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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눈' 인터넷] 인터넷 고발 사례 연구

['제3의 눈' 인터넷] 인터넷 고발 사례 연구

사이버 여론 광장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 ‘기존 언론 매체로부터 소외됐던 시민에게 공개 토론 창구를 열어줬다’는 긍정적 평가에서, ‘무차별 인신 공격과 음해가 난무하는 사이버 테러장’이라는 비난이 교차한다.

이런 다양한 평가 속에 인터넷은 ‘어머니의 불륜을 고발한 딸’,‘경찰과 기자의 공방’ 등 지금까지 금기시되거나 묵인돼 왔던 사안이 공개토론의 장에 올려지는 현상을 낳고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됐던 대표적 인터넷 고발 사례 몇건을 소개한다(사건 당사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성씨만 공개한다).


어머니를 고발한 딸 이야기

광주 모 대학 2학년 하모(20)양이 7월21일 각 시민단체와 신문사 인터넷 사이트에 ‘엄마의 간통’, ‘여자 파출소장의 비리’라는 제목으로 어머니이자 파출소장인 김모(42·여) 경위를 고발하면서 비롯됐다.

이 사건은 신문지상과 각 인터넷 고발 사이트에서 ‘공직자이자 어머니로서 직분을 버린 여자’라는 비난과 ‘비정한 딸’을 성토하는 공방이 사이버상에서 치열하게 벌어졌다.

처음 김 경위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던 여론은 김 경위의 친구가 반박 글을 올리고 이어 김 경위 자신의 경찰 진술서가 다시 인터넷에 올려지면서 또한차례 반전되기도 했다(전문 요약 내용 참조).

이 사건이 언론에 공론화한 이후에도 하양은 “엄마가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경위는 “딸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며 딸을 정면 반박하지 않으면서도 경찰 수사에서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한 광주 서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액 검사 결과에서 양성 반응이 나옴에 따라 8월8일 김씨와 내연남인 건설업자 이모(40)씨를 간통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하모양의 인터넷 고발 요약분>

저희 엄마는 광주 **파출소 소장 김** 경위입니다. 저의 아빠는 전남 신안군 낙도섬의 교사입니다.

엄마는 경위로 승진한 이후 식사 청소 빨래 등 집안 일을 허리 디스크에 자궁 경구암 수술까지 한 할머니한테 맡기고 손에 물한번 묻힌 적이 없습니다. 엄마는 일을 핑계로 새벽 1~2시가 되어야 술이 고주망태가 되어 들어오거나 아예 외박을 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아빠가 ‘집에서 살림이나 하라’고 하면 엄마는 ‘권력의 맛을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못한다’고 달려들었습니다. 이혼을 요구하던 엄마는 7월9일 결국 집을 나가 서구 상무지구 중흥2차 *동 *호에 **건설 대표이사 이모씨와 살림을 차렸습니다.

저희 아버지와 조부모 등 식구 여럿이 그 아파트에서 엄마가 출근하는 시간인 오전 7시30분경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문을 나오는 엄마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현장에서 우리는 벌거벗고 중요한 부위만 가린 채 ‘당신들 누군데, 나가라’고 하는 그 남자의 모습도 목격했습니다. 그 사람은 연하의 이혼남입니다.

반인륜적 위선자는 시민의 손으로 추방해야 합니다. 천륜을 어긴 엄마를 시민의 재판에 넘겨야 하는 비운의 딸은 찢어지는 아픔에 피눈물을 쏟고 있습니다.

2000년 7월21일 딸 하**


<김경위의 경찰 자필 진술서>

남편은 어린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파렴치한 사람입니다. 저는 20년 넘게 남편의 의처증과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어린 딸 때문에 참고 살아왔습니다.

저의 남편은 1980년대 여교사와 내연의 관계로 감봉처벌을 받는 등 여성편력도 무척 심한 사람입니다. 저는 남편이 저와 이혼을 거부하는 것은 돈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이혼 조건으로 1억원을 대출해주겠다고 제의했습니다.

7월초 시아버지가 “돈이 준비되면 이혼 도장을 찍어주겠다”고 말해 옷가지를 챙겨 집을 나왔습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차에 예전부터 알고 있던 이모씨가 영광과 울진에 사업장이 있으니 광주에는 거의 안내려온다며 자신의 아파트를 이용하라고 해서 그곳에 임시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결코 이씨와 간통을 하였거나 살림을 차린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시부모님과 친척, 어린 딸, 거기에 아들 친구와 동내 사람까지 동원해 마치 불륜 현장을 잡은 듯 카메라로 찍고 경찰청과 신문 방송사에 알리는 짓을 했습니다.

