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산가족 상봉] 도착에서 상봉, 이별까지

고려항공이 15일 김포공항 상공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3박4일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로 쏠렸다. 고려항공 특별전세기로 서울에 도착한 북한 방문단은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남측 방문단은 오후 1시께 평양 순안비행장에 내려 숙소인 고려호텔로 이동했다. 김포에서 순안까지 비행시간은 50여분.

쌍방 방문단은 단체상봉과 개별상봉을 통해 50년 이산의 한을 달랬다. 15일 이뤄진 단체상봉에서 남측은 서울 코엑스 3층 컨벤션 센터를, 북측은 고려호텔 1, 2층을 만남의 장소로 제공했다.

장충식 남측단장은 “남과 북으로 흩어진 혈육을 이어가는 첫걸음”으로, 류미영 북측단창은 “조국 통일사에 일대 사변”으로 이번 만남을 평가했다.

‘짧은 만남, 긴 이별’은 정리가 더 힘들었다. 북측 방문단은 3일째인 17일 두번째 개별상봉과 공동점심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상봉을 끝냈다.

하지만 이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가족들은 어떻게 달랠까. 워커힐 호텔 로비에서의 환송식이 고려됐지만 불발에 그쳤고, 대신 떠나는 버스 차창으로 손을 흔들어 이별의 통한을 달랬다.

귀환길 항공편은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북측 방문단을 순안공항에 내려놓은 대한항공 특별기는 18일 오후 남측 방문단을 태우고 서해바다로 우회해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사진설명>
북측 방문단이 묵고 있는 쉐라톤 워커힐 호텔은 사흘내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도착 이틀째 밤을 맞은 17일 새벽 방마다 불이 켜져 있다. 떠나야 하는 슬픔이 너무 크기 때문일까, 또다시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걱정돼서일까.<최흥수 사진부기자>


평양 고려호텔 앞에서 북한측 가족들이 남측 방문단을 떠나 보내며 작별의 손을 흔들고 있다. 나이만큼이나 많은 주름살이 더욱 애절해 보이는 할머니의 얼굴에는 절망감이 그득하다. 정녕 가야만 하나….<평양=사진공동취재단>


서울에서 3박4일간 언니와 남동생을 상봉한 뒤 18일 북한으로 가기위해 김포공항행 버스를 탄 최봉남(70)씨가 차창을 부여잡고 오열하고 있다. 피는 이념보다 진하고 세월보다도 강하다.<손용석 사진부기자>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8/24 16:11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