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이민과 이방인에 대한 내 속이 절규

● X-isle(엑자일)

이민자는 그 사회의 이방인이다. 경제적이든, 정치적이든 타국으로의 이적은 필연적으로 고독과 소외를 동반한다.

세계가 글로벌화하면서 이민이 보편화하고 있지만 외지인에 대한 경계, 그리고 자신의 본향(本鄕)에 대한 그리움과 집착은 어찌할 수 없는 본능과 같다.

다국적 스탭과 배우로 구성된 ‘포스트 씨어터’(Post Theater)가 24일부터 4일간 쌈지스페이스 미디어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실험극 ‘X-isle’(엑자일)은 바로 이런 이민자의 이야기를 진지한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국내에 초연되는 이번 공연은 우선 스탭부터 특이하다. 독일인 맥스 슈마허가 연출을 담당하고, 미국인 에릭 몬스가 음악과 작곡을, 일본인 다나하시 히로코는 무대 영상과 소품을, 오스트리아인 모니카 원더러는 제작을 맡고 있다.

그리고 배우는 한국의 김지영이 담당한다. 러시아인 슬라브미르 므로체크의 원작을 각색한 이 작품은 김지영이라는 한 명의 배우가 자신 속에 있는 내적 자아 둘의 독백을 표현하는 1인2역을 하고 있다. 김씨는 칠흙 같은 배경을 한 무대의 책상 위에 홀로 앉아 한번은 관객을 향해, 한번은 천장을 향해 소리치며 두 자아의 대화를 이끌어간다.

천장에 카메라를 설치, 말과 표정 하나하나를 무대 뒤의 스크린에 그대로 옮긴다. 같은 셋방에 사는 이민자지만 노동자와 지식인이라는 서로 다른 사회 계급을 지닌 이들 두 자아는 처음부터 뚜렷한 갈등을 보이며 ‘이민’에 대한 환상을 서서히 깨간다.

자신과 자기의 정체성을 해체하면서 이 둘은 이민의 아픔과 공허감을 절실히 보여준다.

이 작품은 후식민사관과 멀티미디어에 대한 현 세대를 반영하는 부조리극이다. 1999년 겨울 베를린에서 영어로 공연돼 호평을 받았으며 올해 3월 미국 뉴욕의 보이드라는 멀티미디어 시설을 갖춘 바에서 재공연된 바 있다.

또 올해 7월 초에는 베를린 인터존 페스티벌 연극제에 초대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다른 국가를 순회하며 공연될 때마다 무대 디자인에서 연출 심지어는 대본까지 바꿀 정도로 실험성이 강하다.

배우인 김지영씨는 연세대 영문과 재학시절 인간문화재 고 양순용 선생으로부터 호남좌도풍물굿을 배워 각종 풍물공연과 문화제, 집체극 등을 기획한 연출가겸 배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인 김우옥씨의 딸인 김씨는 1998년 슈마허와 함께 포스트 씨어터를 창단, 지금까지 이 작품을 도맡아 연기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NYU에서 공연학과정 석사를 받아 지금도 그 학교 학부생과 뉴욕 한인에게 풍물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작품도 김씨가 직접 번역했다.

[라이브]


ㆍSaturday Night Fever/이승철 라이브

1990년대 초 감성적인 멜로디로 소녀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발라드의 황제’ 이승철이 Neo-테크노 버전을 선보이는 무대. 이번 공연은 ‘토요일 밤의 열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역동적인 댄스와 환상적 음악이 결합된 뜨거운 무대로 꾸밀 계획이다.

이승철은 이번 공연에서 ‘검은 고양이’ 등 댄스곡을 통해 자신의 카리스마를 다시한번 각인시킨다는 계획. 단순한 디스코풍이 아니라 그의 히트곡을 테크노 음악으로 재구성하고 리믹스한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준비하고 있다.

공연 중간중간에 ‘사랑의 시’라는 제목으로 이승철의 가장 큰 매력인 발라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승철은 지난달 정신적 지주였던 부친이 돌아가시는 상중임에도 새롭게 일어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번 콘서트를 강행했다. (02)575-3003 7월29일 오후 7시·11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영화]


ㆍ 타이탄 A.E.

