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돋보기] 괭이부리말 아이들1, 2 등

◐ 괭이부리말 사람들 1,2

소외된 도시 빈민층 아이들의 가슴 뭉클한 성장기를 다룬 소년소설. 작품의 배경인 괭이부리말은 6·25전쟁 피난민들이 모여사는 인천 만석동 달동네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저자 김중미씨는 1987년부터 인천의 대표적인 빈민촌인 괭이부리말에 살면서 그곳에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현지 주민이기도 하다.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생활이 담겨있는 이 작품은 초등학교 5학년인 숙희와 숙자 쌍둥이 자매를 중심으로 마을 구석구석을 애정어린 눈길로 그려 나간다. 한마디로 가난 때문에 좌절하면서도 꿋꿋하게 희망을 키워나가는 달동네 아이들 이야기다.

괭이부리말 주민들의 일상과 아이들의 꿈을 소박하고 진솔하게 묘사한다. 화려한 도시의 네온사인뒤에 가려진 아이들의 슬픈 이야기. 연필로 투박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그 곳의 풍경 또한 훈훈한 감동을 선사한다. 창작과 비평사 각6,000원.

◐ 디지털은 자유다

개인용 컴퓨터의 광범위한 보급과 인터넷의 발달로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뛰어 넘은 21세기. 새로운 세계의 출현, 완전히 개방된 정보세계, 완벽한 평등과 민주주의 실현 등 사람들은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현실에서 디지털 혁명은 또 다른 분쟁과 불평등의 심화를 초래할 뿐이다. 디지털 기술이 본래의 효용을 잃게 된 근본 원인은 지적재산권.

지적 재산권은 정보 독점과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발전된 기술의 공유를 가로막았다. 최근 인터넷 음악파일 무료 다운로드 사이트인 냅스터에 대해 원칙적으로 저작권 침해 혐의로 서비스 중단 판결을 내린 것도 일례.

이 책은 저작권 분쟁,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독점, 비즈니스 모델 특허논란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디지털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이후, 9,800원.

◐ 엄마의 마지막 산 K2

1995년 9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 K2를 정복하고 하산하던 도중 사망한 스코틀랜드 여성 산악인 알리슨 하그리브스. 그녀는 세계 6대 봉우리를 정복한 뒤 1995년 5월에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등반한 철인이었다.

이 책은 엄마 알리슨을 잃어버린 톰과 케이트가 엄마의 마지막 산 k2를 찾아 엄마의 삶과 교훈을 배운 여행담과 깨달음을 그대로 담고 있다. 저자는 알리슨이 사망한 뒤 혼자서 아들 톰과 딸 케이트를 키우면서 그녀의 뒤를 이어 산악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남편 제임스. 그는 아내의 뜻을 기리고 그 뜻을 산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엮었다. ‘그곳에 산이 있기에 산을 오른다’라고 했지만 산은 겸소한 사람에게만 자신을 여는 법이다.

산에 대한 한 여성 등반가의 열정과 인생관, 그리고 그 삶을 함께 나눴던 아이들과 남편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눌와, 8,500원.

◐ 일본 인터넷에 당신이 찾는 비즈니스가 있다.

닷컴 거품론이 휩쓸고 지나간 국내 인터넷 업계.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장미빛 환상으로 넘쳐나던 인터넷에 암울한 기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무분별한 투자가 줄어들면서 수익구조 문제,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 오프라인과의 연계 등 산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회원만 많이 모으면 쉽게 돈을 벌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인터넷 사업에서 순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침체에 빠진 국내 인터넷 벤처기업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는 책. 일본 인터넷 비즈니스 성공모델 50개를 꼼꼼히 분석해 일본은 어떻게 오프라인과 성공적인 연계를 맺으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그들만의 독특한 커뮤니티와 콘텐츠는 무엇인지 등 온라인 기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우리 벤처에 필요한 정보, 국내 업체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놓아 창업과 기업경영에 많은 도움을 준다. 김영사, 1만4,900원.

◐ 창해 ABC 북 시리즈

미술, 고고학,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심층적으로 다룬 대형 시리즈물. 1997년 프랑스 플라마리옹 출판사가 발행한 ABC daire 시리즈를 ABC 북이라는 이름으로 번역해 최근 첫 7권을 내놓았다.

내용을 가나다 순서로 편집 정리해 독자가 읽기 쉽도록 한 점이 특징이며 모든 자료사진을 컬러로 처리한 것도 돋보인다. 반 고흐, 샤갈, 밀레, 고대 이집트, 와인, 넥타이, 개 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90여 권이 시리즈로 출간될 예정이다. 창해, 각 9,000원.

◐ 책세상 문고 우리시대 시리즈

책세상 문고에서 펴내고 있는 우리시대시리즈 중 세 번째로 11권부터 15권까지다. 우리시대시리즈는 시대가 직면한 현실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를 통해 대중의 교양수준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번에 펴낸 다섯 권에는 인류의 지식체계에 인터넷이 가져올 변화(인터넷, 하이퍼텍스트 그리고 책의 종말)와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우리 정치의 발전(선거제도와 정치적 상상력), 지구화에 대한 개념정립및 20세기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지구화, 현실인가 또 하나의 신화인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책세상, 3,900~4,900원.

◐ 세계일주 서바이벌 가이드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아프리카, 유럽, 중남미 등을 저자가 직접 여행하면서 기록한 여행 안내서.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전문 가이드북과 비슷하지만 장소보다는 경비절약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 독특함이 있다. 맛있고 값싼 음식점, 위생적이고 안전하며 가격 또한 저렴한 숙소, 교통비 아끼는 법 은 물론 여행도중 써먹을 만한 현지 언어도 소개한다. 1년 간의 해외 여행 동안 700만원 밖에 쓰지 않았다는 저자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동방 미디어, 9,800원.

◐ 변화의 충격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회사의 신경제 예측서. 21세기 경제를 가리켜 쉽게 ‘신경제’라고 부르지만 그 의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신경제라 불리는 21세기 경제혁명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책.

속도, 연결성, 무형적 가치의 중요성 등 신경제를 가리키는 핵심개념들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실천적인 대처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 1만4,000원.

송기희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8/08 21:01


송기희 주간한국부 gihu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