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Clinic] 코 성형의 부작용

`심청전'을 보면 바람기 많은 뺑덕어멈이 코 큰 총각만 골라 떡을 사주는 대목이 나온다. 코 큰 남자들만 골라 떡을 사주는 뺑덕어멈의 저의에서 알 수 있듯 옛날에는 코가 남성의 심볼을 상징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어서 14세기 나폴리의 여왕 요한나도 뺑덕어멈처럼 코 큰 남자만 골라 정부를 삼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중국의 고전 `하간전'(河間傳)에 보면 하간의 음녀들도 코를 보고 정부를 선택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처럼 과거 우리 선조들은 코가 남성의 성적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물론 이는 상징적인 관계라는 측면에서 대두된 속설일 뿐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얼굴의 중심에 자리잡은 코가 성적 능력과는 무관할지라도 얼굴 전체의 조화를 담당하며 그 사람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다.

실례로 코가 높으면 얼굴이 더 작아 보이고 말라 보이며 세련된 인상을 주지만 반대로 코가 낮으면 얼굴이 넓어 보이고 퍼져 보이며 둔한 인상을 준다. 그래서 `얼굴의 주인은 코'라는 말도 있다.

이처럼 코는 얼굴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위다. 하지만 삼한시대부터 납작코로 특징지어졌던 우리나라 사람들이기에 코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불만의 내용도 `코가 너무 낮다'거나 `코가 납작해서 미련해 보인다'든지 또는 `들창코라고 사람들이 놀린다'는 등 실로 다양하다.

혹자는 이를 감추고자 화장에 정성을 기울여보기도 하지만 적어도 코에 대한 효과적인 화장술은 없다. 정면에서는 화장으로 결점이 어느 정도 커버될 수 있을지 몰라도 옆모습만 보면 당장 그 실체가 드러나 버리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코에 의한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사람 만나기가 부담스러워지고 자연히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정신이상까지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그같은 결점을 커버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 바로 코의 성형이다. 코의 성형은 단순히 이상적인 코를 만들어주는 간단한 수술이 아닌, 얼굴 전체와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시행하는 성형술이다.

하지만 수술이 성공적이지 않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느끼게 되는 낭패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야말로 자신감의 회복을 위해 시행한 수술이 오히려 생활의 질을 저하시키게 되는 셈이다.

코의 성형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원하는 만큼 높아지지 않았거나 혹은 필요 이상으로 높아진 경우를 들 수 있다. 또 코가 얼굴 전체적인 윤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콧속에 삽입한 물질이 밖으로 비치는 것 등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럴 경우에는 빠른 시일 내에 2차 성형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불만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속으로만 끙끙대며 그대로 방치했다간 교정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가 너무 조금 높여진 경우에는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재수술을 시행하고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높여진 경우라면 부기가 충분히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수술을 시행한다.

또 콧속에 넣은 물질이 밖으로 비치는 경우는 환자의 피부가 얇아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코를 지나치게 높이려 했거나 실리콘을 피부에 너무 밀착시켜 넣은 것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이 때는 피부진피지방을 이식한다.

코의 이차 성형술이 필요한 환자는 애초 수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수술 후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코 수술 후에는 각별히 주의사항을 지켜 수술 후의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일화 세란성형외과 원장

입력시간 2000/10/3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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