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한중일, 가을날의 영화대결

각기 다른 느낌을 가진 한국 중국 일본의 영화가 나란히 10월 극장가에 선보인다. 한국 작품은 `청춘', 중국 작품은 `결전', 그리고 `으랏차차 스모부'는 일본 영화다.

청춘은 정통 멜로극, 결전은 홍콩 스타일의 무협 액션물, 으랏차차 스모부는 코미디다. 세편 모두 감독이나 출연배우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데다 나름대로 뚜렷한 색깔과 흥행요소를 가지고 있어 개봉 전부터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청춘

`겨울 나그네',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이혼하지 않는 여자', `깊은 슬픔' 등 정통 멜로드라마에 주력해온 곽지균 감독이 3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에는 열아홉살짜리의 두가지 첫사랑 얘기다.

하나는 또래끼리의 설익은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교사와 학생 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하동으로 전학온 자효(김래원)는 같은 반 여학생 하라(윤지혜)의 적극적 유혹으로 엉겁결에 첫 경험을 한다. 당혹과 부담을 느낀 자효는 하라를 피하고 자효에게 집착하던 하라는 자살한다.

죄책감을 안고 살던 자효는 어느날 남옥(배두나)을 만나게 된다. 배두나는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전라의 섹스신을 연기해 화제가 되었다. 한편 맑고 여린 성격의 수인(김정현)은 새로온 국어선생 정혜(진희경)에게 사랑을 느낀다.

정혜는 수인을 받아들이지 않고 수인은 첫사랑을 가슴에 묻고 하동을 떠난다. 그러나 수인은 정혜를 잊지 못하고 하동으로 돌아온다.

커피 CF에서도 교수와 학생 사이의 연정을 암시했던 두 사람이 이번에는 본격적인 사랑을 연기한다. 탐미적 영상을 중시하는 젊은 촬영감독 함순호는 잦은 정사 장면을 포함, 모든 장면이 예쁘게 보이도록 공을 들였다. 곽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청춘의 문 앞에 서 있는 젊은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청춘 예찬”이라고 말한다.

결전

오랜만에 보는 정통 무협영화. `열혈남아'의 촬영감독 출신으로 `풍운' 등 액션 영화에 주력해온 유위강이 `첩혈쌍웅', '천녀유혼'의 무술감독 정소동과 손을 잡았다.

시대 배경은 명나라. 어느날 황제의 옥쇄가 대도괴왕이라는 자에게 도난당한다. 대도괴왕은 옥쇄를 무림최고수인 엽고성(유덕화)에게 넘기고 황궁 금위군과 함께 옥쇄를 찾던 서문취설(정이건)은 엽고성과 결전을 벌인다.

엽고성과 서문취설은 검성과 검신으로 불리는 무림최고수들. 일초에 백방향의 공격을 구사하는 천외비선(天外飛仙)을 펼친다. 항상 그렇듯 엽고성은 황제의 서출이라는 어두운 비밀을 간직하고 이것이 극의 주요 줄거리를 이룬다.

비록 특수효과지만 공중에서 겨루는 고수들의 수십합의 검투 장면과 홍콩 영화 특유의 빠르고 역동적 화면이 볼거리다. 또 냉혈한을 연기하는 유덕화의 새로운 모습과 홍콩 영화계의 떠오르는 별 정이건의 액션 연기도 볼 만하다.

으랏차차 스모부

한국 관객 동원에 대성공을 거둔 `쉘 위 댄스'의 감독(수오 마사유키)과 배우들이 그보다 4년 전에 만든 작품.

일상적인 스토리와 다소 진부해보이는, 뻔한 주제 임에도 관객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했던 `쉘 위 댄스'와 전체적인 분위기나 주인공의 인물 설정은 물론 배우들의 연기 톤도 상당히 흡사하다. 과거에는 명문이었지만 지금은 선수가 모자라 해체 위기를 맞고 있는 교리츠 대학 스모부.

스모가 좋아 8년째 스모부를 지키고 있는 유일한 부원 아오키와 출석 미달로 인한 유급을 면해보려고 스모부를 찾아온 약삭빠른 슈헤이는 단체전 출전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슈헤이의 동생 하루오와 운동신경이라고는 없는 다나카를 모아 대회에 나가지만 망신만 당한다.

네 사람은 절치부심, 명문팀을 만들기로 결의하는데…. `쉘 위 댄스'에서 가발을 쓰고 정열적으로 라틴 댄스를 추었던 다케나카 나오토(아오키), 육중한 몸매에도 열심히 볼룸 댄스를 췄던 다구치 히로마사(다나카)의 폭소연기가 일품이다. 일본에서는 1992년 개봉되어 흥행성적은 물론 비평가들의 평가도 매우 좋았다.

[콘서트]



ㆍ롤러 코스터

경쾌하면서도 몽환적 분위기를 지닌 혼성 3인조 롤러 코스터의 첫번째 무대. 조원선의 매력적인 음색과 지누, 이상순의 리듬감이 어우러져 음반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갖도록 꾸며진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힘을 내요, 미스터 김'등 2집 `일상다반사'의 수록곡 등을 부른다. 10월14, 15일 오후4시, 7시30분.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 (02)538-3200.

