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차이코프스키도 매료된 정통 러시아 오페라

■ 스페이드 여왕(The Queen of Spades, Pique Dame)

‘러시아 예술의 두 거장 푸시킨, 차이코프스키와 만난다.’ 8월25일부터 3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거행되는 오페라 ‘스페이드 여왕’(The Queen of Spades, Pique Dame)은 정통 러시아 오페라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 작품은 1막짜리인 ‘욜란타’를 제외하곤 차이코프스키가 최후로 쓴 오페라다. 그는 1890년 사실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불후의 명작을 불과 44일만에 완성했다. 그는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난 크나큰 즐거움을 가지고 오페라를 작곡했고 거기에 푹 빠져 있다.

만약 내가 저지른 실수가 없다면, ‘스페이드 여왕’은 진정한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던 작품이다.

차이코프스키 스스로가 이 작품에 얼마나 매료됐었는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본은 차이코프스키의 동생인 모데스트가 푸시킨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해서 만들었다. 카드놀이에 얽힌 망령의 저주와 운명의 장난을 그린, 서정적이면서도 극적 박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지금도 ‘예프게니 오네긴’과 함께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중 가장 사랑받고 있다.

이 공연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러시아 문화의 꽃이자 자존심이랄 수 있는 볼쇼이 오페라단이 국내에서 초연한다는 점이다.

1989년 ‘보리스 고두노프’의 한국 초연 이후 11년만에 다시 찾은 볼쇼이 오페라단은 280여명에 달하는 오케스트라단과 107명의 오페라단원, 263명의 발레 단원 외에도 미믹앙상블(78명), 합창단(196명) 기술 스탭(1,361명) 등 총 2,632명의 단원을 거느리고 있는 메머드급 오페라단이다.

벌써 2002년까지의 공연계획이 짜여져 있을 만큼 정평이 나 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콘테이너 5대분인 총 15톤에 달하는 무대 장비와 고풍스런 의상, 소품 등 엄청난 장비가 동원했다.

지휘는 볼쇼이극장 음악 감독인 마르크 에름레르가 맡는다. 그는 올해부터 서울시향 상임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어 국내 팬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음악가다. 주인공 게르만과 리자는 더블캐스팅됐는데 세계적 성악가 테너 세르게이 타라쉔코(게르만 역)와 소프라노 마리아 가브릴로바(리자 역)의 연기는 주목할 만하다.

[영화]


ㆍ찍히면 죽는다

요즘 유행하는 엽기적 호러물. 국내 공포물의 단골 소재인 학교 살인 피 보복 미스테리 등을 그대로 채택했다. 단하나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몰래 카메라’라는 아이디어를 추가했다는 것. 공포감을 높이기 위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칼이 날아오고 200리터가 넘는 피를 사용하는 등 기존 공포물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의 반전은 기대할 만하다. 감독 김기훈.

8월26일 개봉/

ㆍ굿바이 러버

귀엽고 발랄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이 넘치는 여자 산드라(패트리샤 야퀘트)는 정숙한 듯 하지만 남편의 형인 벤과 밀회를 즐기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광고회사 중역인 벤은 자신에게 너무도 충실한 산드라가 부담스러워지는데…. 금지된 사랑을 하는 이들간의 계속되는 반전의 연속과 엽기적인 섹스가 스릴러적이면서도 코믹한 스토리와 엮여 흥미를 자아낸다.

8월26일 개봉/시네코아 등

ㆍBABEL(바벨)

먼 옛날 바벨인은 인간의 부탁으로 천국에 닿을 수 있는 바벨탑을 쌓고 그 위에 신비한 힘을 가진 ‘바벨 스톤’을 올려 놓는다. 21세기의 어느날 초등학생인 데이빗은 강아지 우드스탁을 통해 오랜 지도 한장을 얻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바벨 스톤의 위치가 적힌 지도다. 이 지도를 두고 사건이 벌어지는데…. 7월 부천국제영화제 가족 영화 부문에 출품했던 작품.

8월26일 개봉/천호시네마 등

[콘서트]


ㆍ한충완과 재즈 친구들

작곡자이자 재즈 피아니스트 한충완과 그의 음악 친구들 박지운(키보드) 남세훈(기타) 노덕래(베이스) 이정훈(드럼) 홍의식(퍼커션) 장효석(색소폰)이 함께 펼치는 무대. 현재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 학과장 한충완은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 피아노와 작곡·편곡을 전공한 후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석사)에서 제3세계 음악 공부를 한 현대 음악가. 이번에 그는 컴퓨터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 냄새가 많이 나는 음악’과 일반에 널리 알려진 재즈곡을 펑키와 퓨전 스타일로 연주한다.(02)391-2822~5

8월24일 7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음악회]


