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보다 임명과정의 공개성이 중요"

성균관대 이명석 교수(행정학과·사진)는 “공기업 구조조정은 낙하산 인사가 존재하는 한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가형 정부를 통한 효율성 제고와 개방형 공직임명을 지향하는 상황에서 낙하산 인사는 퇴행적 관행이라는 것.

그는 현단계에서 공기업 임원은 전문성이나 능력을 떠나 임명과정의 투명성과 공개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역대 정권에서 정부투자기관의 낙하산 인사가 가장 심했던 것은 노태우 정권. 전체 정부투자기관의 낙하산 인사비율은 전두환 정권 84.2%, 노태우 정권 90%, 김영삼 정권 86.5%였다.

출신별로는 군출신이 각각 43.2%, 26%, 7.9%였고 정치인 출신은 14,7%, 29%, 37%, 관료출신은 26.3%, 35%, 41.6%였다. 그는 YS시절 군출신이 급감하고 관료출신이 늘었던데 반해 DJ정권에서는 정치인 출신이 다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당수 공기업이 ‘힘있는 정치인 출신’을 경영진으로 반기는 것도 엄연한 사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정치적 파워는 개개 공기업으로서는 좋을지 모르나 사회 전체의 효율성엔 역행한다”고 설명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이 교수의 처방은 ‘대통령의 결단’과 이를 통한 ‘공개경쟁 임용’이다. 민영화 등 논란이 많은 방법보다는 경쟁적 인사를 통해 손쉽게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여기엔 최고 통치자의 의지가 결정적이라는 이야기.

이 교수는 자질이 부족한 인물을 충성위주로 자리를 배정함에 따라 “낙하산 인사는 정치개혁까지 지연시킨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2000/06/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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