1998년 ‘아나스타샤’에 이어 20세기 폭스가 선보이는 두번째 애니메이션. 첫편과 달리 대부분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입체감이 뛰어나고 화려하다.

스타워스 팀이 특수 효과를 담당했고 ‘스폰’ ‘크로우’의 그래엄 레벨이 음악을 맡았다. 3028년 미래에 지구가 외계인의 공격을 받고 파괴된 후 남은 인간들이 지구와 같은 행성을 만들 수 있는 타이탄호를 찾아나선다는 내용. 7월29일 개봉/중앙 메가박스 서울극장 등


ㆍ 하피

고등학교 영화동아리 학생들이 영화를 찍어가면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공포 영화. ‘와’ ‘바꿔’로 톱가수 자리를 굳힌 가수 이정현이 주인공역인 시나리오 작가로 나선다.

‘꽃잎’에서보다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였다는 평. 이정현은 촬영기간 내낸 모든 방송 일정을 접고 영화에만 몰두하는 열성을 보였을 만큼 정성을 쏟았다는 후문. ‘도둑의 딸’ ‘순풍산부인과’의 김래원과 ‘나쁜영화’ 김꽃지가 이정현과 함께 3각 구도를 이룬다. 7월22일 개봉/피카디리 메가박스 강변CGV 시네하우스 등

[음악회]


ㆍ 콰이어링 2000

국가나 특정 기관의 후원이나 지원없이 오로지 합창에 대한 열의만 가지고 모인 순수 민간 합창단들의 한마당 축제. 합창단원 모두가 직장이거나 자영업자 혹은 전업주부로 구성돼 있다.

연합 합창이나 나열식 합창 페스티벌이 아닌 진정한 실력과 수준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콩쿨 개념으로 열린다.

서울 레이디스 싱어즈, OS Choir, 코리아 남성합창단, 큰빛남성코랄 등 10개 합창단이 무대에 선다. 이번 행사 수익금은 사회복지법인 밥퍼의 조선족 고아와 다일공동체 어린이집 운영에 기부된다. (02)2268-2758 7월25일,26일 오후 7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


ㆍ 우리들의 바흐

1986년 창단돼 정통 클래식 실내악을 해온 사단법인 한국 페스티발앙상블이 15년째 벌이는 여름 축제. 클래식의 아버지 바흐의 곡을 다양한 형태로 선보인다.

‘신나는 바흐’라는 소제로 열리는 첫 날은 바흐의 곡을 재즈풍으로 연주한다. 이틀째인 ‘엉터리 바흐’에서는 바흐의 자칭 21번째 아들이라고 하는 피터 시클리가 작곡한 유머러스한 바흐곡을 보여준다.

셋째 날과 마지막 날에는 오리지널 바흐곡을 연주한다. 팀원들은 음대 교수나 교향악단 단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목관 금관 타악기 피아노 등 모든 악기 편성을 갖추고 있다. 7월27일~30일 오후 7시30분/국립현대미술관 대강당


ㆍ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창단 12주년 음악회

영화음악 국악 성악 클래식 같은 다양한 장르는 물론이고 클래식을 팝스 스타일로 편곡한 퓨전 클래식으로 인기를 모아온 서울 팝스오케스트라가 꾸미는 무대.

하성호의 지휘로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주제곡, ‘사랑의 아랑훼즈’ ‘미스 사이공’ 등을 연주한다. 국악 가수 장사익과 소프라노 손미선 정병화, 테터 장신권 김달진, 재즈 댄스팀 애나댄스포스등이 협연한다. (02)593-8760 7월28일 오후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콘서트]


ㆍ 이은미 여름 콘서트 ‘RockⅡ’

‘맨발의 디바’ 이은미가 자신의 주특기인 록을 주제로 갖는 여름 콘서트.

이은미는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보컬로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는 라이브의 여왕. 이번 무대에서 그는 ‘기억속으로’ ‘어떤 그리움’ 등의 히트곡과 애창 팝을 록 창법으로 편곡해 부를 예정이다.

