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는 주인·아기 보호본능 타고 나

개도 생긴대로 논다. 같은 어미 아래 태어난 새끼라도 ‘생긴 틀’에 따라 능력이 천양지차. 좋은 개는 좋은 틀을 타고 난다는 것이 대한민국국견협회 우무종 회장의 해설이다.

1967년에 만들어진 진도견 보호육성법에 따르면 현재 황구나 백구만이 진도견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외에도 두 눈위에 점이 있는 ‘네눈박이’, 늑대색의 ‘재구’, 호랑이 무늬털의 ‘호구’등이 모두 순종이다.

외국산이나 잡종 진도견과 순종 진도견을 구별하는 방법은 그 외양만 유심히 들여다봐도 웬만큼은 접근할 수 있다. 얼핏 보아선 진도견과 혼동하기 쉬운 일본개는 일본인들처럼 철저한 ‘각’이 특징이다. 몸 전체가 무장한 태세다.

머리는 앞다리와 일직선으로 꼿꼿하게 쳐들고 있고, 등허리도 직선형. 마치 출발전 육상선수처럼 오른 발을 뒤로 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눈, 이마도, 귀도 모두 뾰족하다. 정지자세에서도 연신 주변을 산만하게 킁킁거리며 움직이는 것도 외국산의 특징.

반대로 진돗개는 우아한 곡선이 두드러진다. 머리는 앞으로 숙인 듯 다소곳하게 내렸고, 등도 완만한 곡선을 그린다. 이마도 둥글며 눈도 동그랗고 붉다. 그러면서도 눈꼬리가 약간 치켜올라가 날카로움이 보여야 순종에 가깝다.

눈동자는 붉은 색. 꼬리는 일단 7-8cm 직선으로 올라갔다가 좌 또는 우측으로 부드럽게 향한다. 털은 굵고 거칠며 사자갈기처럼 약간 갈라지기도 한다. 정지자세에서 부산을 떠는 법도 없다. 전문 훈련을 받지 않아도 마치 훈련받은 개처럼 주인과 아기를 보호하는 등 타고난 본능이 있다.

진돗개 새끼 30마리중 한 마리쯤은 ‘이상한 개’가 나타나기도 한다. 약 3년에 한 마리 꼴로 태어난다. 사람으로 치자면 도인과 같다. 주인 남녀가 포옹만해도 슬며시 제가 알아서 고개를 돌리는가 하면 발정기에 교배를 시켜도 절대 거부하는 등 진돗개중에서도 특별하다.

남북한 정상회담시 북한 김정일을 위한 선물로 데려간 진돗개 두 마리도 우회장에게서 나온 것. 그가 보증하는 순종 진돗개를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얼마간 국견협회에 대해 ‘성의표시’를 하거나 현재 그를 찾아오는 30여명의 어린 제자들처럼 최소한 한달이라도 진돗개를 찾아와 밥을 주고 개똥을 치우는 등 정성만 보이면 공짜로도 다음 강아지 예약이 어렵지 않다. 단, 반드시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우씨나 진돗개나 의리에 약하다.

입력시간 2000/06/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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