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의보감] 스트레스와 불안증, 그리고 우울증

'원화 가치 폭락', '주가 최저치 기록', '제2의 환란위기 도래', '실업자 150만명 시대'.

최근 들어 연일 신문과 방송의 톱뉴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일들이다. 하룻밤 지나면 터져나오는 각종 대형사건에 직장인은 직장인들대로, 주부는 주부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스트레스가 단순히 일회성으로 한순간에 느끼는 불안감이나 짜증, 분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계속 영향을 미쳐 종국에는 사람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례로 얼마전 모 연구소에서 스트레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적이 있다. 먼저 실험용 쥐를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바구니에 넣자 몸을 가누기 위해 아득바득 애를 썼다.

수차례에 걸쳐 이 실험을 반복한 후 쥐를 해부해 본 결과 부신계가 비대해 있고 흉선과 임파계가 위축되어 있으며 위와 십이지장은 궤양이 발생하는 등 체내에서 병변이 발견됐다.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스트레스에 의해 각종 질병이 발생한 것이다.

이렇듯 스트레스는 사람의 신체와 정서를 지배하며 건강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치고 각종 질병의 발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이미 국내외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서 알려진 바 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야기하는 질병으로는 불안증과 우울증을 들 수 있다.

특히 동일한 상황, 동일한 조건 하에서도 내성적인 성격 또는 소심하며 상처받기 쉬운 성격, 자신감이 없는 성격, 인내성이 적은 성격의 소유자의 경우 그 증상이 더욱 심하게 발현한다.

불안증은 일단 발병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며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가 하면 소화장애, 시청각 또는 미각장애, 감각장애 등을 수반한다.

또 우울증은 절망적이고 슬픈 기분을 느끼게 하며 두통, 소화장애, 불면증 등과 같은 증상을 수반하며 증상이 심할 경우 심한 좌절감에 자살을 꾀하기도 한다.

따라서 불안증과 우울증의 징후가 나타났을 경우에는 지체없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칫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해두었다간 치료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각종 스트레스에 의해 발병한 불안증과 우울증을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주로 처방되는 약물은 보혈안신탕을 비롯해 귀비탕, 분심기음, 시호소간산 등이다.

이들 처방은 지금까지의 각종 연구실험을 통해 정기를 보충시켜 주고 스트레스 및 신경질환에 뛰어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혈안신탕은 피를 보충해주고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작용으로 각종 심인성 질환 및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으며 귀비탕은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해서 발생한 각종 신경성 질환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

또 분심기음은 기가 막혀서 발생하는 신경성 질환과 스트레스성 질환의 치료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처방이며 시호소간산은 간기울결, 즉 번민과 분노로 인해 간기능이 원활치 못해 발병하는 신경성 질환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와 이에 따른 불안증, 우울증 등은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보다 평소 생활 속에서 예방을 위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보다 필요하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조급함과 완벽함, 욕심 등의 성격을 지양하도록 한다. 가끔씩은 스트레스가 인생에 필요한 활력소의 하나라는 생각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일하는 과정에서도 적절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취미생활을 통한 여가선용으로 생활에 여유를 갖도록 하며 규칙적 운동을 실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대추차나 치자차, 결명자차, 감잎차 등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차를 음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보경 강남동서한의원장

입력시간 2000/12/0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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