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Clinic] 날씬한 다리

길고 늘씬한 다리는 시원스럽고 섹시하다. 다리야말로 보디라인의 아름다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늘씬하고 긴 다리는 뭇 남성에게 성적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미국의 상류사회에서는 다리 하면 여자 다리를 연상케 한다 해서 그 말을 기피하고 심지어는 식탁에서 부인에게 닭다리 요리를 내놓는 것조차 삼가한다.

그럼에도 늘씬하고 긴 다리는 여성의 선망의 대상이다. 예쁘고 섹시하게 보이고 싶은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여성의 공통된 소망이며 더욱이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스커트를 입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늘씬하고 긴 다리가 제격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망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 특권을 포기한 채 고민하는 여성이 있다. 흔히 ‘조선무’라고 불리는, 우람하고 튼튼한 굵은 종아리를 가진 여성이 바로 그들이다.

종아리가 굵어 슬픈 여성은 날씬하고 하얀 다리를 자랑할 스커트를 입는 계절이 돌아와도, 푸른 바다와 하얀 파도가 넘실대는 휴가지도 모두 남의 일이다. 노출의 계절이 됐건, 아니면 휴가를 떠났건 간에 자신의 복장은 남들과 달리 늘상 펑퍼짐한 바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아리가 굵은 여성에게 늘어나는 것은 그야말로 한숨과 옷장 속의 바지뿐이다. 남들처럼 짧은 스커트를 입고 싶은 욕망에 독한 마음을 먹고 밤마다 맥주병, 콜라병으로 밀고 높은 의자에 다리를 올려놓고 꼼짝않고 잠을 자거나 자전거 타기에 신문 또는 잡지에서 본, 온갖 체조도 해보지만 굵은 종아리는 도통 변화할 줄 모른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으로 그다지 굵지도 않은 종아리를 스스로 굵다고 생각하면서 고민하는 여성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종아리가 굵고 그래서 고민하는 여성의 경우라면 차라리 다리를 가늘게 만드는데 효과적인 성형수술, 즉 종아리 근육 퇴축술을 받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일반적으로 종아리가 굵어지는 것은 과다한 피하지방에 의한 것이거나 두꺼운 근육층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종아리 퇴축술의 경우 종아리가 굵어진 원인에 따라 시술방법을 달리 시행해야 한다. 특히 종아리는 지방을 비롯해 뼈나 근육 등 여타의 조직이 많아 더욱 그러하다.

우선 피하지방이 많아 종아리가 굵은 경우에는 초음파 지방흡입술을 이용한다. 초음파 지방흡입술은 피부표면이 울퉁불퉁해지는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수 있다. 문제는 종아리에 지방은 없고 근육층이 발달해서 굵어진 경우이다.

지방흡입술의 시행이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은 물론 자칫 잘못 시행했다간 근육의 윤곽을 가려주던 피하지방이 없어져 오히려 근육의 윤곽을 두드러지게 하고 보기 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육층이 발달해서 종아리가 굵어진 경우에는 근육을 잘라내는 절제술, 또는 다리 근육으로 가는 신경의 일부를 절개, 운동을 하는데 비교적 지장이 적은 근육을 마비시켜 근육을 위축시켜 종아리를 가늘게 만드는 방법을 시행한다.

즉, 종아리 근육 퇴축술은 피부를 절개하고 내시경 등을 이용,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여러 개의 신경 중 일부를 잘라내어 다리를 가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종아리 근육 퇴축술에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실망감을 배가시킬 수 있다. 임상에서 보면 상당수의 환자가 수술만 하면 마치 패션모델과 같은 미끈하고 늘씬하고 아름다운 다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결코 그렇지는 않다.

물론 사람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수술을 통해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효과라는 것이 현재의 굵은 다리보다 좀더 가늘게 만들어주는 것이지 환자들이 생각하고 요구하는 것처럼 패션모델과 같은 다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일화 세란성형외과원장

입력시간 2000/06/0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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