 있을 듯. 이 공연에는 ‘사바나의 아침’에서 활약하는 개그맨 심현섭이 찬조 출연, 에피소드와 노래, 춤을 선사한다. (02)575-3003

3월 17일 8시, 18일 4시30분·8시, 19일 6시/서울교육문화회관


미친 키스

사랑, 열정이라는 허울속에 숨어 있는 남녀간의 욕망과 집착이 얼마나 허망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연극이다.

현대인들은 인간 관계, 특히 이성 관계에 있어서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까워지고자 하는 집착에 쉽게 빠진다. 하지만 인간들은 각기 다른 자기만의 코드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집착은 오히려 상대방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 연극은 바로 이런 피상적인 허울만을 만들어 내는 남녀 관계를 보여준다. 3명의 남녀가 등장, 각기 서로 다른 관계를 만들고 그것에 몰두한다. 이들은 서로 ‘크로스오버’를 통해 상대방에 다가 가지만 결국은 모두 마음을 얻는데 실패하고 또 다른 이성에게 다가간다. 메아리 없는 만남에 대한 갈망, 그 행위로 발현된 탐미적 키스가 이 작품이 의도하는 목표다.

1998년 12월 예술의전당 공연에 이어 1년여만에 재공연인데, 이남희(장정역)를 제외한 출연진 전원이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새얼굴이다. 음악도 예전의 아코디언 하나에서 탈피, 새로 작곡된 음악이 동원됐다.

연출자 조광화씨는 “상대방의 영혼에 닿고 싶은 열망, 그 방법으로서의 접촉, 그러나 접촉을 할수록 더욱 집착하게 되는 에로스적 그리움의 허망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3월10일~4월23일 오후 8시(주말 4시·7시)/유 시어터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부산에서 활동중인 프로 연극인들이 부산 농아인협회와 공동 주최로 일반인과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기획한 뮤지컬. ‘동숭동 연가’ ‘번데기’의 작가 오은희와 ‘세월이 가면’ ‘사랑은 유리같은 것’를 만든 신예 작곡가 최귀섭이 만든 순수 창작 작품이다. 대극장에서 공연됐던 것을 방식과 분위기를 살롱 뮤지컬 형식으로 각색했다. 최진섭 권대희 김근영 등이 출연한다.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에게 기부된다. (051)611-6177

3월3일~6일 오후 4시·7시(일 3시·6시)/부산시민회관 소강당


[영화]

·인사이더

이미 LA 비평가협회 최우수 작품상과 전미 비평가협회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고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상 등 7개 부분에 노미네이트된 작품. 마이클 만 감독의 신작으로 헐리우드 최고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LA컨피덴셜’의 러셀 크로우가 인사이더로 ‘대부2,3’ ‘스카 페이스’의 알파치노가 CBS의 PD로 열연했다. 여기에 각본 에릭 로스, 촬영 단테 스피노티, 미술 브라이언 모리스 등 제작진도 최강. 한 담배회사의 내부 고발자가 회사와 법정 투쟁을 벌이는 실화를 다뤘다. 3월11일 개봉/서울 시네코아 브로드웨이 등

·프트리스2

최첨단 영상 기법과 스피드한 긴박감 주는 정통 SF 영화. 1994년 1탄 보다 휠씬 발전된 시스템과 스펙터클한 영상미를 보여준다. 1990년 최고 흥행작이면서 영화 발전의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매트릭스’의 특수 효과팀이 제작했다. 여기에 화려한 액션과 흥미 만점인 ‘콘에어’ ‘쇼생크탈출’의 기법을 추가, 영화적 완성도를 보탰다. 액션스타 크리스토퍼 램버트, 중성적인 매력의 섹시 스타 팸 그리어가 남녀 주인공.

3월18일 개봉/단성사 동아극장 등

·소년은 울지 않는다

57회 골든 글로브상과 뉴욕 비평가협회 여우 주연상, 런던 필름 페스티벌 비평가 선정 최우수 영화 선정작. 작은 도시에 사는 티나 브랜던은 절도 혐의로 수배를 받자 장난삼아 머리를 자르고 남장을 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억누르고 지냈던 남자로서의 본능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위조 경찰에 위조 면허증이 발각되면서 여자라는 정체가 밝혀지는데…. 1994년 4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극화한 것이다.

3월11일 개봉/시네코아 시네하우스 강변CGV 등


[연극]

·장군각시

섬마을에서 벌어지는 전통과 현대의 갈등을 주제로 한 창작극. 벤처기업가인 황칠국이 사채업자의 협박에 쫓겨 경기도 서해안의 고향 섬마을로 돌아온다. 홀어머니의 간청으로 칠국은 토당굿을 벌이는데 때마침 장사장이 섬개발의 기초 조사를 위해 큰 손들과 함께 섬을 찾으며 소동이 벌어지는데…. 홍원기작, 주요철 연출. 임찬호 조은하 등 경기도립극단 멤버들이 나선다. (0331)230-3242~8

3월15일~19일 오후 7시30분(주말 3시·6시)/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콘서트]

·박완규 두번째 콘서트

‘천년지애’로 국내 록음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박완규(27)의 두번째 무대. 초고음과 중저음을 넘나드는 음폭, 찢어질 듯 절규하는 허스키 보이스로 젊은 팬들에게 어필하는 그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기회다. 첫번째 콘서트와 달리 하드록과 록발라드를 중심으로 이끌 계획. 레코딩 보다 라이브가 더 좋을 만큼 뛰어난 그의 가창력을 보여줄 예정. (02)325-7766

3월14일~19일 오후 7시30분(토·일 4시·7시)/연강홀


[미술]

·그림일기 그림읽기전

관객들에게 그림을 느끼고 해석할 수 있는 소양을 길러주는 색다른 전시회. 화가의 작품 뿐아니라 올바른 감상을 위한 작가의 글이 함께 걸린다. 1999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성현씨를 비롯, 김경용 김옥경 박영근 우창훈 이강화 이석조 이영박 최상철씨등 9명이 참가한다. 구상과 반구상 추상 작품이 전시된다. (02)730-0030

4월9일까지/갤러리 상


[오페라]

·김희정의 새봄맞이 콘서트

1996년 이탈리아 ATRI 국제 성악 콩쿨대회서 입상한 소프라노 김희정이 새봄을 맞아 오페라 아리아와 우리 가곡을 선보인다. 따뜻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니고 있으며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과 테크닉도 뛰어나다는 평. 테너 최승원과 바리톤 장유상이 특별 출연한다. 김정수가 지휘하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다.

3월13일 오후 7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송영웅·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