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생일파티] 외국의 어린이 생일 파티 문화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어린이 생일 파티는 매우 중요한 행사다. 어린이들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한해의 가족 행사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합리적인 생일 파티 문화도 이미 정착돼 있다.

미국에서 생일 파티는 집 정원에서 하는 가든 파티가 주를 이룬다. 아파트 문화가 발달된 우리와 달리 미국 가정은 상당수 정원이 딸린 단독 주택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굳이 복잡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레스토랑을 찾지 않는다.

초대받는 사람도 레스토랑 보다는 남에게 공개하기 쉽지 않은 집으로 초대 받는 것을 더욱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더구나 10세 미만 아이들을 초대하려 할 때는 보호·관리 문제 때문에 대부분 집을 이용한다. 오래전부터 파티 문화가 발달돼 있어 어린이 생일 파티 전문점도 다수 있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간혹 시즐러, TGI프라이데이, 코코스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맥도날드, KFC 같은 패스트푸드점, 실내 놀이방인 롤리팝 등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초대 손님들이 불편하게 생각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3~4주전 초청, 음식은 대개 부모가

파티 손님 초대는 생일 3~4주전 우편이나 카드로 초청장을 보내면서 시작된다. 장만할 음식량과 테이블 수를 파악하기 위해 2주일전 쯤 초대장을 보낸 아이의 집에 직접 전화를 걸어 참가 여부를 최종 확인한다. 10세 이하의 어린이의 경우 반드시 어른 한명이 동행해 파티 장소까지 데려다 주고 끝나면 데리러 온다. 따라서 파티 시작 시각과 끝나는 시각이 명확하다.

파티 음식은 우리처럼 거창하지 않다. 워낙 인건비가 높아 웬만해서는 따로 요리사를 부르지 않고 부모가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다.

물론 부유한 집안이나 초대 손님이 많을 경우에는 출장 부폐 전문 회사에 맡기기도 한다. 또 초대 받은 손님이 음식에 장기가 있으면 한두가지를 만들어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음식보다는 생일 장식에 더 많이 신경을 쓴다.

생일 잔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집안 곳곳에 풍선과 ‘축생일’등의 축하 메시지가 쓰여진 플래카드를 단다. 그리고 정원의 나무나 거실 창문에 네온 사인을 달기도 해 축제 분위기를 돋우기도 한다.

파티장에서의 행사는 얼굴 페인팅, 장기 자랑, 가면 연극, 실내악 연주 등 연령층에 따라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10세 이하 아이들 생일에는 ‘조랑말 터뜨리기’ 게임이 빠지지 않는다.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 메시지와 사탕 과자 초콜릿 등이 들어있는 조랑말 인형을 막대기로 쳐서 터뜨리면 그 안에 있는 각종 선물과 축하 메시지가 종이 꽃술과 함께 떨어지는 게임이다.

10세가 넘는 아이의 생일날이면 식사 후에 롤러 스케이트장 수영장 볼링장 극장 오락실 같은 곳으로 소위 ‘2차’를 가기도 한다. 교통편은 생일을 맞은 아이의 집에서 담당한다.


선물은 인형 등 부담없는 '소품'

생일 파티 전문점에서 할 경우는 최근 유행하는 피자 레스토랑인 ‘척키치즈’나 ‘캔디 팩토리’등이 자주 이용된다. 척키치즈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쇼비즈 피자타임이 운영하는 체인점으로 미국 전역에 312개 지점이 있다.

초대형 마스코트 쥐인 척키치즈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는데 유아용 초등학교용 게임룸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캔디 팩토리는 22년 전통을 가진 곳으로 일요일마다 6세 이상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생일 파티 예약을 받는다.

최대 인원은 35명이며 한 아이당 17달러50센트를 받는다. 교사의 지도하에 2시간 동안 캔디와 초콜릿을 녹여서 각종 장식을 만드는 게임 등을 한다.

선물 주고 받기는 생일 잔치에서 빠지지 않는 요식 행사다. 취학 이전의 아이에게는 바비 인형이나 로보트와 같은 10~20달러 내외의 선물을 한다. 선물속에 축하 메시지도 함께 써서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대한 집에서 손님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고맙다는 성의 표시로 기념될 만한 선물을 주는 경우도 많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0/06/1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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