자우림 긱스 서우영 이정열 등 쟁쟁한 동료 후배들이 게스트로 출연, 그녀의 콘서트를 축하해줄 예정. (02)324-8788 7월22일 4시·8시, 23일 6시/정동 이벤트홀


ㆍ 생애 첫 콘서트

섹스어필한 용모와 농염한 중저음 허스키 보이스로 남성 팬을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보컬리스트 웅산이 갖는 첫 단독 콘서트.

잿빛이 묻어나는 우울한 발라드에서 힘있고 신나는 강한 비트의 노래까지 모든 장르를 섭렵한 웅산은 클럽가에서도 곡해석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실력파. 비틀즈 대표곡과 ‘Nature Boy’등과 같은 히트곡을 선보인다. 일본 오모리 밴드가 특별 출연한다. (02)762-3284 7월27일 오후 7시30분/대학로 딸기극장

[미술]


ㆍ 일본 현대 북 디자인전

해외 디자인 동향을 소개하는 시리즈인 ‘세계 디자인의 흐름’의 첫번째 기획물. 단순히 외형을 결정하는 ‘장정’(裝幀)과 달리 속표지, 목차, 글자체와 크기, 자간, 행간, 텍스트의 여백과 균형, 사진이나 일러스트레이션과 본문, 용지나 잉크, 인쇄 방식 등의 포괄적인 개념이 소개된다.

하라 히로무, 아와즈 키요시, 스기우라 고우헤이, 미치요시 고, 히라노 고가, 도다 쓰도무 등 일본 북 디자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기여한 작가 작품이 소개된다. 7월21일~9월6일/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ㆍ ‘신화, 그 영원한 생명의 노래’

30년전에 발견된 울산 대곡리 암각화를 통해 우리 미술사를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 암각화 대부분이 신석기에서 초기 철기시대 만들어진 부조로 고래 포획 장면과 배가 나오는 등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우리 미술사가 조선조 시대부터 알려졌는데 이번 암각화 연구로 고려시대 통일신라시대까지 올라가는 새로운 미술사가 쓰여질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탁본이 아니라 암각화에 얇은 비닐을 붙여 그 위에 채색을 한 뒤 한지를 비닐에 붙여 그대로 다시 채색하는 비닐 덧시우기법으로 실제 모양을 재현했다. 7월22일~9월10일/예술의전당 미술관

패트리어트


배경은 1770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잔혹하기로 유명했던 프랑스군과 인디언군에게 ‘늪 속의 여우’라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었던 전사 벤자민 마틴(멜 깁슨)은 전쟁에 회의를 느낀 나머지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도 잠시. 영국 정부의 억압이 시작되면서 자신의 큰 아들이 영국군에 체포되고 둘째 아들은 무참히 살해되면서 벤자민은 복수의 화신이 되어 영국군을 전멸시킬려고 전장터로 돌아오는데….

이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함께 작업한 각본가 로버트 로댓과 프로듀서 마크 고든이 함께 4년전부터 기획한 야심작이다.

여기에 ‘인디펜더스 데이’‘고질라’에서 호흡을 맞췄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과 딘 데블린 제작자가 합류하면서 콜럼비아 사상 최대의 프로젝트 작품이 됐다. 주인공 멜 깁슨은 할리웃 역사상 최고인 2,50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개런티를 받고 이 영화에 참여했다.

지난해 9월 찰스턴의 첫 촬영에서만 63명의 배우 외에 100여명의 스턴트맨, 600여명의 메인 엑스트라 등 총 2,700명에 달하는 인원이 동원됐을 정도로 스케일이 큰 작품이다.

전문가들은 ‘라스트 모히칸’의 실감있는 힘이 넘치는 액션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사실적이고 스펙터클한 대전투 영상, 그리고 ‘브레이브 하트’의 비장한 감동까지 느낄 수 있는 대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7월22일 개봉/단성사 명보 시네코아 강변CGV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7/19 15:29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