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인터넷 과외

대학입학을 준비하기 위한 사교육, 과외 열풍이 대단하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70년대 학교교육을 뿌리채 흔들어 놓았던 과외바람은 급기야 80년대 초 국가가 망국병으로 규정하고 금지명령을 내리는 사태로까지 치달았다.

그래도 과외는 존재했었다. 등화관제도 아닌데 불빛이 샐까, 차광막을 드리우고 하는 ‘몰래과외’는 물론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하는 ‘변종(?)과외’까지 등장했었다. 남달리 교육열이 강한 국민성 때문인지, 지나친 경쟁 심리 때문인지, 과외는 시들줄 몰랐다.

과외 교사의 수입이 웬만한 직장인을 능가하고 족집게 과외는 천만 단위를 훌쩍 넘겨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간의 괴리감을 더욱 부채질 했다. 모두에게 평등해야 할 교육 기회가 부익부 빈익빈의 교육 상황으로 치닫게 했다.

그러나 이젠 과외의 길이 넓어졌다. 굳이 가정교사를 채용해 고액과외를 받을 필요도 없다. 과외가 가계 주름살의 주범이었다면 이제부터 아주 저렴한(?) 새로운 과외를 받아 볼 수 있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과외 허용 판결로 사교육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터넷 과외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서비스에 나서고 있어 서비스의 질 또한 매우 우량하다.

또 방송교육이 정해진 교과과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강의가 진행됐다면 인터넷 과외는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 채팅을 통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 고액과외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이버교육 전문기관인 아이빌소프트(대표:진교문)는 과외교육 사이트 온스터디(http://www.onstudy.co.kr)외에 최근 고등학생들을 위한 전과목 무료과외 사이트 틴스터디( http://www.teenstudy.co.kr)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고교 전과목 e메일 학습지와 자기평가를 무료로 서비스한다. 틴스터디가 제공하는 e메일 학습지는 단순히 e메일로 학습지를 전달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멀티미디어 화상 강의와 디지털북을 담아서 제공하는 형식. 따라서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쌍방향 멀티미디어 학습지다.

세진사이버교육(http://www.success7.co.kr)은 인터넷을 통해 영어일기 쓰는 방식을 알려주는 유료 영어학습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회원에 가입하면 전문 교사들이 주 3회 영작문을, 주 2회 영어일기를 첨삭 지도한다.

또 배치교사를 통해 각 회원의 실력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1~3단계는 내국인 교사, 또는 토익 880점 이상 취득자가 4~6단계는 해외 거주 유학생이, 7~9단계는 외국인 교사가 지도한다.

온라인 교육방송업체인 사이버에듀타운(대표:이상문, http://www.cyberedu.co.kr)은 본격적인 과외 서비스를 제공한다. 6월중으로정진학원 강사진의 대입 수능 특강을 실시간 쌍방향 인터넷 과외 서비스로 바꿔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사이트는 인터넷 과외서비스를 통해 멀리 떨어진 강사와 학생들이 서로 얼굴을 보면서 질의응답이 가능한 사이버 학습환경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인터넷 과외수업에 필요한 동영상과 음성정보 실시간 전송을 위해 한국통신의 기간 통신망을 이용하고 과목당 수강비를 1만원 이하의 저가로 설정해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예정이다.

대입 학원가 유명강사들의 동영상 강의 콘텐츠를 제공해온 입시뱅크(대표:노현종, http://www.ipsibank.com)도 8월부터 대입수능 전과목에 대한 실시간 인터넷 과외서비스를 시작한다.

입시뱅크는 속칭 「쪽집게 과외」로 유명한 강사들을 정해진 시간 동안 초빙해 과목별 요점정리와 질의 응답을 제공, 일부 부유층에 한정된 고액과외 정보를 일반 학생에게 저렴하게 보급할 계획이다.

이 밖에 고액과외의 대명사격이었던 미술, 음악 등 예능계 사교육 시장에도 실시간 인터넷 과외 서비스가 등장할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원격교육 솔루션업체인 영산정보통신 관계자는 『실시간 동영상 전송과 질의응답이 자유로운 인터넷 과외 서비스가 저렴한 교육비를 무기로 사교육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우 전자신문 인터넷부 기자

입력시간 2000/06/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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