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안팎의 시선이 한나라당에 쏠리고 있다. 5월31일의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치러질 총재·부총재 경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강삼재 의원이 일찌감치 이회창 총재에 도전장을 낸데에 이어 손학규 당선자가 5월7일 총재경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21세기의 열린 사회에서는 더이상 폐쇄적이고 사당화한 정당은 국가경영의 책임을 지기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이회창 총재의 폐쇄적·사당적 당운영의 개선을 출마의 명분으로 삼았다.

김덕룡 부총재도 조만간 경선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한나라당의 총재경선 구도는 4파전의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한나라‘비주류3인’연대 가능할까

그러나 4·13 총선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한 이회창 총재의 세에 비해 비주류는 ‘약세의 3인’으로 분열되는 형국이어서 총재 경선은 싱겁게 끝날 개연성이 높다. 변수가 있다면 3인의 연합, 또는 이들 각자가 부총재 출마자들과 얼마나 파괴력있는 합종연횡을 하느냐의 정도.

또 정치권의 큰 흐름을 형성해가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총재 경선의 각을 20세기적 구세대 리더십과 21세기적 신세대 리더십 창출로 세워가면 젊은 비주류 주자들이 득을 볼 개연성이 있다.

비주류 3인의 후보단일화 등의 연대는 일단 힘들어 보인다. 3인의 총재경선 출마가 승리를 노린다기 보다는 경선 공간을 활용해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는 전술적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선거운동 과정에서 충분히 이미지 고양효과를 얻은 뒤 막판에 한쪽으로 힘을 몰아줄 개연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세 사람은 비주류 주자간 횡적 연대보다는 세력있는 부총재 출마자들과 러닝메이트 형식의 수직적 연대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김덕룡 부총재가 부총재 경선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부총재와 연대를 추진하는 것이 바로 그 예다. 김 부총재의 한 측근은 “박 부총재와는 그동안 여러 사안에 대해 인식을 공유해온 사이인 만큼 공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삼재 의원측도 “부총재 선출방식이 연기명 방식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2명 정도의 부총재 후보와 공조하는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라며 “몇몇 후보의 의사를 타진중”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당선자는 당내 개혁성향의 소장파가 지지하는 부총재 후보와 연대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비주류 주자의 움직임에 대해 이회창 총재측은 “서로 주고받을 실익이 많지 않은데 러닝메이트식 연대가 가능하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YS만난 DJ, JP는 언제 만나나

9일 청와대에서 있은 DJ-YS 회동이 두 사람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의 여부도 정가 안팎의 관심사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영삼 전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하는 공항에 한광옥 비서실장을 보내 예를 갖추는 등 회동에 앞서 분위기조성에 신경을 썼다.

YS는 회동에서 남북정상회담 문제외에 일반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도 할 말은 다 했다며 ‘뻣뻣한’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개선이 두 사람 모두에게 일정한 정치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 호전을 점치는 견해도 대두하고 있다.

또한 DJ와 JP가 언제 만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 대통령은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을 위해 JP와 회동을 희망해왔지만 JP는 골프로 소일하며 김 대통령의 손짓을 뿌리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자민련이 원내 소수파로서의 생존전략 차원에서 DJ와 다시 손잡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 만큼 머지 않아 두 사람의 회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시각에는 4·13 총선을 계기로 정치적 영향력이 감소한 3김이 공생을 위해 상호협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깔려 있다.

이번 주간에는 임시국회도 열릴 것 같다. 보통 총선이 끝난 뒤 차기 국회가 개원될 때까지는 회기가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과외문제 산불대책 등 현안이 많은 데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정치적 이해가 맞아 떨어져 임시국회가 소집되는 것이다.

그러나 299명중 263명이나 낙선해 본회의 성원조차 채우기가 의심스런 상황이어서 실속없는 형식국회에 그칠 공산이 높아 보인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입력시간 2000/05/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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