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젖소부인’이라는 제목의 비디오가 출시되어 장안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비디오를 본 남성들의 입을 통해 주연 여배우의 가슴이 볼륨있고 탄력있다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뭇 남성들의 관심을 쏠렸다.

이 영화로 당시 무명이었던 주연 여배우는 일약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명인사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이처럼 비디오 영화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이 영화의 제목 ‘젖소부인’은 사실은 거대유방을 지칭하는 은어다. 잘 알려진 대로 유방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나타내주는 상징이자 모성의 상징이다.

적당한 크기의 탄력있는 유방이야말로 여성미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이 볼륨있고 탄력있는 유방을 갖기 위해 유방확대 수술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거대유방으로 인해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는 여성도 의외로 많이 있다.

거대유방이란 보통 한쪽의 용량이 400∼500㏄ 정도 되는 상태를 말하며 심한 사람의 경우 150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서양여성 유방의 용량이 250∼300㏄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그 크기의 짐작이 가능해진다.

흔히 유방이 크기만 하면 좋을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거대유방으로 인해 겪게 되는 고통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절벽유방’이 심리적 콤플렉스를 갖게 한다면 ‘거대유방’은 여기에 심각한 육체적 고통까지 가중시킨다.

우선 유방통이 심한 것은 물론 유방의 무게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지고 브래지어 끈이 당겨져 어깨가 패인다.

또 체중이 앞으로 쏠리게 되면서 목이나 허리가 아픈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이면 피부가 접혀 짓무르거나 습진 또는 피부염이 생기는가 하면 가슴이 출렁거려 운동하기가 어려워지고 어떤 옷을 입어도 옷맵시가 나지 않고 몸매마저 밉게 보인다.

이처럼 유방이 지나치게 커지는 원인으로는 유전과 사춘기 전후의 호르몬 분비 이상, 영양과다에 따른 비만, 임신과 출산 등을 들 수 있는데 여하한 이유에 의한 것이든 당사자에게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거대유방’을 갖고 있는 여성의 일부는 가슴을 조여주는 브래지어를 착용하거나 가슴이 작게 보이는 옷의 착용으로 이를 감추고자 가히 눈물겨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대유방’이 고민스러운 것은 비단 오늘날에만 국한되지 않고 큰 유방이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옛날에도 마찬가지였던 듯 하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도 유방이 큰 소위 ‘대유녀’(大乳女)들이 유방을 압박, 젖을 작게 보이게 하는 ‘젖조름말’을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에서 예나 지금이나 ‘거대유방’은 여성의 고민거리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유방이 지나치게 커서 심리적, 육체적 고통을 당하는 여성의 경우 유방축소술을 받음으로써 괴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 유방축소술은 지나치게 큰 유방을 체격에 맞게 보기 좋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줄여주는 수술로서 유방피부를 절개하여 피부의 일부와 유방조직을 잘라냄으로써 부피를 줄이는 방법이다.

수술방법은 젖꼭지 둘레 꽃판의 경계를 따라 피부를 절개하고 유방속의 내용물을 필요한 만큼 들어내는 방법과 유방 아래쪽 접힌 부위의 피부를 절개하고 들어내는 방법, 그리고 유방 밑 피부와 젖꼭지를 잇는 세 지점을 축으로 피부를 절개하는 방법이 있다.

어떠한 수술방법을 사용할 것인지 여부는 의사의 숙련도와 환자의 희망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어느 경우라도 수술 후 흉터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술 후 7일∼10일 정도 치료하면 실을 뽑게 되는데 봉합부위의 벌어짐 방지를 위해 3∼4주 가량은 심한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정일화 세란성형외과원장

입력시간 2000/05/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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