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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금융기관' 우체국

떠오르는 '금융기관' 우체국

예금전액 보장, 안정성 수익성 두토끼 매력

회사원 이모(38)씨는 요즘 우체국 다니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등기나 국제우편을 보낼 때나 간간이 들르던 우체국이 이제 이씨의 ‘주거래 금융기관’이 된 것이다.

이씨가 우체국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된 것은 지난해말 인터넷용 데스크탑 PC를 구입하면서부터. “인터넷을 통해 스타크래프트를 해보는게 소원”이라는 9살 아들의 성화에 못이겨 이리 저리 물색하다 우체국의 국민컴퓨터 적금에 가입했다. 2개월분만 미리 내면 컴퓨터를 장만한 뒤 나중에 할부금 형식으로 돈을 갚아나가면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어디 그 뿐이랴. 우체국에 비치돼 있는 금융상품 안내 팸플릿을 뒤적이다 전액 예금보호가 된다는 안내글을 보고 A은행에 예치해뒀던 정기예금을 우체국으로 옮겼다. 저축성 보험의 예정 이율도 연 9%로 보험사의 다른 보험에 비해 1%포인트 가량 높아 ‘알뜰적립보험’에도 가입했다. 우체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지방 특산물을 구입하는 일도 점차 늘어났다.


예금원리금 전액보장

우체국의 7월말 총 수신고는 20조3,000억원.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에 비해 3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은행 중에서 국민·주택은행이 9조~10조원의 수신고가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 우량은행으로 꼽히는 신한·하나은행의 수신증가액이 2조~3조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우체국의 수신 증가액은 엄청난 상승세다.

우체국이 ‘차세대 금융기관’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원리금이 전액 보장되는 국가 금융기관이라는 독보적인 안정성 때문. 내년부터 각 금융기관별로 원리금 2,000만원까지만 보장되기 때문에 해당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2,000만원 이상의 예금은 손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체국은 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안전지대’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은행의 예금수신은 ‘은행법’에 근거하고 있지만 우체국 예금은 ‘체신예금 ·보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안정성을 갖추었다고 해서 수익성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7.3%로 우량은행들의 연 7.0%와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편이다. 3년 이상 장기저축 금리는 연 10~11%에 달해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다양한 상품종류, 은행과 동일

상품종류는 다른 금융기관과 대동소이하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저축예금은 금리가 저축성 장기예금에 비해 현저히 낮아 보통예금은 1%, 저축예금은 2%다.

비교적 높은 금리에다 입출금을 어느정도 제한한, 보통예금+저축성 예금 혼합상품인 자유저축예금은 3개월 미만일 경우 3%, 3~6개월 4%, 6개월 이상이 6%로 예치기간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정기적금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정기적으로 납입하면 만기일에 계약금이 지급되는 상품으로 6개월~1년 가입상품이 7.3%, 1년~2년 가입상품이 8.0%, 2~3년 만기상품이 8.2%의 금리를 보장한다. 가계우대정기적금은 이보다도 금리가 0.5 포인트 가량 높아 3년만기 상품은 9.0%에 이른다.

또 근로자장기우대저축은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이 감면되는 절세상품으로 월50만원 한도내에서 불입할 수 있다. 금리는 10.0%. 연 3,000만원 이하의 소득을 가진 근로자라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하는 근로자우대저축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금리는 근로자장기우대저축과 마찬가지로 10.0%.

학생들에게는 저축성예금인 학생장학적금이 있는데 이 상품의 금리도 10.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 밖에 환매조건부 채권도 판매되고 있다. 3개월 이내의 단기자금운용에 유리하며 세금우대는 없지만 예치기간에 따라 다른 이율이 적용된다.


확고히 자리잡은 ‘은행+보험’

우체국에는 온갖 금융상품이 비치돼 있다. ‘금융상품 백화점’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확산되기 시작한 ‘방카슈랑스(은행+보험)’는 우체국에서는 이미 확고히 자리잡았다. 은행들이 자리 한 켠을 내주고 보험판매를 대행해주는 게 고작인 것과는 달리 우체국은 전체 수입의 30% 이상이 보험수입료로 채워지고 있다.

우체국 직원들이 직접 판매에 나서 사업비를 절감함으로써 ‘저렴한 보험료, 높은 이율’을 내세울 수 있었던 것. 특히 올해 초 출시된 ‘올카바암보험’은 6개월새 30만건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인터넷 뱅킹도 어지간한 은행을 능가한다.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www.koreapost.go.kr)에 들어가 인터넷뱅킹을 클릭하면 입출금, 계좌이체 등각종 업무를 단숨에 처리할 수 있다.

또 기존 우편환 기능을 응용한 ‘인터넷 경조금 배달서비스’도 곧 개설할 예정이다. 계좌이체 등을 통해 부조금이나 축의금을 전달한다는 게 껄끄러운 고객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체국은 또 삼성카드 및 LG캐피탈과 제휴관계를 맺고 자체 우체국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계좌잔액 범위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도 출시했다. 인터넷 PC를 장만하려는 고객들을 위한 ‘국민컴퓨터 적금’은 현재 계좌수가 20만개를 넘어서는 등‘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박은형 경제부 기자 voice@hk.co.kr

입력시간 2000/08/2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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