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사장은 타고난 벤처기업인"

신동주 사장은 이 땅의 전형적인 벤처 기업인이다. 아니 벤처기업을 위해 태어난 것 같다.

그는 1991년 앞길이 탄탄하게 보장된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현재의 한아시스템을 세웠다. 10년전에 이미 그의 머리에는 다가오는 인터넷 시대로 가득차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한아시스템은 한국의 수많은 벤처기업 가운데서 인터넷 장비제조분야에서 대표주자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난 10년동안 말못할 곡절을 겪었다. 전세계 인터넷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시스코사를 따라잡기 위해 독자 개발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아무런 시선도 받지 못한 채 외로운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특히 뛰어난 기술력도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담보로 인정하지 않았고, 반응도 냉담했다. 이 때문에 기술개발이 여러차례 중단될 뻔 했다. IMF시절엔 직원 봉급도 5개월씩 체납하는 등 부도위기까지 간 적이 있다.

당시 힘들고 괴로워하던 신사장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앞으로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런 그가 요즘 너무 바쁘다. 어느 정도 바쁜지 회사일에 몰두하느라 부인 얼굴도 잊어 먹을 정도다. 밤12시 전에는 집에 들어가질 못하고 특히 해가 떠있는 낮에 부인과 아이들 얼굴 본지가 오래다.

인터넷 장비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신사장의 시야는 이미 국내시장을 넘어 거대한 시장인 중국과 일본, 미국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봄에 또 한차례 일을 저질렀다. 갖은 어려움속에서 번 돈 가운데 10억원이라는 거금을 모교인 ‘충북고’에 첨단 기술실험실을 지어달라며 쾌척한 것이다. 수천억대의 재산가도 하기 어려운 일을, 그는 벤처기업인답게 서슴없이 해낸 것이다. 그러고도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던 일이라며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요즘들어 참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 박규희 KBS 보도제작국 차장 >

입력시간 2000/08/09 18:58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