파출소장 이전에 한 여자로서 20년간 고생하며 살다가 이제 자식을 성인으로 키워놓고 자신을 찾겠다고 하는 것이 도의적이나 사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면 어떤 처벌도 받겠습니다.

2000년 8월10일 김**


여기자와 여경장의 인터넷 공방

이 사건은 경향신문 사회부 정모 기자와 서울 남대문 경찰서 정보과 도모 경장이 전화 통화를 하면서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욕을 퍼부은 것이 발단이 됐다.

정 기자에 따르면 민간인 학살과 관련한 기자회견의 개최 여부를 묻자 도경장이 “기자들 때문에 미치겠다”, “이 싸가지 없는 X, 너 당장 이리 달려와”라며 폭언을 퍼부었다는 것.

정 기자는 이런 상황을 사회부장과 상의해 다음날 초판부터 ‘입 험한 여경’이란 제목으로 도경장의 실명을 밝히는 기사를 작성, 신문에 게재했다(시내판에는 이름은 빠짐).

그런데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오마이뉴스’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던 서울지방경찰청 이모 경장이 도 경장의 인터뷰 기사를 사이트에 올리면서 사이버 논란이 벌어졌다.

이 경장은 인터뷰글에서 “오히려 정기자가 ‘정보 형사가 자질이 없구만. 야, 정보계장 바꿔. 목 쳐버리겠어’라고 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경장의 글이 오마이뉴스, 남대문서 및 경찰청 사이트 등에 실리자 동료 경찰과 네티즌이 이에 동조, 정 기자를 비롯해 기자들을 매도하는 글을 쏟아냈다. 현재 도 경장은 언론중재위에 정기자를 제소한 상태다. 네티즌도 양측으로 나뉘어 공방을 펼치고 있다.


일선 경찰과 방송기자의 논쟁

지난 7월1일 새벽 술에 취한 MBC 최모 기자가 남대문경찰서 형사계로 들어가기 위해 철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자 당직 경찰관이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반발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붙었다.

최 기자와 경찰관간에 20여분간 고성이 오간 뒤 경찰관들은‘업무를 방해한다’며 최 기자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 이게 화근이 돼 최 기자가 수갑을 풀어달라며 전화기 등 사무 집기를 던져 일부가 파손됐다.

이 사실이 상부에 보고돼 경찰관 일부가 전보 명령을 받게 됐다. 그런데 이중 한 경찰관이 MBC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란과 청와대 검찰 등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 공방이 전개됐다.

MBC는 ‘경찰의 부당한 처사’때문이라는 해명의 글을 올렸지만 네티즌의 반반이 만만치 않았다. 이 글은 참여연대와 언론사 홈페이지, 오마이뉴스 등에서 계속 논쟁을 벌였다. 문제가 커지자 양측은 서로 화해를 했다.

경찰관 3명은 공동 사과문을 냈고 최 기자도 집기 변상 및 ‘관련 경찰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없기를 바란다’고 발표해 사건이 일단락됐다.


외교통상부까지 나선 ‘베이징 괴담’

7월28일 중국 베이징에서 벌어진 한·중 축구정기전이 끝난 뒤 한국 응원단이 중국 관중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는 일본 기자의 칼럼이 도화선이 됐다.

일본 닛칸스포츠의 모리야마 기자가 썼다는 ‘한국은 주권 국가인가’라는 칼럼의 번역판이 7일 연세대 자유게시판에 올려지면서 PC통신과 인터넷 사이트에서 큰 반향이 일어났다.

대한축구협회와 언론사, 청와대 게시판에 중국에 대한 감정적인 글이 등장하는 등 국제적 문제가 될 조짐을 보이자 외교통상부가 서둘러 인터넷과 PC통신에 해명의 글을 올렸을 정도였다.

이렇게 봉합되는가 했던 이 사건은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이 10일 “두명의 한국 유학생이 집단 폭행을 당해 얼굴과 머리에 찰과상을 입은 것이 확인됐다”고 밝혀 인터넷 정보가 사실임이 밝혀졌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0/08/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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