ㆍ서울바로크합주단

국내 실내악 분야를 개척한 서울바로크합주단이 35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공연. 폴란드 출신 현대 음악의 거장 지그문트 크라우제가 작곡한 ‘에밀레 종’을 세계에서 초연한다. 세계적 실내악단 ‘이무지치’의 전 음악 감독이자 바이오린 연주의 신화인 펠릭스 아요를 초청해 1965년 창단시 연주했던 비발디의 ‘사계’도 다시 듣는다. 또 바흐의 해 기념으로 3대의 바이올린 협주곡인 트리플 콘체르토도 선보인다.(02)593-5999

9월1일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미술]


ㆍEmerging/異-merging

강영민 김연신 진홍 등 떠오르는 신진 작가 3명의 기획전. 1층 차고 갤러리에 작품을 펼친 강영민은 그간 ‘방화소년 밤돌이’, ‘배고픈 돼지’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미시적 일상을 표현해온 화가이자 캐릭터 디자이너로 실제 크기의 캐릭터 인형을 전시한다. 독일 프랑스에서 유학한 김연신은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식물을 소재로 한 콜라주 작업을 내보인다. 시카고에서 수학하고 돌아온 진홍은 슬라이드 프로젝션과 사운드 장치를 이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02)3142-1693~5

8월31일~10월15일/쌈지 스페이스 갤러리

[무용]


ㆍ2000Being

지난 2년간 공연돼 각광을 받았던 작품으로 이번에 댄스 뮤지컬로 업그레이드돼 선보인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존재의 근원을 찾아가는 긴 여행을 세 부분으로 나눠 담아냈다. 무용수의 열정적이면서도 과감한 몸짓, 파격적 무대 세트와 조명, 특히 무대를 날으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플라잉 기법과 롤러블레이딩 기법은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듯.

8월25일~27일 3시·7시30분/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ㆍ살사코리아 썸머 워크샵 2000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북유럽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정통 살사 댄스를 접할 수 있는 기회. 아시아 최초의 라틴 전문 인터넷방송국 라틴코리아(www.latinkorea.com)가 뉴욕의 정통 살사팀 ‘래즈 엠 태즈 댄스 컴퍼니’를 초청해 벌이는 행사다. 예·결선을 통해 최고의 살사 챔피언을 선발하며 모델라인 소속 모델이 펼치는 살사 웨어 패션쇼도 열린다. (02)517-4013



滿夜發光(만야발광)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무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댄스 그룹 클론이 야심을 펼치는 대형 콘서트. 강원래 구준엽과 클론걸 김윤진이 무려 3시간동안 40여곡을 라이브로 노래하며 한여름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간다.

보다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기 위해 랩퍼 2명, 댄서 10명, 코러스 3명을 보강했다. 총 3부로 이뤄지는데 1부는 펑키와 발라드, 2부는 ‘꿍따리샤바라’, ‘도시 탈출’ 등과 같은 역동적인 노래, 3부는 테크노의 진수를 보여줄 ‘매직 테크노’ 타임과 비장의 빅쇼를 선보인다.

춤의 달인 강원래의 파워 안무와 구준엽의 토속적 랩을 앞세워 10대에서 30대 팬까지 모두 아우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지난해 중국 최고의 가창상을 받은 쑨난과 인기가수 루중쉬가 게스트를 자청, 이번 무대에 함께 선다.

이번 공연에는 음악 외에도 대형 스타게이트, 특수 효과, 레이저 비주얼팀 등 화려한 무대장치가 설치된다.

한편 클론은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16개 도시 투어와 중국 싱가포르 일본 미국 호주 등 해외 공연도 가질 계획이다.

8월25일 9시, 26일 6시·10시, 27일 3시·7시/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국내에서는 금기시 하고 있는 동성애를 소제로 한 영화를 소개하는 국제영화제 2000서울퀴어영화제가 9월1일부터 열흘간 아트선재센터와 서울 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다.

이 영화제는 1998년 여름에 초대 행사를 준비했다가 정부 당국으로부터 상영작 심의를 못받아 그해 11월로 미뤄져 치러지는 산고를 겪은 바 있다. 주로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등과 같은 동성애를 소재나 주제로 한 퀴어 시네마라는 영화 장르만을 상영한다.

올해에는 미국 영국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장단편 180편이 소개된다. 국내에서는 ‘눈물’(임창재 감독), ‘핑크’(류현숙 감독) 등 7개 작품이 출품된다. 개막작은 일본 홍콩 합작 작품인 ‘3조인’(크리스토퍼 도일 감독). 올해에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의 공식후원을 받아 열리게 됐다.(02)2237-5629

■서울 관광과 쇼핑의 명소인 남대문 시장에 라이브 전용 콘서트홀 ‘POPCON’(Popular Concert)이 들어선다. 이달 문을 여는 엔터테인먼트 패션 쇼핑몰인 메사 10층에 위치한 POPCON은 연면적 700평에 750석의 좌석을 갖춘 최첨단 라이브 공연장.

국내 최고의 음향과 조명 시스템을 갖췄으며 관객이 최적의 동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신해철을 비롯해 DJ-DOC 조동진 이은미 노바노닉 듀크 드렁큰 타이거 등이 개관 공연을 갖는다.

입력시간 2000/08/24 10:36


주간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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