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어딜가도 표준말인 ‘푸통화’(普通話)로 통한다. 푸통화는 베이징(北京) 지역 사람이 쓰는 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북부 동북3성(만주)이나 중부 상하이(上海), 남부 광둥(廣東)성, 심지어 대만에서도 푸통화는 통한다.

특히 중년 이하와의 대화에서는 거의 문제가 없다.

하지만 중국 각 지역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얘기할 때는 푸통화가 아니라 ‘자신들의 말’을 사용한다. 상하이인은 상하이말, 광둥인은 광둥말, 대만인은 타이위(臺語)를 쓴다.

나아가 이들은 자신들의 말을 사용하는 외국인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친근감을 가진다. 그래서 ‘상하이말을 모르면 상하이에서 제대로 사업할 생각을 말라’는 말까지 있다.

중국은 다양성이 뿌리박혀 있고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나라다. 한국인은 이같은 중국의 다양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국내 100여개 대학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푸통화 교육에만 그치고 있다. 사업가도 베이징의 유력자와 연줄을 맺으면 지역에서도 그대로 통할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은 이같은 다양성을 간파하고 일찌감치 ‘중국’이 아니라 ‘중국 각지’에 대한 전문가를 양성해왔다.

지난해 한중간 무역규모는 250억3,600만달러. 이중 한국의 흑자액은 94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지금까지는 좋았지만 문제는 미래다.

하지만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중국 최대시장인 상하이에 주재하는 한국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파견직원은 단 3명에 불과하다. 일부 벤처기업은 중국진출을 과대포장해 국내에서 주가를 띄우는 편법으로 악용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5/14 15:13


배연해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