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멀티미디어 기능 '윈도미'가 도와줘요"

PC 사용자가 보다 손쉽게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계(OS)가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정용으로 9월15일 한국 시장에 ‘윈도미’를 출시한 것. 윈도미(ME·millennium edition)는 지난해 7월 공개된 윈도98SE(second edition)의 업그레이드 판으로서 MS가 누차 ‘가정용’이라고 강조했듯이 초보자들도 PC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간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초보자도 PC영상편집 자유자재

윈도미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PC에서 홈비디오나 오디오를 쉽게 꾸밀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윈도미의 ‘무비 메이커 1.0’ 기능은 기존 제품과는 달리 별도의 주변기기 드라이브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초보자도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로 찍은 영상을 쉽게 편집할 수 있다.

이밖에도 특정한 날짜를 지정해 두면 잘못해서 응용프로그램이 망가져도 그날의 상태로 시스템이 복원되는 자동복구기능, 최신 시스템 파일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자동 업데이트 기능, 간편한 홈네트워킹, 부팅시간 단축 등 여러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윈도미는 윈도98과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윈도미가 기본적으로 윈도98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인터넷을 통한 윈도98SE의 업데이트만으로도 윈도미가 가진 기능의 대부분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을 통해 시스템 파일을 자동으로 업데이트해주는 기능은 자칫하면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마저 안고 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윈도미의 자동업데이트 통로를 통해 PC 사용자의 개인정보나 데이터가 밖으로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구동사양이 높아 낮은 기종의 PC 사용자가 윈도미를 쓰려면 컴퓨터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것도 문제. 윈도미의 기본 사용 환경은 CPU 150MHz과 메모리 32MB, 하드디스크 480~635MB 정도지만 이 소프트웨어의 최대 장점인 비디오 편집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CPU 300MHz, 120MB 이상의 메모리를 갖춰야 한다.

게다가 특정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호환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반응도 아직까지는 기대만큼 신통치 못하다. 윈도95 판촉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PC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윈도98과 윈도미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해 반응이 윈도95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썰렁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사양 높아야 사용, 시장 반응도 썰렁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MS는 선주문만 15만건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한국 MS는 윈도미의 출시로 올해 말까지 40여만 대의 PC 추가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인기연예인을 VJ로 내세워 인터넷 방송(www.mircosoft.com/korea/windowsme)을 통해 윈도미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으며 디지털 캠코더, MP3 플레이어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등 홍보에만 2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노트북 컴퓨터를 포함한 전기종에 윈도98 대신 윈도미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현주컴퓨터, 나래 해커스 등도 기존 제품과 9월 출시 기종에 윈도미 탑재를 완료했다. 삼보 컴퓨터도 데스크탑과 노트북 컴퓨터 각 1종에 윈도미를 넣어 판매한 뒤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 MS는 내년 1월까지 업그레이드용은 4만9,500원, 정품은 25만원에 제공하고 그 이후엔 업그레이드용의 경우 13만원으로 가격을 올려 판매할 계획이다.



송기희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9/20 23:41


송기희 주간한국부 bara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