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거리로 나선 교사…이번엔 교란(敎亂)

교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한국교총과 전교조가 잇달아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해 `제2의 정년단축 파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교총(회장 김학준)은 10월2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교사 등 2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연금법 개악 저지 및 교육실정 규탄 전국교육자 대회'를 열었다.

교총은 집회에서 정부의 연금법 개정안 철폐와 수석교사제 도입, 중등교원 3만명 및 초등교원 2만명 증원, 학급당 학생 수 25명선 감축, 교육청문회 개최와 실정책임자 처벌, 7차 교육과정 시행 유보 등을 촉구했다.

교총의 이번 집회는 전교조가 서울역에서 집단연가를 이용한 대규모 집회를 연지 4일 만이다. 전교조는 당시 교사에 대한 알몸수사 문책과 공교육 정상화, 사립학교법 개정, 공무원 연금법 개악 저지를 주장했다.

전교조가 11월5일 또다시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하고 있고, 교총도 강력한 단체행동을 선언한 터라 교사시위는 줄줄이 예약돼 있다.

교총과 전교조가 일치해 반대하고 있는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은 고갈된 연금기금을 보충하기 위해 공무원과 정부의 부담률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연금액 산정기준도 물가연동제로 바꿨다. 이렇게 되면 교사 부담률은 월급여액의 7.5%에서 9%로 인상되고, 연금수령액은 현행보다 평균 1% 줄게 된다.

교사의 장외행동을 집단 이기주의로 보는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의 졸속 교육행정과 방만한 연기금 운용에 문제의 뿌리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전교조에 비해 보수적인 교총의 집단행동은 한국 교육행정의 문제가 도를 넘었음을 시사한다. 교단이 흔들리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10/31 21:29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