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숙의 ‘적벽가’

소리꾼 오정숙(65)이 판소리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으로 꼽히는 동초제 ‘적벽가’ 완창 무대에 선다.

14세때 창극계에 뛰어든 오정숙은 김소희 선생에게서 ‘심청가’를 사사한데 이어 24세때 김연수 선생과 본격적인 소리 공부를 하면서 1970년대 여류 명창으로서는 유일하게 판소리 다섯마당을 모두 완창했다. 다소 쉰듯한 목소리가 주를 이루는 판소리계에서 오명창은 갈라지지 않는 맑은 목소리를 구사, 한때 생소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이보다 훨씬 긴 바이브레이션과 정확한 발음, 뛰어난 발림, 그리고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폭넓은 음역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1990년 평양에서 열린 통일음악제에서 그가 ‘심청가’중 ‘부녀상봉’대목을 부를 때 울음을 참다 못한 북한 동포들이 몰래 눈물을 닦는 장면이 TV에 잡혀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로 판소리고법 보유자 후보인 김청만 국립국악원 민속단 예술감독이 고수로 나선다.

150㎝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찬 목소리와 구성진 아니리, 여기에 섞인 그의 노련한 발림은 또다른 우리 가락의 맛을 선사할 것이다.

4월15일 오후 3시/국립국악원 우면당


ONCE…

러시아 예술의 중심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온 사랑의 전령사인 극단 ‘데레보’가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데레보는 최근 세계 연극계에서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언어 신체극(Non-verbal Physical Theater)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 언어 신체극이란 기존의 단순한 마임이 아닌, 율동을 통한 육체 언어를 가지고 스토리를 전개해 가는 종합예술이다.

러시아 극단 데레보는 국내에서 ‘난타’의 대성공으로 잘 알려진 1997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권력과 상처에 대한 비판적 통찰을 표현한 ‘Red Zone’으로 관객과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이들은 당시 ‘가장 혁신적인 연극상’을 받았으며 이듬해에도 ‘Herald Angel상’과 ‘Fringe First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세계 각국 언론은 이들에게 ‘한번 관람으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작품’, ‘적어도 한번은 봐야할 작품’이라는 식의 갖가지 찬사를 보냈다.

이번에 소개될 작품은 한적한 바닷가 카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모의 웨이트레스와 늙은 청소부, 그리고 카페 단골 신사의 사랑이야기. 때로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처럼 애잔하게, 때로는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처럼 현란하게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상큼한 웃음과 재미, 그리고 잔잔한 감동이 몽환적 무대와 어우러지는 무대가 될 듯. (02)2005-0114

4월19일~22일 오후8시/LG아트센터


[연극]

· 저별이 위험하다

인신매매단, 꿈을 잃은 예술가, 사이버게임에 빠진 소년, 부탄가스를 마시는 아이, 서로 불륜을 저지르는 부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노래를 부르는 거리의 가수, 앵벌이 맹인부부. 이런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우리들. 이런 불감증에 걸린 이 시대의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이 작품의 주제. 1994년 초연된 작품으로 N세대에 맞게 배우 오디션에서 제작까지 전과정을 인터넷에 공개한다. 원장 김광림, 연출 박광정. (02)762-0010

4월15일~5월28일 오후 7시30분(주말 4시30분·7시30분)/아룽구지 소극장

· 세남자

젊은 연극인이 대학로 연극의 저변화 연극 기획의 전문성을 위해 만든 문화기획사 ‘문화 아이콘’이 올리는 첫 작품. 기존의 사회적 통념과 명분, 투쟁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외된 386세대의 모습을 그렸다.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 낚시를 하던 두 사람이 건져올린 것은 아기 시체. 이 아기가 자신의 자식일 수도 있다며 자책한다. 그러면서 이 사회에 대한 통렬한 욕설과 음담패설을 퍼붇는다.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는 관객에겐 전철 패스 1매를 증정한다. (02)762-0810

4월14일30일 오후 7시30분(금·토·일 4시30분·7시30분)/예술극장 활인


[영화]

· 디펜스

우연을 가장한 살인, 그를 통한 위험한 거래, 그리고 그들간의 법정 싸움을 다룬 영화. 신출내기 변호사 앤드류(마이클 듀디코프)는 어느날 우연히 남편으로부터 학대받는 귀머거리 화가 제인(말리 매틀린)을 만나게 되는데 둘의 데이트 현장에 제인의 남편이 들이닥친다. 광분한 남편을 막던 앤드류가 순간적으로 그를 쏴 죽이면서 재판이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숨겨졌던 진실이 하나둘 밝혀진다. 실제 청각 장애인으로 1987년 ‘작은 신의 아이들’로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말리 매틀린의 연기가 볼만하다.

4월15일 개봉/허리우드 등

· 극속전설(極速傳說)

폭발적인 레이싱과 빠른 비트의 록이 어우려지는 홍콩의 스피드 액션. 돈만 아는 어머니와 계부 밑에서 자란 스카이(정이건). 그의 관심은 온통 터빈 엔진의 스포츠카 Rx-7에 여자 켈리(임희뢰)를 태우고 밤새 도로를 질주하는 것 뿐이다. 스카이는 어느날 범죄조직의 보스 등풍과 몸숨을 건 경주 시합을 하다가 고가도로에서 추락하게 되는데…. 유위강 감독. 정이건 주연.

4월15일 개봉/피카디리 동아 강변CGV


[콘서트]

· 업타운&타샤니

정통 힙합을 구사하는 업타운과 여성 듀오 타샤니의 연합 콘서트. 정통 흑인 음악을 추구하는 업타운은 최근 여성 보컬 김보라를 영입하면서 4번째 앨범 ‘UPT PARADOX’를 발표, 힙합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타샤니는 ‘참을 수 없어’, ‘경고’ 등 강렬한 리듬과 가창력 있는 파워랩에 뛰어난 안무 실력까지 겸비한 힙합 여성 듀오. 이번 공연은 서울, 춘천에 이어 3번째 지방 공연. 그로테스크한 무대 배경과 프리스타일한 랩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4월15일 오후 4시·7시/울산 현대아트홀


[무용]

· 한짝 홑짝/본살/수련 연못

김희진 무용단 사단의 젊은 안무가 3인의 합동 공연. 한양대 무용과 출신인 이소영(25)이 지난해 댄스페스티발 솔로작품인 ‘한짝 홑짝’을, 성균관대와 뉴욕대학 대학원을 나온 김미영(28)은 ‘본살’을 선보인다. 김희진(36) 원장은 물밑으로 뻗은 근경과 늪에서 자라나 수련이 여름에 화려한 꽃을 피우는 모습을 그린 ‘수련 연못’을 소개한다. (032)422-5498

4월21일 오후 7시/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미술]

· 김차섭 김명희 배진환 설원기 윤동구 5인전

뉴욕에서 활동하는 5명의 작가가 함께 여는 귀국 초대전. 김차섭 김명희 부부는 단편 유화와 ‘노트북, 오선지 위의 드로잉’,‘칠판에 페인팅’ 등을 통해 동서 현대 미술의 융합을 보여준다. 배진환 교수는 드로잉 작품, 윤동구 교수는 밀납 유화 금박 작품, 설원기 교수는 메탈 페인팅 연작시리즈를 각각 선보일 예정. 5명의 작가 모두 새로운 분야를 시도하는 것이어서 갤러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019)323-1254

5월14일까지/소호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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