ㆍ평화음악회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각국 음악인이 마련한 대형무대.

소프라노 조수미와 노르웨이 출신 트럼펫 주자 올레 에드바르트 안톤젠, 김덕수와 사물놀이 한울림이 각자 무대를 꾸미고 대중음악인으로는 사이몬 앤 가펑클의 멤버였던 아트 가펑클, 독일 그룹 스콜피온스, 남아공의 줄루 문화를 노래해온 영국 가수 조니 클레그 등이 국내 복귀 이후 두번째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서태지와 함께 한다. 공연수익금은 전액 평화기금으로 사용된다. 10월 19일 오후 7시 잠실 주경기장. (02)717-4530

[음악회]



ㆍ최덕순 귀국독창회

독일 슈트트가르트 국립음대로 유학을 떠났던 소프라노 최덕순이 7년만에 귀국, 독창회를 갖는다. 브람스의 `평온을 갈망하는 마음'와 `시선을 돌려라', 바그너의 `서러운 날 외로운 이',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 중 `내 이름은 미미' 등을 부른다. 10월 27일 오후 7시30분 문화일보홀. (02)2268-2758

ㆍ이예찬 바이올린 독주회

현대 음악을 주로 연주해온 중견 바이올리니스트 이예찬의 열다섯번째 독주회. 현대작곡가 아르보 페르트의 후라트레스와 이혜성 작곡 바이올린과 두 대의 해금과 첼로를 위한 `물길'등 평소 듣기 어려운 곡이 연주된다. 10월 22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 (02)583-6295.

ㆍ김홍재 & 백건우 초청연주회

조총련계 재일한국인 지휘자인 김홍재가 최근의 남북 화해무드를 타고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협연한다. 김홍재는 윤이상에게서 많은 음악적 영향을 받았으며 신일본필, 도쿄 심포니 등과 그의 교향곡을 다수 연주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KBS 교향악단, 백건우와 함께 윤이상의 무악과 부조니의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인다. 10월2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02)580-1300

[연극]



ㆍ실크 로드

사랑해서 결혼한다고 믿었던 남녀는 결혼 후 곧 무료함을 느낀다. 결국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 두 사람은 이혼과 함께 낙태를 결심한다. 연극은 모태 속에서 평화롭게 살던 태아가 고통스런 죽을 맞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본입장료 5,000원이고 나머지는 공연이 끝난 후 원하는 만큼만 내면 된다. 10월14일부터 11월26일까지 대학로 배우실험실.(02)762-0810.

ㆍ청산별곡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로 유명한 고려 가요 청산별곡. 그 속에 담긴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가무극으로 그렸다. 그림자극, 봉술, 꼭두극, 남사당 놀이 등 우리의 전통 공연 양식을 이용했고 또다른 고려가요인 쌍화점의 풍자와 해학을 가미했다. 10월20일부터 22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02)523-0986

[공연]



ㆍ인형 퍼즐

무대 위에서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러 공연양식을 접목시키는 하이브리드 씨어터 작품. 마임과 연극, 발레, 한국무용이 한데 어우러져 현대의 인간성 상실을 표현한다. 강정균 연출 현대철, 지혜명, 최은화 등 출연. 10월15일까지 동숭 아트센터 소극장. (02)765-8150.

[영화]



ㆍ60년대 코미디 영화 대잔치

한국 영상자료원이 마련한 특별기획. 1960년대 코미디 영화 6편을 날마다 상영한다. 구봉서, 서영춘, 곽규석, 김희갑 등 당대를 풍미했던 코미디언을 볼 수 있다. `벼락부자'(61), `사랑의 배달부'(65), `단벌신사'(68), `로맨스 마마'(68), `남정임 여군에 가다'(68), `잘못 보셨다구'(69) 등. 10월 16일부터 21일까지 한국연상자료원 시사실. (02)521-3147.

[오페라]



ㆍ시집가는 날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맞아 오영진의 대표작 `맹진사댁 경사'에 이탈리아 작곡가 메노티가 곡을 붙여 오페라로 만들었던 작품. 국립무용단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도움으로 국립오페라단이 다시 무대에 올렸다. 예술감독 박수길, 연출 백의현. 박미혜와 유미숙이 주인공 이쁜이로 나온다. 10월27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02)586-5282




◆춘향전


10월18일부터 열리는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아셈)를 맞아 한중일 삼국이 함께 우리의 전통 소설 춘향전을 무대에 올린다.

3막으로 이루어진 이번 춘향전의 1막은 중국의 월극 형식으로, 2막은 일본의 가부키로, 3막은 한국의 창극으로 꾸며진다. 월극은 낭만적인 노래와 여성 배우의 비중이 크고 가부키는 옥중 연출법이 특히 발달해 있어 창극만으로 꾸며졌던 기존 춘향전에 비하면 색다른 무대가 예상된다.

중국의 샤오바이후아 월극단과 일본 쇼치쿠 주식회사의 스탭 및 배우들이 손진책, 안숙선, 국수호 등 국내 창극인들과 호흡을 맞춘다.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02)2274-3507~8.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10/17 18:25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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